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강타한 최악의 발언 모음-2위는 민중은 개돼지다, 1위는?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지난 11월 4일, 2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박근혜가 했던 말입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증거가 쏟아지고 측근들이 잇따라 구속되는 시점이었습니다. 100명의 노사정 관계자와 전문가 중 13명이 박근혜의 이 발언을 올해 국민이 뒷목을 잡게 만든 최악의 발언 1위로 선정했습니다.
이를 보도한 매일노동뉴스는 "박 대통령은 9분3초간 담화문을 읽어 내려가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언급하면서 "하지만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 추진된 일'이라거나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며 "거듭된 유체이탈 화법에 공분이 일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는 각종 패러디를 양산했다"면서 유행어를 박근혜에게 빼앗긴 개그맨들은 '이러려고 개그맨 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운' 한 해였을 터. 국민은 '이러려고 세금을 냈나, 자괴감 들고 괴로운' 한 해였다"고 꼬집었습니다.
또한, "10월 25일 1차 대국민 담화에서 박근혜가 최순실에게 대통령 연설문이 사전 유출된 것과 관련해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고 한 말은 3명이 최악의 발언으로 선택했다"고 밝히면서 "최악의 발언 2위는 나향욱 교육부 전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10명) 발언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매일노동뉴스는 기사를 통해 "나향욱은 7월7일 '경향신문' 기자들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 '민중은 개돼지다' 혹은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면서 "나향욱은 '본심이 아니었다. 취중에 와전됐다'고 주장했지만 교육부는 같은달 19일 그를 파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일노동뉴스가 발표한 '2016 최악의 발언들'에서 당당히 3위를 차지한 새누리 김진태 의원의 막말과 그 배경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후 춘천 지역민들의 촛불집회는 너무도 당연한 듯, 촛불시민들의 성지순례라도 되는 듯, 김진태 의원 사무실을 '사뿐이 즈려밟는' 퍼포먼스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김진태가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한시적으로나마 "닭갈비 거부"에 나선다고 하니 지역경제마저 흔들리게 만든 대단한 김진태라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4위는 어떤 막말이 자리잡고 있을까요? 2014년 12월,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급함으로써 전국의 부모와 청년,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던 바로 그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는 발언이었다지요?
딸 셋을 보육하고 있는 불탄에게는 들키지 않길 바랐던 현실적인 지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진 게 적어, 아니 적다고 하기에도 너무 없이 살고 있는 탓에 세 딸에게 못 해준 아빠의 심장에는 대못처럼 파고드는 아픔이었습니다. 정유라를 비난하기에 앞서 스스로의 무능이 부끄러워 쥐구멍을 찾아야 했던 불탄. 그리하여 이후 며칠 동안은 괜시리 아이들을 피했야만 할 것 같았던 자격지심의 기억들…
한편 '2016 최악의 발언'에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끼여 있다고 합니다. 지난 10월 17일, 이기권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 산하 지방공기업과 서울대병원이 노사합의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미루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모든 공공기관은 성과연봉제를 반드시 연내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는 자율적 노사관계를 부정하며 성과연봉제 도입을 압박한 최악의 발언이었다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