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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타사의 국정파탄 사태 관련 의혹 보도에 자사가 등장했다는 이유로 법적조치를 선언하면서 다음과 같이 성명과도 같은 보도를 내놨습니다.


자사 성명서로 내놓은 MBC, 반박 대신 '선전포고'로 뉴스 사유화

- 민주언론시민연합 '어제 방송뉴스' 2017. 1. 16


박근혜 정부 국정파탄의 일면이 계속 드러나면서 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핵심 정황 중 하나는 바로 박근혜 정부의 ‘언론 장악’입니다. TV조선을 필두로 JTBC, 한겨레 등이 보도한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따르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 아래 청와대의 언론장악이 심각한 수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정윤회 문건’을 폭로한 세계일보에 대한 세무조사 등의 탄압이 이뤄졌고 JTBC 등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활용하여 압박하라는 기조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정현 녹취록’은 KBS 장악을, ‘백종문 녹취록’은 MBC 파괴를 증명한 산 증거들입니다.


이런 와중에 TV조선은 11일 “방송사 사장, 정윤회와 독대했다”(2017. 1. 11)에서 정윤회 최측근 ‘A씨’의 증언을 토대로 또 다른 언론 장악 정황을 보도했습니다. A씨는 “한 방송사 사장도 정윤회 씨를 지금 보셨던 음식점에서 따로 만났”고 “정 씨는 보도 협조를 이 사장에게 요청했다는데, 비선 홍보수석 같은 역할을 한 셈”이라고 폭로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다음날 "정윤회와 독대했다는 방송사 사장은 MBC 안광한"(2017. 1. 12)에서 “TV조선·MBC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정윤회 씨와 독대했다는 방송사 사장은 MBC 안광한 사장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자 MBC가 13일, 자사 저녁종합뉴스 ‘뉴스데스크’로 두 매체에 대한 선전포고를 내렸습니다. MBC "편의적 단정으로 허위 보도…공식 대응"(2017. 1. 13)은 “근거 없는 허위보도로 문화방송 뉴스 브랜드와 사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TV조선과 미디어오늘에 대해 MBC가 공식대응에 착수했습니다. 거짓보도와 이를 확대 유포하는 구조를 근절시키기 위해서입니다”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 TV조선‧미디어오늘에 대한 사측의 법적대응 보도한 MBC(2017. 1. 13) - 민언련

TV조선과 미디어오늘 보도를 무조건 ‘허위 뉴스’라 규정한 김태래 기자는 “허위보도에 대한 회사 차원의 진상조사와 책임 있는 규명. 즉각적인 공식사과와 정정보도 그리고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 그리고 향후 진행될 수사 등 법적 조치에 성실히 응할 것” 등 자사의 요구사항까지 전달했고 “다른 매체에 자사 보도가 확산되도록 허위의 사실을 알리는 등 선정적인 목적으로 MBC의 피해를 가중시켰다”, “TV조선의 허위 보도 이후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기관지 격인 미디어오늘은 기다렸다는 듯이 MBC 안광한 사장의 실명을 제목으로 뽑아 기사를 게재”했다며 TV조선과 미디어오늘을 맹비난했습니다.


MBC의 이 보도에는 정작 안광한 사장이 정윤회 씨를 만났다는 점에 대한 해명이 없습니다. TV조선은 ‘정윤회 씨 최측근인 식당 주인 A씨’를 취재하여 “윤회 오빠하고 □□이 언니하고 ○○○사장 왔을 때 ‘아니 뭐 이런 집이 다 있어’라고 했다”, “보도 사실이라든가 차단도 하고 언론사 중에 하나는 완전히 밀착돼서 해야 하니까 정윤회가 나라 국정에 모든 걸 함께 했다. 2년 전까지”라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TV조선 측은 “소스(증거)는 확실하다”는 확신까지 드러낸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MBC의 해명은 “사실 무근”이라는 대답뿐입니다. TV조선과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근거가 있으니 당연히 MBC도 그 근거에 대한 반박을 해야 비판이 가능한데요. MBC는 무조건 ‘법적대응’에 열을 올렸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자사 메인뉴스를 사장의 성명서 창구로 이용했다는 점입니다. 가히 뉴스의 ‘사유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MBC 기자협회도 성명을 내 “우리는 이 (뉴스데스크) 기사가 기사의 기초 조건인 ‘쌍방 당사자 취재’를 생략하고 ‘전달자로서의 중립’을 상실한 채 안 사장 개인의 입장을 ‘진실’로 확정하고 보도한, 중차대한 ‘공영방송 사유화’의 생산물로 규정한다”며 자사를 비판했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