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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언론보도를 통해 박근혜 정부가 정부 비판적 언론을 통제하고 억압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언론인들이 “특검과 국회에서는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공범인 언론 부역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TV조선이 14일에 보도한 ‘청와대 "비판언론 불이익 가도록" 지시’ 기사에 따르면, 박근혜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정부 비판적 언론사에 대해 “본때를 보여야”, “열성과 근성으로 발본색원” 하라고 말하거나, 청와대가 비선실세를 추적하는 언론사를 세무조사하고, 해당 기자를 사찰했던 사실 등이 밝혀졌다.


이에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16일 오전 11시 30분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까지 언론사에 대한 모든 겁박과 유린의 정점은 바로 박근혜였다”고 비판하며 “자신의 무능을 감추고 책임을 회피하며 최순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의 구분도 없었다 오직 자신과 최순실만을 위해 청와대, 방통위, 방통심의위, 국세청까지 동원하여 모든 언론을 유린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언론노조 관계자들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시 관계된 언론사 간부를 포함해 조사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또한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특검에게 청와대가 앞장선 언론유린 의혹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을 사명이 부여되었다”며 “박근혜부터 언론부역자까지 조사·청산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국회는 국정조사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자행된 공영방송, 공영언론 장악의 진상을 낱낱이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은 “반드시 특검에서 언론 장악 문제를 다뤄야 하며, 국회의원 162명 서명으로 발의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이 통과되어 언론 부역자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전규찬 언론자유실천연대 대표는 “이 땅의 언론과 민주주의가 마비됐던 이유가, ‘박근혜-최순실-삼성 게이트’가 언론을 장악했기 때문이란 게 밝혀졌다. 그리고 청와대가 낙하산으로 내려보낸 사람들이 각 언론사마다 있고, 그 밑에도 ‘기레기’라고 불릴 만한 낙하산들의 수족들이 있다. 이들을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 본부장은 “지난 12일 촛불집회에서 광화문 광장 안에 진입조차 하지 못 한 채 뒷골목에 숨어있던 KBS 중계 차량을 봤다. ‘너희들도 공범이다’라는 스티커가 있었다. 인정한다. 언론도 공범이다. 그러나 정작 언론 부역자들은 따로 있다”며 “언론부역자에는 KBS 사장과 경영진뿐만 아니라 KBS 이사들도 포함된다”, “최근 있었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한 촛불 집회에 대해서 KBS 이사라는 사람들은 ‘종북 좌익 혁명’(조우석 이사)이라거나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자들’(차기환 이사)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임명한 것도 청와대다. 이런 부역자들을 전부 청산해야만 공영방송이 제대로 바로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조능희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MBC 'PD수첩'에서 정부를 많이 비판했지만, 그때, 청와대에서는 제작진과 대통령과의 토론을 제안해왔다. MB 정부 때는 광우병 문제를 비판하자 제작진들을 탄압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에서는 최근 보도에서도 드러났듯이 청와대가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을 핍박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더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 본부장도 “언론 부역자 척결 요구는 단순히 언론인들이 먹고살기 위해 하는 요구가 아니다. 언론이 바로 서서 국민이 행복해지고 나라가 행복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특검과 국회는 언론을 살리는 일에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 - PD저널


※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 전문


특검은 대통령부터 언론부역자까지 남김없이 조사·청산하라


“본 때를 보여야”한다, “열성과 근성으로 발본 색원”하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회의에서 언론사 한 곳을 찍어 지시를 내렸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총리 한 명 인선 못하는 대통령의 무능력을 감추려 언론중재위를 동원했다. 고소와 고발도 서슴지 않았다. 비선실세를 추적하는 기자를 사찰했다. 언론사주의 세무 조사에 나섰고, 회장 교체에도 관여했다. 방통위에게 대통령을 비판한 기자를 ‘조치’하라 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평론가는 출연 금지시켰다.


청와대는 공영방송 이사 후보의 성향까지 검증했다.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이 KBS 이사장과 수차례 통화하고 고대영 현 사장의 검토를 지시했다는 폭로가 나온 배경이다. 언론단체들이 청구한 국민감사가 김 수석에 대한 조사도 없이 끝난 것은 우연인가?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에 개입하고 통제했던 이정현 대표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이 모든 겁박과 유린의 정점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자신의 무능을 감추고 책임을 회피하며 최순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의 구분도 없었다. 오직 자신과 최순실만을 위해 청와대, 방통위, 방통심의위, 국세청까지 동원하여 모든 언론을 유린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 땅의 모든 언론인들은 대통령만을 위한 언론을 만들려고 저지른 청와대의 작태에 분노하고 있다. 언론 노동은 표현과 사상을 빚어내는 인간 고유의 노동이다. 언론인의 존엄한 노동을 두고 대통령의 심기에 따라 “각종 금전적 지원과 포상”을 주었다고 한다. 언론인에 대한 모멸이자 치욕이다. 금전과 특혜로 언론을 길들일 수 있다는 대통령의 생각은 언론의 독자이며 시청자인 국민마저 먹고 살기만 하면 되는 “개돼지”로 취급한 것이 아닌가.


특검에 요구한다. 청와대가 앞장선 언론 유린 의혹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을 사명이 특검에 부여되었다. 수사 대상은 14개에 한정되지 않는다. 대통령부터 언론 부역자까지 남김없이 조사, 청산하라. 국회는 국정조사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자행된 공영방송, 공영언론 장악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라.


언론 부역자들에게 통보한다. 특검과 국정조사가 실시되기 전,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눈을 감고 취재를 방해한 모든 언론 부역자들은 공개적으로 자백하고 배후를 밝히라. 박근혜 대통령의 언론 유린에 동참한 죄는 한국 언론사에 치욕으로 남을 것이다. 부역자로 남을지, 고발자로 남을지 선택의 시간은 많지 않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