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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문고리 권력자들의 국정농단 사태가 점입가경입니다. 그들이 풍기는 썩은내는 코를 막게 하고, 그들이 벌이는 권력의 이전투구는 차마 눈조차 뜨지 못할 지경이니 말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이번 사태의 핵심은 '문건의 유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공식 직함도 없는 정윤회와 이른 바 '십상시'라고 불리는 자들이 그토록 국정농단을 획책할 수 있었는가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대로 된 대통령이라면 국민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 작금의 상황처럼 언론보도와 문건 유출만을 문제삼아 '책임 떠넘기기'나 '꼬리 자르기'로 책임회피에 급급할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출처 - 경실련



하지만 실상은 어떻습니까? 유출된 문건의 내용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아예 없습니다.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도 없습니다. 그저 '남의 일'일 뿐이며, 오히려 비선라인과 측근들을 비호하는 데에만 열심일 뿐입니다. 심지어 문건 내용은 '무책임한 의혹 제기'로, 문건 유출을 '국기문란'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러한 박근혜와 청와대의 행보는 그대로 검찰수사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의 명예훼손 혐의를 형사1부에, 박관천 경정의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혐의를 예전 대검 중수부 기능을 담당하는 특수부에 배당했으니. 결국 박근혜의 선택은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을 밝히는 것이 아닌, 문건유출에 초점을 두면서 여론을 호도하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번 사태 역시 박근혜가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결말짓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껏 권력바라기형 정치검찰들이 국가기관 대선개입,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불법 열람 및 유출 등 국기문란 사건,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 일본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기소 등 권력형 사건 등을 통해 충분히 길들여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이미 민중들의 저항은 진행 중이라는 것. 그리하여 준비된 발파제와 도화선에 불을 당겨 거대한 둑과 벽을 한순간에 무너뜨림으로써 마침내 권불십년의 역사를 증명하게 될 것입니다. 세상이라는 놈은 천상 자연스러움을 향해 나아가는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