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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너희 와플이 뭔지 알아?”
“아뇨? 그게 뭔데요?”
“과자도 아니고 빵도 아닌 건데 맛있는 거야.”
“와~. 맛있겠다. 먹고 싶어요.”

사실 우리 아이들은 길거리 음식은 절대로 사주지 않기 때문에 그 흔한 1,000원짜리 크림와플 하나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집 앞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줘도 빨리 먹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집에 들어와서 먹지요. 초콜릿만 해도 입에 얼른 하나 넣고 집을 나서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차안에서조차 물이나 쥬스 류를 제외한 음식은 먹이지 않습니다. 멀미를 잘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뭔가를 먹으면서 돌아다니는 것을 제가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님스아일랜드’를 영화관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시간을 넉넉하게 남기게 도착하여 영화관에서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팝콘과 주스를 먼저 먹게 했습니다. 가뜩이나 한글자막을 읽으면서 봐야 하는 핸디캡이 있는 외국 영화인데 먹을 것 때문에 주의력이 떨어질 수도 있고, 또 영화를 관람할 때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신경을 거스르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탄이 와플을 처음 접해 본 것은 3년 전쯤에 주말이면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렸다가 먹는다는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러 삼청동에 있는 빈스빈스를 일부러 찾아갔던 때였습니다. 어떤 메뉴였는지는 정확히 떠오르지 않지만 얼핏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그곳의 와플은 두껍지만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웠으며, 위에 얹어진 두세 스쿱의 아이스크림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가격도 만만치 않았죠. 그때 아마 와플 가격만 만 원을 훌쩍 넘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때 기억에 아이들과 함께 가면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이 충대 중문에도 요거프레소라고 하는 와플을 하는 카페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와플추천을 하기 위해 둘러보다가 벌써 한참 전부터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던 곳입니다. 실내·외가 대체적으로 깔끔하게 꾸며져 있으며,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 흡연자들은 매장 외부에 마련된 테이블을 이용하게끔 되어 있어 아이들에게도 비교적 쾌적한 환경이 될 것 같아 보였던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으며, 거기에다 사창사거리 근처에 요즘 들어 1층 매장으로 앤제리너스커피나 커피빈은 아니지만 비슷한 간판의 커피전문점이 들어서고 있는데 아이들이 할머니한테로 맡겨지는 토요일마다 그 앞을 지나면서 한번 들어가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것도 하나의 이유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저만치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카페가 보입니다. 아이들은 매장 앞에 세워진 와이배너를 보더니 이곳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를 채버립니다. 건물입구에 나무재질로 보이는 바닥을 한 평 남짓 확보해 놓은 테라스(?)에는 몇 개의 테이블이 있었지만 날씨 탓인지 이용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직 여학생 하나가 얼굴에 함박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고, 한쪽 테이블에서는 두 여학생이 머그컵 하나씩을 두 손으로 싸서 들고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아마도 다들 바로 앞에 위치해있는 충북대학교 학생들일 것입니다.





스트로베리싱글와플을 주문하려 했더니 여학생은 아이들을 향해 웃음을 보이면서 계절과일인 딸기가 냉동상태로 보관되어 신선하지 않다며 바나나롤와플을 권유하더군요. 마음 씀씀이가 예뻐서 여학생이 권해주는 와플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코라떼 두 잔을 주문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와플이나 커피, 기타 세트메뉴를 보면서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것을 느꼈는데 아무래도 학교 앞이기 때문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체인점은 본사에서 어느 정도 가격을 정해주기 때문에 임의적으로 비싸게 받거나 싸게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뭐, 특별한 지역이나 장소에서는 그 나름대로의 변동성을 가질 수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아! 셀프서비스...... 인건비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은 판매하는 메뉴의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주문한 메뉴를 바이블로그에서 보내준 상품권으로 계산하면서 카운터를 겸한 조리대 안쪽을 보니 중년의 여성이 한분 보입니다. 아마도 그분이 이 매장의 주인인 싶습니다. 영업시간까지는 살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깨끗한 이미지의 두 여성이 이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자본 창업자에게 가장 부담이 많은 인건비 포지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는 것을 듣기 좋은 톤의 목소리로 알려줍니다. 가지런하게 세팅된 쟁반을 들고 와서 보니 두 개의 바나나롤와플과 언뜻 크림처럼 보이는 조그마한 컵 하나, 그리고 초코라떼가 담겨진 두 개의 머그컵이 깔끔해 보입니다. 조그마한 컵에 들어 있는 것이 와플에 얹어서 먹는 크림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포크로 아이들보다 먼저 살짝 떠서 먹어보았더니 요거트아이스크림입니다.





“얘들아. 이건 요거트아이스크림인데 와플에 얹어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는 거야.”
“네~? 아이스크림이라고요? 저희는 감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먹으면 안되잖아요?”
“응. 그러긴 한데 따뜻한 와플하고, 따뜻한 핫초코하고 같이 조금씩만 먹으면 괜찮을 거야.”
“그래요? 그럼 먹어도 되는 거예요?”
“그럼. 아빠가 허락한 거니까 먹어도 되는 거예요.”





