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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 10주간 타오른 1,000만 개의 촛불은 2016년 대한민국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려주었습니다. 꺼지지 않는 거대하고 밝은 빛의 메시지였습니다. '더 이상 나라가 아니'게 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기 위해 곳곳에 켜진 희망의 불꽃이었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어린이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 진리의 노랫말이 현실로 이뤄진 것입니다.


10월 25일 최순실과의 관계를 인정한 박근혜의 첫 번째 담화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29일 토요일 2만 개의 촛불이 타올랐습니다. 촛불에 놀란 박근혜 정권은 11월 4일 2차 담화를 내고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여전히 박근혜 자신은 잘못이 없다면서. 더욱이 김진태 새누리 의원은 “촛불은 언젠가 꺼진다”며 성난 민심에 불을 질렀습니다. 박근혜와 친박 새누리 의원들의 뻔뻔함과 오만함, 그리고 오판에 촛불은 들불로 횃불로 타올랐습니다. 3차 담화는 전국 230만 개의 촛불을 타오르게 했으며, 결국 12월 9일에는 국회가 박근혜 탄핵소추안을 234명의 찬성으로 통과시키도록 압력을 가했습니다.


그렇게 매번 스스로의 힘을 모아 부정과 부패를 몰아내기 위해 촛불을 밝혔던 집회 참가자는 2016년의 세밑에 이르러 마침내 일천만 명(12월 31일 오후 9시 기준)을 넘어섰고, 폭죽이 터지는 순간에는 물밀듯 넘쳐나는 벅찬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언론노조 페이스북 커버 사진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는 성명서에서 "사실 1,000만이란 숫자에 감동만 있는 건 아니"라며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그 이후 1,000일이 다 되어 가도록 피해자 가족들은 추운 거리에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목놓아 외치고 있다. 다 말라 버린 것 같던 눈물이 이날 다시 흘러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1,000일이 다 되도록 눈물이 흐른 이유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노래와 달리 진실이 어둠에 가려 있기 때문이"이라며 "박근혜-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어쩌면 처음으로 알 수 있었던 그때, 언론은 거짓을 진실처럼 말했다. 이명박 정권에 이은 박근혜 정권의 위장된 좌우 이념 프레임에 언론은 너무 쉽게 휘청거렸고, 공정성은 침몰하는 배처럼 캄캄함에 갇혀 진실을 외치지 못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둠에 갇혔던 진실은 10번의 촛불 집회, 1,000만 개의 촛불로 다시 빛을 찾았다"며 "국민들이 다시 한 번 희망을 걸 수 있게, 이제 언론은 진실을 밝힌 촛불을 꺼지지 않는 등불로 이어가 사회를 밝혀야 한다. 이 땅의 언론 노동자라면 1,000만 촛불의 외침에 펜과 마이크, 카메라를 쥔 주먹을 치켜들어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언론노조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2017년의 언론 노동자들은 권력과 자본에 당당히 맞서 진실을 부르짖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그동안 광장에서 왜 '조기 탄핵', '황교안 퇴진', '박근혜 구속'을 외쳤는지 진실을 찾아 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1만2천 언론 노동자 모두는 다시는 정권의 시녀가 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2017년 공정 언론을 위한 방송법 개정을 반드시 이끌어내야 합니다.


그렇게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가슴에 담아 끝까지 진실에 눈감지 않을 때 시민들 역시 촛불을 앞세워 열렬한 응원과 지지를 보태줄 것입니다. 어둠과 거짓은 빛과 참을 이길 수 없듯이 국민을 이기는 국가 또한 없는 법입니다. 우리 모두가 포기하지 않을 때 공정사회와 복지국가는 선물처럼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