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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던 큰아이가 뒤척거리며 칭얼대고 있는 소리가 들립니다. ‘또?’라는 생각에 불을 켜 보았습니다. 역시나 이불을 걷어찬 큰아이는 내복바지 양쪽을 무릎 위까지 끌어올린 채 긁적대고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처음에는 이런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미칠 것만 같았지요. 작은아이는 괜찮은 것 같은데 큰아이는 약간의 아토피성 피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밤에도 그러더니 오늘새벽에도 피딱지가 앉아 있는 무릎 뒤쪽을 연신 긁어대고 있는 것입니다. ‘피가 나도록 긁는다.’는 표현이 딱 맞아 떨어질 것 같습니다.

우리 큰아이는 예정일을 한 달 보름이나 남겨놓고 새해가 시작되기 하루 반나절 전에 태어났습니다. 1.69Kg의 작은 몸은 구형 TV 리모컨 정도의 크기 밖에 되지 않았고, 스스로 호흡을 하지 않으려 해서 인큐베이터에서 생활하였던 46일 동안 매일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지요. 아이를 병원에 남겨놓고 저와 아내는 출산 4일째 되는 날 본가로 돌아왔지만, 저는 매일 유축기로 짜낸 아내의 초유를 아주 조금씩 비닐팩에 담아 냉동시킨 후 새벽 출근길에 병원으로 공수를 해야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내의 젖이 잘 돌게 하기 위해 가물치며 우족이며 미역국을 매일 먹이셨지만 아내의 젖은 조금씩 말라가기 시작하더니 어느 날부터는 병아리에게조차 한 모금이 채 될까 말까, 차마 젖이라고 말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만 살짝 비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아내도 마음고생을 좀 했을 겁니다. 열 달을 뱃속에 품지 못해 아이가 인큐베이터에 있는 것만도 고통스러웠을 텐데 엄마 젖이라도 실컷 먹여야 아이가 건강해진다며 손수 마련해 주신 음식에도 불구하고 젖 또한 말라버렸으니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14개월 차이가 나는 작은애보다 키는 크지만 몸무게는 훨씬 적게 나가는 형상이니 밖에 데리고 나가면 다들 쌍둥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아이들은 그때마다 합창을 하듯이 연년생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초유 섭취가 부족해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복숭아 알러지와 함께 겨울에는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에 들어오면 온 몸이 간지러운 체질의 아빠를 닮아서 그러는 건지 큰아이는 자꾸 간지러움 증상을 호소해 옵니다. 그때마다 무작정 긁지 말라고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는 저로서는 답답할 따름이지요. 그러다 보니 음식물에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되더랍니다. 아직까지 캔 음식은 먹여본 적이 없고, 등푸른 생선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흰살 생선만 먹이고, 특히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거지만 큰아이는 먹기만 하면 그대로 토해버리고 마는 꼬막은 어느새 우리집에서는 금기음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아토피 증상에 대한 것을 읽다보니 우리 큰아이에게 해당되는 사항이 많아서 아토피인가보다 하는 것이지 그것에 대해 병원진료를 체계적으로 받아보지는 못했습니다. 두 세 번 정도 받아본 진료에 의하면 그렇게 심한 증상이 아니고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극복될만한 병증이라고 하니 지금보다 악화되지만 않길 바라면서 지내왔던 겁니다.

어찌되었건 무더운 여름에는 땀 때문에 그렇고, 건조해지는 겨울날씨에는 내복을 입혀 재우다 보니 답답해서 그런지 자꾸 무릎 뒤쪽을 긁어대는 큰아이를 위해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우연찮게 녹십초에서 나온 아토월드 모이스춰 크림을 체험할 수 있게 되어 무엇보다 반가운 마음이 앞서게 되었습니다. 아토피 가려움을 완화시켜주고 혈액순환을 도와준다는 설명서 내용을 보면서 어느 정도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이제 6일째 사용하고 있는데 처음 무릎 뒤쪽에 앉아 있었던 피딱지는 이젠 보이지 않고 있으며, 진물이 있던 상처부위도 새살이 얹어진 모양으로 매끈해져 있습니다. 거기다가 큰아이도 이제는 간지러움을 별로 느끼지 못하나 봅니다. 유치원에서도 아이가 자주 긁는 모습을 보아왔던 열매반 선생님이 2~3일 전부터는 아이가 긁는 모습을 보지 못하겠더라고 말씀을 해주신 터라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아 내심 기분이 좋습니다.





요즘 들어 아이의 행동에도 변화가 있어 보입니다. 긁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무의식적으로 손이 무릎 뒤쪽으로 가는 것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는 듯 보이거든요. 또 아내와 저는 아침저녁으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이에게 꼼꼼히 크림을 발라주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금씩 더 효과를 보고 있는 모양입니다. 예로부터 ‘긁어 부스럼’이라고 했던 말이 참으로 현명한 선조들의 지혜라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정말로 긁지 않으니 덧나지도 않는 것이겠지요. 가렵지 않으니 긁지 않고 말입니다. 또, 가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좋은 성분이 들어갔을 것이고 그 성분들은 피부에 도움을 주겠지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지금 보고 있는 효과가 더욱 커져서 이번기회에 무릎 뒤쪽의 피부상태를 완벽하게 다스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