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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 조국 서울대 교수, 표창원 범죄과학연구 소장 등이 말하길,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 전과 후로 나뉘어진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뭐 하나 바뀌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불합리와 부조리가 판을 치고 있으며, 비정상적 관행이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책임의 정점에 있는 권력과 자본 중 누구 하나 책임지는 자는 없고, 그들이 벌레처럼 여기는 민초들만 더욱 억압받고 있을 뿐이니.

"소나기는 피해가면 된다"는 생각인가 봅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그저 잊히기만 바라는 것 같고, 또 그들 권력 및 자본의 지배세력들이 꾀하는 바대로 실제 잊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직접 손을 쓴 것이라곤 그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 유병언 체포작전과 몇몇 선장 및 선원들만 법정에 세웠다는 것 뿐. 그 외에는 아무런 의미조차 없는 '뻘짓' 뿐이었을 뿐. 마치 유병언만 잡아들이면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는 더이상 일어나지 않는다는 듯이.


출처 - 골든 크로스 홈페이지

출처 - 골든 크로스 홈페이지



종영을 앞둔 드라마 '골든 크로스'는 불탄으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상념를 갖게 합니다. 의혹으로 머물러 있는 '장자연 사건'이 떠올려지고, 거대투기자본 '론스타' 먹튀와 '하나은행'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애국심으로 포장한 모피아의 전형적인 탐욕과 법무법인 '바른'이 오버랩될 때도 많습니다. 권력과 자본의 정점에 있는 자들이 저마다의 신분상승과 부의 축적, 권력의 획득을 위해 어떻게 민초들의 삶을 피폐화시키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드라마의 특성이 허구성이란 장막 뒤에 숨어 있다는 것임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전체적 맥락에서는 별다른 차이는 없을 듯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두렵습니다. 공중파를 통해 드러낸 이 나라 권력 및 지배층들의 민낯에 민초들이 익숙해질까 봐, '응? 그렇구나' 하며 저들의 탐욕을 용인하게 될까 봐, 우리와는 다른 세상의 삶을 엿보는 것으로만 머무를까 봐, 견제와 감시를 행사해야 할 시민들의 의식이 바닥까지 추락할까 봐.

그러한 민초들의 심리를 잘 알기 때문에, 또는 반드시 그리 되리라 확신하기 때문에, 이번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그들의 대응은 한결같이 민초들의 관심이 유병언만으로 쏠리게 하는 것 뿐입니다. 거액의 신고포상금을 걸고,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 체포, 또는 검거작전을 언론과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흘리고 있습니다. 오로지 유병언 검거에만 혈안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잡지 못하는 것인지, 잡는 흉내만 내는 것인지, 그 진위조차 파악할 수 없도록. 간간이 민심의 추이에 따라 사과와 돌려막기 인사만 찔금거리면서.

결국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 없음'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모습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해경이나 해수부를 향한 검찰의 칼끝은 무디다 못해 방향마저 비껴가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속도에 있어서는 거북이나 달팽이를 닮아 있습니다. 그저 냄새만 풍기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로 끝낼 요량입니다. 그에 대한 밑밥깔기에 언론과 방송은 너무도 적극적입니다. 이 나라 대한민국의 시계는 87년 6월항쟁 이전을 돌고 있을 뿐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