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가 종편 재승인 심사결과 공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3월 14일, 민주언론시민연합·80년해직언론인협의회·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새언론포럼·언론개혁시민연대·자유언론실천재단·전국언론노동조합·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한국PD연합회·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언론위원회·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참여하는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종편 재승인 심사결과 공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는 조속하게 이번 종편 재승인 심사 점수를 낱낱이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아울러, "심사결과에 따라 규정과 원칙대로 처리하라"는 입장도 함께 밝혔습니다.
종편 재승인 심사결과 공개를 촉구하는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통위는 종편 재승인 심사 점수를 공개하고, 원칙대로 의결하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지난 2월 24일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결과가 나온지 보름이 넘었음에도 재승인 여부에 대한 의결을 하지 않고 있다. 함께 심사를 진행했던 보도 전문채널 YTN과 연합뉴스TV에 대해 재승인을 의결한 것에 비해, 종편 3사에 대한 의결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뚜렷한 이유도 밝히지 못한 채 의결 일정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650점이라는 합격선 이상의 점수가 나올 때마다 빠르게 재승인을 해주던 방통위가, 어쩐 일로 이처럼 뜸을 들이고 있는지 국민은 이미 짐작하고 있다. 재승인 심사 결과, 한 방송사가 합격선을 넘기지 못했으며, 지난 3월 6일 방통위가 JTBC와 채널A는 부르지 않고, TV조선 관계자만 불러 의견 청취를 진행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누구라도 방통위가 합격점에 미달한 TV조선을 봐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방통위가 TV조선을 봐줘야 한다는 명분을 억지로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아마 TV조선은 깊이 반성하는 제스처를 보였을 것이며, 문제 있는 패널을 정리한다거나, 시사토크쇼를 줄이겠다거나, 향후 콘텐츠 투자비율도 높이겠다는 입에 발린 약속을 내놨을 것이다. 이런 행위는 이미 3년 전 재승인 과정에서도 똑같이 반복된 것이었다. 2014년 종편 재승인 당시 방통위는 사실상 봐주기 심사로 종편에 대한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하면서 여러 가지 개선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TV조선 등 종편은 그런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지난 3년 동안 오보·막말·편파보도로 받은 징계가 2014년 95건에서 2016년 161건으로 크게 늘었다. TV조선이 규제기구인 방통위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재승인 심사가 가까워질수록 징계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난단 말인가.
게다가 TV조선의 콘텐츠 투자 약속은 단 한 번도 지킨 바가 없다. TV조선은 출범 당시 사업계획서에서 약속한 콘텐츠 투자금의 16%밖에 이행하지 않아 2014년 1월 방통위로부터 3,75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후 TV조선은 2014년 3월 재승인을 받으면서 다시 제출한 투자계획마저 82%만 이행해서, 2016년 8월 방통위로부터 다시 4,5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렇듯 약속 불이행을 밥먹듯 반복했던 TV조선이 벼랑 끝에 서자 살려달라며 사탕발림 같은 개선안을 내민다고, 또다시 규정과 원칙을 저버리고 덥석 재승인을 해준다면, 방통위는 관리·감독 기관으로서의 자격과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낙제점이 나온 방송사는 재승인에서 탈락시키는 것이 순리이다. 정치적 셈법으로 규정과 원칙을 무시한 결정을 한다면, 방통위는 TV조선이라는 한 방송사의 사익을 위해 국가 공익을 저버린 셈이며 국민과 시청자를 배신한 것이다. 역사와 국민들은 유력 언론사라는 이유로 억지로 봐주기하는 불공정 심사를 한 것이라고 판정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다시 한번 방통위에 요구한다. 불합격점을 받은 방송사는 점수대로 퇴출시키는 것이 순리이다. 방통위는 국민들이 지난 3월 10일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은 대통령을 파면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이 무엇인가. 바로 청와대 비선실세의 딸 정유라 씨가 자기 실력이 아닌, 온갖 편법과 뒤 봐주기 부정입시로 대학에 갔고, 이후에도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도 않으면서 학점을 버젓이 땄던 것이었다. 만약 이번에 방통위가 TV조선을 순순히 재승인 해준다면, 정유라 사건의 부정입학과 부정학점 사례와 무엇이 다른가?
만약 방통위가 이번에도 정치권의 압박과 TV조선의 허황된 약속에 굴복해, ‘조건부 재승인’ 따위의 꼼수를 부린다면 국민을 배신한 대통령의 탄핵과 같이 준엄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방통위는 조속하게 이번 종편 재승인 심사 점수를 낱낱이 공개하라. 그리고 그 심사결과에 따라 규정과 원칙대로 처리하라. 국가기관이 정한 규정과 원칙을 국가기관 스스로 폐기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만일에라도 종편재심사 과정에서 국가기관이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부정심사 사례가 현실화된다면, 방통위와 부정심사에 참가한 방통위원들은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