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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경정예산안이 자유당의 반대로 계속 국회에서 표류중입니다.


지난 6월 7일 정부는 심각한 실업문제와 침체된 내수경기를 풀기 위해 제1회 2017년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어 6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사상 최초로 추경관련예산안을 설명하기 위해 직접 국회에 출석하여 시정연설까지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예산안 제출로부터 16일이 지난 지금(6월 23일 현재)까지 국회에서는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황입니다.


NewBC뉴스 기사 원문 : 왜 자유한국당은 추경안 심사 불참의 명분을 바꾸는가?



자유한국당은 왜 추경을 반대하는가?


추경안이 이렇게 교착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유한국당의 극렬한 반대 때문이다. 자유당이 내세우는 반대이유는 여러 변화를 보여왔다.


초기에는 문재인 정부의 추경이 내용적인 측면에서 ‘서민을 위한 추경이 아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지난 6월 1일 정우택 자유당 대표 권한대행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공일자리라는 발상은 옳지 못하며, 추경은 서민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추경이 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의 주요내용은 서민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제안이었다.


최근에는 자유당의 추경 반대이유가 내용적인 측면에서 절차적인 문제를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어 갔다. 자유당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설명회를 열면서 자신들의 추경 반대이유를 조목조목 들은 바 있다.


이현재 당 정책위원장은 “일자리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다만 이번 추경안은 법적 요건에 맞지 않으며, 추경예산을 편성한다 하더라도 물러날 장관이 추경안을 심사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도읍 의원은 “추경은 전년도 예산심사에서 예상치 못한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본질인데, 이번 추경은 새 정부의 생색내기용 추경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반대명분이 조금씩 변하는 이유는?


이렇게 자유당의 추경 반대이유가 미세한 변화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는 자유당도 자기 당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점점 커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은연 중에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 추정된다.


일단 자유당을 위시로 한 야당의 지지율이 계속 바닥권에서 답보상태이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최근 80%대의 박스권에서 79%로 약간 하향탈출한 것으로 보고 일부 언론들이 지지율 하락이라고 평가했으나, 야당의 지지율은 문재인 정권 지지율의 10분의 1 수준에서 거의 변동이 없는 상태이다.


인사청문회와 추경안에 대해서 결사반대 투쟁을 이어온 자유당의 경우 한국갤럽 정당지지도 조사결과 여전히 9%대를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50%대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에 비해 국민의당은 7%, 바른정당은 7%, 정의당도 7%를 기록 중이다. 박스권에 갇힌 것은 0%대의 자유당이다. (한국갤럽 2017년 6월 넷째주 주요정당 지지율 조사)


이런 지지율 흐름이 나온 것은 야당의 대정부 투쟁이 국민들에게 전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결국 자유당의 ‘서민을 위한 추경’ 프레임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말이고, 새로운 반대이유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로는 현재 자유당에게 필요한 논리는 추경에 반대하는 이유가 아니라, 추경안 심사에 불참하는 것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자유당의 말을 백 번 수긍하여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추경안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할 수는 있다. 그런데 그런 주장을 공식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추경안 심사에 참여는 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의 야3당이 추경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여전히 자유당은 불참을 고집하고 있다. 추경안에 반대는 할 수 있지만, 논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이유가 될 수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


결국 자유당은 이런저런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주장으로 후퇴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실체적 이유를 들어서 반대한다면 그 주장을 논의의 장에 들어와서 하라는 논리에 말려 들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은 명분은 아직 장관이 제대로 임명되지 않았으니 그때까지 기다리자는 것 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은 언제까지 추경안 심사를 거부할 것인가?


장관 임명은 임명대로 발목을 잡고, 추경안은 장관이 임명되지 않았으니 심사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 자유당의 스탠스이다. 뱀이 자기 꼬리를 무는 식의 순환논리로 스스로 무장할 수는 있지만, 국민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런 자유당의 거듭된 트집잡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지난 22일 눈물을 흘리면서 “추경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국정운영을 마비히키려는 것이며, 정권교체를 인정하지 않는 대선 불복”이라고 강력히 비판하는 지경까지 오게 되었다.


추경은 오랫동안 끌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끌면 끌수록 정책의 효과가 줄어들고, 그 부작용은 국민들에게 돌아갈 뿐이다. 자유당도 어차피 나올 수 밖에 없는 장이다. 자발적으로 나오는가, 국민적 분노에 못이겨 끌려 나오는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정 나오지 않는다면 자유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합으로 통과시킬 수도 있는 문제이고, 이때의 정치적 타격은 오롯이 자유당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명분도 실익도 없는 추경안 반대를 언제까지 자유당이 고집할지 지금은 미지수이다. 현재 시점에서 자유당의 주장대로라면, 문재인 정부의 장관 임명이 끝나는 순간까지가 최대치가 될 것이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