포크로 한 스푼 떠서 맛을 살짝 보더니 아이들이 맛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아이들에게는 와플보다도 아이스크림이 더 입에 맞을지도 모를 일이죠. 한 때는 프리미엄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유통하는 기업에서 마케팅을 총괄하기도 했던 탓에 가끔 아이스크림케이크나 120g 들이 컵 제품을 아이들에게 갖다 주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입맛이 고급스러워진 탓에 한동안 시중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아이들입니다.





“아빠. 이 아이스크림은 어떻게 만드는 거예요?”
“응. 이 아이스크림은 요거트파우더라고 해서 요거트 맛이 강한 가루에다가 저지방우유랑 유산균배양액이라는 조그만 병에 들어있는 물처럼 보이는 액체랑 정수기 물을 정해진 비율대로 거품기로 잘 저어가면서 섞어주면 돼. 그렇게 해서 잘 숙성되라고 30분에서 한시간 정도 그냥 그늘진 곳에 놔뒀다가 아이스크림을 짜내는 기계에 넣어서 충분히 맛있게 될 때까지 기다리면 완성되는 거야.”
“그럼 집에서는 못 만드는 거예요?”
“응, 집에서도 만들 수는 있어. 그런데 숙성을 시켜서 냉동실에 보관하게 되면 아무래도 얼어버리기 때문에 이렇게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되지는 않겠지. 대신에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 엄청나게 저어주면서 공기가 많이 들어가게 해서 보관하면 나중에 후로즌요거트아이스크림과 비슷하게는 될 거야.”
“그럼 집에서 아빠가 만들어 주세요.”
“응? 그냥 먹고 싶을 때 한 컵씩 사먹는 게 훨씬 싸게 먹히고, 맛도 좋으니까 그냥 먹고 싶다고 하면 아빠가 사줄게.”
“왜요?”
“응. 유산균배양액은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되니까 상관없겠지만 요거트파우더는 한 봉씩 사기가 어려워서 그러는 거지. 그리고 어떻게 대형마트에서 파우더를 살 수 있다고 해도 대부분 시중에서 파는 것은 우유냄새를 유취라고 하는데 유취가 너무 나거나 너무 없어서, 또 저지방우유와 정수기물의 배합비율이 일정하지 않아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맛은 형편없을 수도 있으니까.”





어려운 이야기였을 텐데도 눈을 말똥하게 뜨고, 귀를 쫑긋이 세운 채 듣고 있는 아이들 때문에 잠시 웃음이 흘러나옵니다. 그러고 보니 여성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템 중에 아이스크림전문점이 있기는 합니다. 커피전문점도 있고, 토스트전문점도 있습니다.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에 직접적으로 불을 쓰지 않는 것을 선호하는 모양입니다. 이 매장만 보더라도 여성 둘이서 운영하고 있으니 장소만 잘 선택하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이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은 퇴근하기 전에 커피머신이나 와플기계를 매일 손봐야 될 겁니다. 허나 그보다는 요거트아이스크림기계에 대한 신경이 더 클 것 같기도 하네요. 왜냐하면 요거트아이스크림기계라는 것은 몇 개의 주요 부속의 결합으로 되어 있는데 거의 매일 분해해서 닦아주지 않으면 우유제품이다 보니 대장균이 검출되거나 식중독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른 종목에 비해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것은 아닐 겁니다.

예비창업자, 특히 여성창업자에게 있어서 창업아이템을 선정할 때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창업자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는 것과 연계된 아이템이어야 실패확률이 적어진다는 것입니다. 주변의 상권이나 자신이 창업하려고 하는 종목의 경쟁업체를 파악한다거나(예를 들어 오늘 아이들과 즐기고 있는 이곳 요거프레소 같은 경우는 탐앤탐스 정도가 되겠지요?), 2층 매장을 선택하게 될 때의 고려사항이나, 보장성이 불투명한 권리금의 유무, 전기나 수도의 증설이나 개설 또는 신설, 사양종목이거나 유행에 민감한 아이템 등을 따지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만 그것은 여성창업자가 평소에 좋아하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창업아이템을 선택하고 난 이후의 일입니다.

초보창업자인 경우에는 노하우나 인프라가 빈약하고, 초기매출을 올리는데 취약함을 커버하기 위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프랜차이즈를 선택할 때에도 위에 열거한 것들에 대해 충분히 고민을 해봐야 되겠지만 어느 정도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일러주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어느 프랜차이즈 본사라 하더라도 자신들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창업방향을 유도해 갈 것은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어떤 프랜차이즈를 선택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계약내용과 계약기간을 먼저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특히 계약기간을 연장하려고 할 때 간판을 포함한 인테리어의 의무적인 유지보수를 강제한다거나 장소의 이전을 요구한다거나 하는 사례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엄청난 목돈이 갑자기 필요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납품 원·부재료에 대한 불이익은 없는지, 과도한 로열티(브랜드사용료, 기술이전비 명목)를 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봐야 됩니다.

그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당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몇 군데 직접 방문해서 충분히 검토를 해보는 방법이 가장 확실합니다. 물론 본사가 권유하는 가맹점은 찾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직영점의 색채가 강하거나 본사직원의 친인척이 운영하고 있다거나, 영업비를 지원하는 안테나 매장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와플을 먹으러 왔다가 쓸데없이 예전에 근무했던 회사가 생각나서 엉뚱한 내용으로 포스트 방향이 흐르고 말았군요. 뭐, 어째되었건, 오늘은 두 딸과 함께 와플과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니 나름대로 행복한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