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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 국회에서는 세월호 국정조사가 한창이었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일 청와대와 해경의 전화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지요. 해경은 사고 당일 구조에 나서기보다 방관으로 일관하였고, 당연히 초기 대응에 취약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청와대는 사고가 발생한 지 5시간이 넘도록 구조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보인 여당의 모습은 어떡해서든지 국조 파행으로 몰고가려는 듯했습니다. 특히나 녹취록 왜곡 문제를 제기하며 5시간이나 국조를 중단시키는 작태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물론이요, 민초들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오죽했으면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의 유경근 대변인은 7월 3일 SBS '한수진의 SBS전망대'에서 "국정조사 기간 중 많은 이들이 유가족 뜻을 받들어 잘하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는 유가족 뜻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유가족을 이용해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걸 보면 서럽다"고 말했을까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단원고 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씨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하루빨리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우리 아이가 언제 어떻게 왜 죽었고, 누구의 중대한 과실과 직무유기로 사망했는지 진정 알고 싶다"며, "책임자들이 처벌받아 하루빨리 억울한 영혼을 달래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습니다.

실제 7월 2일 공개된 녹취록에는 구조보다 대통령 보고에 급급했던 청와대와 해경의 모습이 확연히 담겨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유경근 대변인은 "사고 초기에 논란이 됐던 것은 청와대 안보실에서 과연 사고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것이 맞는가"의 여부라며, "수시로 연락은 했지만 청와대가 주로 파악하고 싶어 한 것은 몇 명이 구조되었는지였다"고 일갈했습니다. 이어 유경근 대변인은 "국정조사 기관보고를 보면서 예상했던 대로 어느 것 하나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종대 씨 역시 "최근 에어포켓 공기주입과 관련해 공업용 오일을 사용했다는 것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했다"면서, "솔직히 가슴이 터진다. 해경은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조직이라는 것을 많이 느낀다"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 세월호 국조특위 회의가 파행 중인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세월호 국정조사 종합상황실에서 협의 중인 심재철 위원장과 새누리당 조원진 간사를 찾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이 회의 속개 등을 촉구하며 항의 하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국조특위 질의 과정 중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의 대통령을 지칭하는 VIP 언급에 문제를 제기하며 파행으로 몰고간 새누리 의원들에 대해서도 박종대 씨는 "사실상 파행까지 갈 조건은 아니었다"며 비난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유경근 대변인 역시 "가족들이 기관보고 재개를 요구하며 항의했는데, 조원진 의원은 '가족들이 김광진 의원을 사퇴시켜주면 우리가 기관보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여야 의원들이 알아서 풀 문제를 저희보고 사퇴시켜달라고 하니까 너무 황당했다. 또 사퇴를 할지말지 물어보고 있는 의원들을 보며 더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졸고 있다기보다는 잠을 자고 있는 듯한 의원, 유가족들을 향해 호통을 쳐대거나 비아냥거리는 의원들의 모습은 국정특위 자체에 회의감까지 들게 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세월호 참사에 가장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할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에서는 특위 위원들이 요청한 자료를 제출도 하지 않은 채 버티기 모드로 돌입해 있고, 이 같은 작태에 재난보도의 책임을 지어야 마땅한 KBS 역시 한몫 거들고 나섰다고 하니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올 지경입니다. 이 땅의 민초들이 7.30재보선을 시작으로 정의로운 심판의 길에 나서야 할 이유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