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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9일,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4.16 특별법)을 입법청원했습니다.

이들 단체의 '4.16특별법 청원 기자회견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 참여연대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을 청원합니다"



2014년 4월 16일, 우리는 한순간에 거대한 참사의 한가운데 놓이게 됐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자식을 잃은 부모가 되었고, 동료를 잃은 이웃이 되었고, 기약 없는 기다림에 구속된 가족이 되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무력감과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국가에 대한 배신감으로 치를 떨어야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우리는 생명이라는 가치가, 국가라는 이름이, 진실이라는 희망이, 안전이라는 약속이 침몰해버린 바다 위를 표류하는 국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특별법을 제정하라!"

우리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범국민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가눌 수 없는 슬픔에서 시작된 서명운동은 순식간에 해외로까지 번져 가며 한 달도 채 안 된 시간에 백만 명의 응답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천만의 약속을 얻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법 제정이 국민 모두의 소망이자 의지임을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와 같은 평범한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를 평범한 사고로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안전 사회를 만들기 위해 특별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족과 국민의 목소리가 담긴 특별법을 제정하라!"

그냥 특별법이어서는 안 됩니다. 국회에 발의된 특별법안을 보면서 우리는 크게 절망했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성역 없는 진상 조사가 가능하도록 독립된 조사기구를 만들어 강력한 수사 권한을 부여해야 합니다. 청와대가 자료제출을 거부할 때 내놓으라고 명령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MBC가 출석하지 않겠다고 사유서를 제출할 때 끌어다 앉힐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충분한 활동기간도 보장되어야 합니다. 6개월 하다가 말자는 법안, 1년 하고 다시 생각해보자는 법안으로는 부족합니다. 안전 사회를 만들겠다는 입바른 소리들은 모두 어디로 갔습니까. 과거에 재난 사고가 일어났을 때도 언제나 정부는 재발방지대책이라며 무언가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는 충분한 재발방지대책이 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마저 어느 순간 유야무야 되어 비슷한 참사가 반복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안전 사회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내고, 정부가 의무를 다해, 다시는 비극적인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가족과 여야 3자 합의로 특별법을 제정하라!"

우리는 여야의 합의에 특별법 제정을 내맡길 수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고통으로부터 헤어나오기 어려웠던 우리 가족들에게 노란 리본을 먼저 건넨 것은 국민들이었습니다. 진도에서, 안산에서 우리의 손을 잡아준 것도 국민들이었습니다.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온라인에서, 거리에서 함께 서명에 참여한 것도 국민들이었습니다. 우리 가족들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국민 모두의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우리의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특별법청원 국민대표단이 기꺼이 되어주신 많은 분들의 뜻도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모든 마음과 뜻을 담아, 가족들이 여야와 특별법을 논의할 수 있는 3자 원탁회의를 요구합니다.


출처 - 참여연대



4.16 특별법은, 바다를 미처 건너지 못하고 별이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다짐한 약속입니다. 우리는 희생자들을 대신해 그 바다를 마저 건너려고 합니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순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밝히고, 승객들을 탈출시키지 않은 책임자들을 벌할 것입니다. 끝까지 진실을 밝혀 바다에 길을 낼 것입니다. 안전 사회로 가는 길을 낼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와 함께 표류해야 했던 국민들과 함께 이 길을 끝까지 가겠습니다. 바다를 건너 우리가 만날 것이 겨우 새벽임을 압니다. 그 새벽을 열기 위해, 가족과 국민의 목소리가 담긴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