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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기준으로, 세월호 희생자 가족 중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에서 지원하는 휴대전화 데이터 복원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합니다. 무능한 정부와 무책임한 범대본에 대한 반발과 불신 때문일 것입니다. 정부에 불리한 영상이나 사진은 사전에 삭제하거나 은폐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일 테지요. 결국 일주일 전부터 준비했던 범대본의 데이터 복원 지원책은 실패로 끌날 모양입니다.


세월호 기도 동영상 캡쳐, ⓒ스포츠조선



서울신문도 이와 관련한 기사를 통해 "이 같은 현상은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희생자 가족들의 정부나 범대본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극에 달해 있는지 잘 드러나는 대목이라 할 것입니다. 심지어 이러한 불신은 실종자 가족들 대부분이 대검찰청의 휴대전화 데이터 분석 요청을 거절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고요.


JTBC 뉴스9 캡쳐 이미지



그런데 서울신문이 기사 마지막에 인용한 범대본 관계자의 입장 발언은 얼핏 '그럴싸한' 것 같습니다만, 가만히 다시 생각해 보면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듭니다. 희생자나 실종자 가족들에게 '휴대전화 데이터 복원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는 입장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희생자 가족들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대목에서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 한겨레 그림판, 2014.05.17



왜냐하면, 여기에서 '우려하는 일'이라는 건 정부에 불리한 영상이나 사진의 삭제, 은폐, 변조 등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출발선에 한 발만 걸친 주자는 결코 제대로 된 스타트를 할 수 없는 법, 그러한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로 없다""고 애초에 못을 박아둬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