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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의 독립성·중립성 훼손과 상관없이 무조건 통진당이 싫다는 조중동

- 민주언론시민연합 오늘 신문보도, 2016. 12. 6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014년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선고 이틀 전에는 정당 해산을 결정한 헌재의 재판 결과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언급하기까지 했다는데요. 청와대가 헌재 결정 과정에 개입했건 헌재가 청와대 쪽으로 유출한 것이건, 이 사안의 핵심은 헌법재판소의 독립성과 중립성의 훼손 여부에 있습니다.


그런데 조중동의 눈에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 혹은 청와대의 ‘3권 분립 훼손 시도’보다는 ‘통진당의 부활’ 움직임이 더 거슬렸던 모양입니다.


비판의 양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 통진당은 촛불 민심과 최순실 사태에 편승해 ‘부활’하려 하고 있다.


둘. 통진당은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 하는 등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해 해산된 정당이므로, 그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가 5일 국회 기자회견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이 전 대표 뒤에는 오병윤·김선동 전 의원. - 조선일보 이덕훈 기자


이런 주장을 가장 ‘격하게’ 펼친 것은 조선일보입니다. 먼저 "촛불 등에 업고, 고개 드는 통진당"(2016. 12. 6)에서는 “옛 통진당 세력들이 헌재의 해산 결정을 무력화하고 노골적으로 재건에 나서기 위해 촛불 정국에 편승한 것이라는 비판”을 소개했습니다.


사설 "최순실 사태 편승해 부활 꾀하는 통진당 세력"(2016. 12. 6)에서는 비망록에 적힌 기록과 실제 헌재 선고가 이뤄진 것 사이를 연결하는 ‘명백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연결할 수 없는 것을 연결해 억지를 부리는 것까지 용납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통진당이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충실한 조직이었고 폭력으로 진보적 민주주의와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 하는 등 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배”했다는 것에 대해 헌재 내부적으로 이견이 없었음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도 "사설 / 탄핵과 촛불의 곁불 쬐려는 통진당과 윤창중씨"(2016. 12. 6)에서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 한 이유로 2014년 말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정당’으로 규정돼 해산당한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이 “평화의 촛불을 든 순수한 시민들을 이용해 사익”을 챙기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동아일보는 "'통진당 해산도 김기춘 작품' 촛불 편승한 이정희"(2016. 12. 6)를 통해 “최순실 게이트 국면을 이용해 통진당이 부활을 꿈꾸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며 이는 “박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자 모든 정치 행위를 ‘악’으로 몰아가려는 시도”라 지적했습니다.


이는 결국 ‘통진당에 대한 혐오 정서’를 이용해, ‘사법부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라는 이번 사안의 본질을 덮으려 하는 보도입니다. 통진당이 ‘폭력으로 진보적 민주주의와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 했다며 해산 결정 자체를 마치 ‘잘한 일’인 양 설명하는 것도 문제인데요.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가라면 정당의 존속 여부는 재판부나 정권이 아닌 국민이 결정에 달려 있어야 합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