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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세월호 국조특위)가 기관조사를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돌입했지만, 청와대는 관련 자료의 제출에 너무나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정부 대응을 둘러싼 문제제기와 의혹들이 잇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뉴스는 '완전 비껴감'을 선택하는 모양새입니다.

PD저널이 보도한 "세월호 국조 기관보고 시작, ‘청와대’ 지우는 지상파"라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세월호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6일 청와대가 세월호 국조특위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새정치연합 국조특위 위원들 역시 청와대 비서실과 국가안보실에 자료 185건을 요청했지만 청와대는 단 한 건의 자료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현미 의원은 "자료제출을 거듭 요구하나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근무하는 최아무개 대령은 '자료제출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말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은 상상 이상일 정도로 깊고도 크다 할 것입니다. 물론 이 같은 김현미 의원의 주장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법률적 검토를 하느라 늦어진 것일 뿐, 자료 제출을 하지 말라고 지시한 일이 없다"는 변명으로 긴급 진화에 나서기는 했습니다만.

그런데 가만히 그 속사정을 가늠하자면 참으로 묘하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현행 국회법은 정부기관이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때로부터 열흘 이내에 이행하도록 되어 있는데, 야당이 자료 제출을 요구한 시점은 이달 초에서 지난 16일 사이였기 때문입니다. 즉, 아무리 늦더라도 지난 26일까지는 청와대로부터 자료가 국회에 넘어왔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영 개운치 않더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 3사 메인뉴스 모두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한 보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심지어 가까스로 합의한 기관보고 일정 관련 소식조차 전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던 걸까요?


출처 - MBC뉴스 캡쳐 이미지



나아가 지난 27일의 지상파 방송 3사는 고작해야 세월호 참사에 책임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던 정홍원 국무총리의 유임 소식과 함께 진도를 찾아 세월호 유족들을 부둥켜안고 눈물 흘린 장면 뿐이었으니 이것이야 말로 "미친 세상에 대처하는 나팔수 방송의 궁극적 처세"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입니까?

우리나라 정치인 중 많은 이들은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의 정국을 놓고, 저마다의 해법기준을 제시하며 숟가락 얹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에게도 정치적 도구나 수단으로서가 아닌, 참된 개혁의 시발점으로 삼고자 하는 자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하물며 세월호 참사 발생 76일째인 오늘, 최소한 옷깃을 여미는 정도의 마음경영조차 하지 못하는 자들이 민의를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할 따름입니다.

6.4지방선거로 지운 세월호, 밤낮 없는 월드컵 중계로 한 끝이나마 희석시키고픈 세월호, 이제 또 코앞의 7.30재보선을 기회로 묻히기만 바라고 있을 세월호를 대신해 참으로 궁색한 이 말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세월호를 잊고, 지우고, 덧씌우려는 너희 모두, 역사의 이름으로 단죄되리라! 조. 만. 간."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