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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오후, 전교조신문 '교육희망'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또 국회를 찾았다"며, 경기도 안산에서 40㎞를 걸어 국회를 찾은 단원고 학생들에 이어 이틀째 국회를 향하고 있는 성심여중고 학생들의 발걸음을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2014.07.17. 교육희망, "의원님들, 학교앞 화상경마장 막아주세요"


'교육희망'은 서울 성심여중고 학생들이 국회를 찾은 이유에 "한국마사회가 기습 개장한 용산 화상경마장(경마도박장)의 개장 철회를 요구하는 데" 있다면서, "용산 화상경마장 인근에 있는 성심여중고 학생 39명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가 나서서 용산 화상경마장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출처 - 교육희망



2014/07/14 - [불탄의 촛불누리/짧게 묵직하게] - 박근혜 후배 성심여중고 학생들의 절규-'화상경마 도박장' 절대 안돼!


이어 "학생들은 학교에서 걸어서 5분 거리(235m)에 있는 화상경마장의 개장시간이 등·하교시간과 겹쳐 학생들이 도박장 이용객들에게 노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실에서도 25층 규모의 화상경마장이 그대로 보여 학습권이 크게 침해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는군요.

학생들은 또, '국회의원님들께 드리는 호소문'에서 "우리는 안전한 환경에서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권리가 있고, 올바른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특히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생활권을 지켜주는 것은 국가와 자치단체의 의무라고 배웠다"고 항변까지 했다고 하니 학생들 보기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찾아들고픈 마음 뿐이더랍니다.

굳이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까지 들먹일 필요 없이 "안전한 환경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고, 좋은 것만 배우며, 올바르게 자라고 싶다"는 학생들의 바람을 들어주고, "평화로웠던 학교와 동네를 되찾기 위해 국회의원님께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는 학생들의 호소를 받아들이면 될 일입니다.

'백년지대계'인 교육보다 얼마나 중요한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새정치연합의 박영선 원내대표는 학생들과의 면담을 가진 반면 새누리의 이완구 원내대표는 선약을 핑계로 거절하는 위엄을 보였다지요. 민초들의 분노가 얼마나 더 거세져야 이렇듯 잔인한 짓을 하지 않을 것인지, 도저히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입니다. 뭐, 그래봐야 돌아오는 것이라곤 '콧방귀'에 '개무시'밖에는 없겠지만서도.

기자회견을 마친 성심여중고 학생들은 곧바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4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방문, 미리 준비해 '물과 호루라기'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호루가기는 "학생의 안전을 지키는 상징물"이라는 설명과 함께.

아! 학생들이 어떤 마음으로 호루라기를 준비했는지는 따로 설명을 듣지 않아도 충분히 알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동량들에게는 한없이 부끄러운 마음만 갖게 됩니다. 참으로 미안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이렇듯 늠름하고 아름답게 세상을 이끌어줘서 고맙습니다.

오늘, 이 학생들의 발걸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이제는 시민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현 정권의 무능과 '김영란 법'에서 사학만이라도 빼자는 새누리의 몰염치, 그리고 사회의 모든 질서를 돈벌이로 연관시키려는 기득권층의 탐욕에 맞서 분연히 첫걸음을 떼어야 합니다. 서로의 힘에 의지하며 어깨 걸고 나아가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전의 세상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기 때문이고, 작게나마 희생된 생명들께는 속죄하는 길이기 때문이며, 미래의 동량들에게는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