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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석한 100만 명의 질서정연함, 그리고 축제같은 분위기 속에서 끓어오른 참된 민주주의의 열망에 전 세계인이 감탄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많은 언론은 "2000년대의 최대 규모"라며, 지난 2008년에 있었던 6.10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의 70만 명과 비교도 하는 모양입니다만, 어쨌든 11.12 민중총궐기에서 보여준 대규모 촛불집회는 성숙된 '평화시위'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제한된 장소에서 100만 명이란 대규모의 집회 참가자들이 광장에 모여 자유발언을 하고, 시국공연을 즐기며, 거리를 행진하는 동안 단 한 번의 물리적 충돌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은 자발적인 광장 및 거리 청소에 나섰으니 이 만한 국민이 세계 어느 나라에 있을까 싶더랍니다.



11.12 민중총궐기의 현장에서는 본 집회에 앞서 각종 사전집회가 오전 11시부터 잇따라 열렸습니다. 노동자·농민·여성·중고생·대학생·종교인·장애인 등 사전집회 주최 측의 성격과 연령대는 매우 다양했습니다. 다만 이들 모두의 공통된 주장은 "박근혜 퇴진", "박근혜 하야"였습니다.


지난 11.5 2차범국민행동에서의 경험을 통해 내성이 생긴 탓인지 경찰도 시민들을 자극하는 행동은 자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청와대에서 불과 1Km밖에 떨어지지 않은 내자동 로터리에는 차벽을 설치한 경찰이 "평화로운 집회, 성숙한 시민의식. 여러분이 지켜주세요!!"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더 이상의 행진이 이어지지 못하도록 저지하는데 주력했습니다.


5호선 광화문역에 도착한 지하철에서는 "촛불로 켜져있는 광화문역입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시는 분들은 몸 조심하시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방송이 흘러나왔고, 집회가 끝나가는 시간의 3호선 종로3가역 지하철에서는 "집회에 참여하신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집회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승객 여러분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방송이 들리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한국의 11.12 촛불집회를 보는 외신들의 보도도 실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먼저, AP통신은 수많은 시민들이 이날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서울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며, 1987년의 군부독재 저항시위 이후 한국에서 열린 최대 규모 집회라고 전했습니다.


CNN방송은 참가자 중에는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온 가족과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있었다며 수십 년 사이 한국에서 열린 가장 큰 반정부 시위라고 보도했습니다.


BBC방송은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이 거리로 나오면서 지난주보다 시위대 목소리가 더욱 커졌지만 여전히 평화로운 방식으로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여 년 사이 한국에서 열린 시위 중 최대 규모라며 부패와 권력남용 논란에 휘말린 박근혜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학생·가족·연인·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이 참가한 평화시위가 열렸다며 과거 노동조합과 시민단체가 이끈 일부 폭력 시위와는 대조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신화통신은 시민들이 대통령 사임을 외치거나 촛불·포스터를 들고 분노를 표출했다며 시위 규모가 컸음에도 참가자 대부분은 침착함을 유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박근혜가 두 번에 걸쳐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퇴진 요구가 누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국정 마비를 피할 수 없는 정세라고 분석했습니다.



불탄이 가장 인상적으로 봤던 것은 NHK가 촬영한 촛불파도 영상입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파도타기 응원보다 백만 배나 더 감동적인 이 촛불파도 시위 모습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 KBS뉴스 영상 추가



조금 전 검색을 통해 촛불파도 영상이 KBS뉴스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여, 이렇게 추가시켜 놓았습니다. 불탄도 현장의 감동을 상상하며 다시 한 번 제대로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