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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픽사 · 드림웍스 등 경쟁자의 도전을 이겨낼 수 있었던 전략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쟁자를 통해 읽은 고객의 요구를 기존의 강점 위에 얹었다"고 표현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937년에 제작된 디즈니의 '백설공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기본 패러다임을 형성시킨 최초의 영화입니다. 이후 '인어공주'(1989), '미녀와 야수'(1991) 등 왕자와 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여 아름다운 캐릭터, 상상 속에서 그려 본 동화 속의 장면들 그리고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들을 작품에 가득 담아 전세계인들로부터 꾸준히 사랑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인 픽사와 드림웍스가 등장했는데, 픽사는 놀라운 기술력과 작품성으로, 드림웍스는 개성 강한 캐릭터와 특유의 유머로 고객들에게 다가섰습니다. 디즈니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주제와 형식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지루하고 틀에 박힌 것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입니다. 특히 드림웍스의 대표작인 '슈렉'은 백마 탄 왕자님과 공주님의 사랑이 주를 이루는 디즈니적인 동화 세계를 비웃는 내용으로 전 세계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습니다.


출처 - 월트디즈니 공식 홈페이지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은 위험을 알리는 대표적인 시그널입니다. 올리버 와이먼 회장인 존 드리직은 '핵심 제품의 시장점유율 감소'를 기업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 요소로 꼽았습니다. 시장점유율 감소는 제품의 설득력이 떨어졌다는 것이고, 경쟁자가 우리를 이미 대체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시장점유율이 감소하였다고 해도 그 정도가 크지 않거나 여전히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면 기업들은 크게 경계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30%이던 시장점유율이 26%로 떨어져도 "우리는 여전히 선도 업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방심하는 사이 경쟁자의 존재가 급격하게 성장하기 때문에 단 몇 년 만에 급격하게 상황이 바뀝니다. 따라서 갑자기 등장한 강력한 경쟁자와 이에 환호하는 고객들을 보면서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발견해야만 합니다. 고객과 시장의 새로운 요구가 나의 강점과 배치되는지 아니면 함께 어우러져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우리 기업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디즈니는 강력한 경쟁자 앞에서 어떻게 대응했을까? 시장의 일부를 경쟁자에게 내어주고 애니메이션 업계의 최강자임에 만족해야 할까? 아니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경쟁자와 같은 무기로 싸워야 할까?


출처 - LG경제연구원

디즈니는 경쟁사와 그에 열광하는 고객들을 통해 달라진 시대의 요구상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자사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가치를 더하되 아름다운 캐릭터와 장면들, 음악 등 기존의 핵심역량을 극대화시켰습니다. 경쟁자의 성공 포인트를 무조건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벤치마킹을 통해 '겨울왕국'으로 화려하게 귀환했습니다.

주인공 자매의 깊은 유대감을 강조하고 남성에게 의존하던 예전의 여성상을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기존의 디즈니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은 얼음을 녹이기 위해 '사랑'이 필요하다는 영화 속 설정을 발견하고,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서 구원해 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러나 안나는 언니인 엘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얼음인간이 되고 이러한 가족 간의 사랑이 얼음을 녹입니다. 여성 상위 트렌드와 달라진 사회상을 반영하여 주체적인 인간상을 내세운 새로운 전략은 마법을 풀어줄 왕자님만을 기다리던 예전의 디즈니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입니다.


사실에 가까운 배경과 묘사와 아름다운 음악 등 디즈니의 강점을 극대화한 것도 주효했습니다.


그동안의 집약된 테크놀로지로 지금까지 디즈니가 보여준 어떤 작품보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동화의 세계를 창조합니다. 눈과 얼음을 실감나게 보여주면서 영화를 능가하는 생생한 장면으로 관객들이 주인공들과 함께 '겨울왕국'에 함께 있는 것과 같은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이를 위해 애니메이터들은 눈 쌓인 와이오밍을 찾아 직접 눈밭을 걷고 뛰면서 관객들이 실제라고 믿을 수 있을 법한 장면을 연구했고, 눈의 습도에 따라 질척거리는 눈과 가루눈을 구분해 눈사람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섬세하게 재현해냈습니다. 또 캐나다 퀘벡 주에 있는 얼음 호텔을 찾아 빛이 어떻게 반사되는지, 테두리의 색깔이나 그림자는 어떻게 변하는지도 관찰하여 영화에 담았습니다. 원작의 배경인 노르웨이를 찾아가 사람들의 옷, 벽지나 카펫, 문의 디자인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을 써 관객들로 하여금 장면 하나하나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느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Love is an open door" 등 등장 인물이 안고 있는 메시지에 맞춘 아름다운 음악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합니다. 특히 엘사가 "그 누구도 나를 막지 못한다"며, 'Let it go'를 부르는 장면은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웅장하고 화려한 눈의 왕국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어우러져 관객들로 하여금 뮤지컬 영화가 줄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합니다.

미국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디즈니는 '겨울왕국'으로 약 12억 달러(약 1조2,410억 원)의 흥행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디즈니의 영화 사업부문의 매출액(2014년 2분기)은 전년(2013년 2분기) 대비 14% 늘어난 18억7,00만 달러, 영업이익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억1,1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