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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 오후 6시경,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미래융합대학’ 설립과 '학사 제도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에 돌입했습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는 페이스북 긴급 공지를 통해 본관을 점거하고 있는 학생 규모가 200여 명에 달하고 있다며, "물, 멀티탭, 온열기, 핫팩, 간식거리 등 생활용품을 제공할 수 있는 단위는 총학생회에 연락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습니다.


최근 고려대학교는 '미래융합대학' 설립과 관련 심한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래융합대학'은 노골적으로 산학협력을 지향하는 대학이라는 비판과 함께 등록금이 7백 50만 원에 달할 것이라는 소식에 학생들에게는 '귀족대학', '제2의 정유라 키우기'라는 비판도 함께 받아 왔기 때문입니다.


고려대학교 '미래융합대학'의 설립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박근혜 정부와 관련이 있습니다. 즉,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 온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이라는 대학 구조조정 정책의 일환이며, 그야말로 이화여대의 ‘신산업융합대학’, 즉 정유라가 다닌 ‘신산업융합대학’의 고려대학교판이라 할 것입니다.


지난 11월 19일, 미래융합대학 설립 관련 2차 토론회 저지를 위해 인촌기념관 입구를 봉쇄한 고려대학교 자유전공학부 학생과 교수들



그동안 '산업수요(기업) 맞춤형 교육'이라는 것은 대학 교육을 기업의 이윤 추구에 종속시킴으로써 교육과정을 왜곡하고 협애하게 만들어 왔습니다. 그러니 학생들이나 대학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필요는 뒷전으로 밀리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요.


게다가 고려대학교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수들까지 항의 행동에 나서게 된 이유는 학교 당국이 미래융합대학 정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유전공학부의 폐지를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하루 아침에 소속 단과대가 폐지될 위기에 처한 자유전공학부 학생들과 교수들로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학교 당국의 일방적 강행이었으니.


시흥캠퍼스 설립에 맞서 본관 점거 농성 중인 서울대 학생들


현재 고려대학교 총장 염재호는 11월 28일 계획된 학생총회 전날 해외출장을 떠나 미래융합대학과 학사제도 개정안이 상정되는 교무위원회 직전에 귀국할 예정이라는데요, 얼핏 이명박근혜가 해외 관광을 떠나며 허수아비 관료를로 하여금 민감한 현안을 처리케 하는 방식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입니다.


어쨌든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는 "11월 28일 '박근혜 퇴진, 미래융합대학 설립 철회, 학사제도 개정 철회'를 요구하는 학생총회를 열 예정"이라며 "본관 점거 학생들은 11월 28일 학생총회로 모이자"고 호소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점거 농성에 이화여대의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맞선 투쟁이나 '시흥캠퍼스' 설립에 맞서 지난 10월 10일부터 본관를 점거하고 있는 서울대 학생들의 투쟁이 겹쳐 보이는 오늘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