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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백현종 진보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국회 정론관에서 전격 사퇴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나고 자란 경기도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또 다른 재앙"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조건 없는 사퇴를 선택한 백현종 후보, 과연 그 속에 담긴 뜻은 무엇일까요?

사퇴 기자회견에서 백현종 후보는 지금의 박근혜 정권을 "단 한명의 아이들도 구조하지 못한 정권",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 "시종일관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만 하는 정권", "KBS 사장을 통해 언론을 통제하고 조작하는 정권"으로 표현했습니다. 모두가 옳은 지적이며, 맞는 말입니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는 백현종 후보의 외침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 진보당 홈페이지



농성을 불사하는 유족들, 촛불을 들고 거리로 광장으로 나서는 시민들, 해직을 각오한 채 목소리를 내는 교사들, 그런 그런 그들을 맞아 선거를 위해 '거짓눈물'이나 흘리고, "한 번만 도와줍쇼"라며 표 구걸이나 하고 있는 새누리 후보들의 당선은 백현종 후보의 말마따나 진정 재앙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선택은 백현종 후보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전국 여야 박빙지역에서 소리소문 없이 일어나고 있던 일입니다. 그러니 누구는 이러한 절박한 심정들을 모두 어루만져줌은 물론이요, 단순한 반사이익으로만 치부해서도 아니 될 것입니다.


통합진보당 후보 잇단 '조용한 사퇴' - 국민TV



선거 때마다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던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번 선거에서도 판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비록 정당 간 큰 틀의 단일화 과정은 없었지만 지역별로 의미 있는 단일화가 진행돼 왔습니다. 표면적으로 볼 때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배척된 통합진보당도 이른바 조용한 사퇴를 통해 결과적으로는 단일화에 참여했습니다.


ⓒ 국민TV 화면캡처



내란음모 사건 이후 당의 존립 기반까지 흔들렸던 통합진보당이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부분의 광역 시도에 후보를 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단일화 협상 배제를 선언하면서 완주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통합진보당은 일부 접전지역에서 스스로 후보 사퇴 카드를 던졌습니다.

먼저 통합진보당의 광역단체장 후보들 보시겠습니다.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정태흥 후보를 비롯해 신창현 인천시장 후보, 백현종 경기지사 후보 등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진보당 후보가 뛰고 있는 지역은 17개 시도 중 13곳입니다.


ⓒ 국민TV 화면캡처



후보를 내려했거나 후보 등록 후에 사퇴한 광역시도는 울산과 부산 2곳입니다. 울산은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통진당 이영순 후보가 지난 16일 사퇴했습니다. 어제(29일)는 새누리당의 아성이 위태롭다는 부산에서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가 사퇴했습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경기 성남시에서 지난 21일 통합진보당 정형주 후보의 사퇴가 있었습니다.

진보당 후보의 사퇴 지역을 자세히 보겠습니다.

먼저 울산입니다. 울산에서 이영순 후보가 사퇴한 지난 16일은 공식 후보등록 마감 직전이었습니다. 단일화를 줄곧 시도해온 이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통합진보당과는 단일화 논의를 할수 없다고 하자 야권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후보등록을 포기했습니다. 이후 민주연합과 정의당 간의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다가 어제 정의당 조승수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졌습니다. 시점이 너무 늦어 단일화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통합진보당의 양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부산의 경우는 통합진보당 후보 사퇴가 가져올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사퇴를 선언한 고창권 후보입니다. 고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5% 안팎의 지지율을 보여왔지만 낮은 지지율 때문에 사퇴한 것이라기 보다 현재 여론조사 1-2위 후보의 치절한 접전 상황에서 자신의 지지표가 갖는 의미를 고려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민주연합과 단일화를 이룬 무소속 오거돈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고 후보의 사퇴가 새누리 지지층 결집을 자극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전체 야권 단일화를 이룬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유리해진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끝으로 지난 21일 사퇴한 통합진보당의 정형주 성남시장 후보입니다. 사퇴 하루 전에도 10대 공약을 발표하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던 정 후보지만 "대의를 위해 사퇴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신영수 후보측에서는 민주연합 이재명 후보가 종북세력과 연대했다며 공세를 폈지만 판세는 새누리 우세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통합진보당은 접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사퇴를 선택했습니다. 통합진보당의 조용한 사퇴가 '양보 정치'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정당 득표율 상승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