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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언론 적폐 청산을 강조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향한 공격성 보도를 쏟아내는 것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선거 방송 자격이 있느냐"며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3월 23일, 언론노조는 'MBC는 선거 방송을 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지난 22일 MBC의 문 재인 전 대표를 향한 보복성 보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 더불어민주당 경선 합동 토론 참석자로 출연해 정부 친화적인 방송으로 전락해 왜곡 날조 보도를 일삼는 MBC의 훼손된 공정성을 지적했습니다. MBC는 아침 뉴스와 이브닝 뉴스에 이어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를 통해 문재인 전 대표의 언론 적폐 청산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왜곡하고 비판했습니다. 즉,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이 '언론 장악' 속내라고 오도한 것입니다.



특히 MBC 경영진은 성명을 통해 “문재인 후보의 발언이 대선을 40여 일밖에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공영방송인 MBC를 압박해 정치적으로 유리한 방송과 보도를 이끌어내려고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면, ‘언론계 블랙리스트’로 부역자 운운하며 원한과 보복만 앵무새처럼 외치는 언론노조의 시각을 여과 없이 쏟아낼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균형 잡힌 언론관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언론 적폐 청산을 ‘언론계 블랙리스트’로 규정 지어 맹폭했습니다.


이 같은 MBC의 적반하장식 보도에 대해 언론노조는 '보도 시위'로 규정하며 “MBC의 이런 대응은 문재인 후보가 말한 ‘망가진 공영방송’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다. 공영방송에서 공영(public)은 소유 구조만을 가리키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언론노조의 성명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MBC는 선거 방송을 할 자격이 있는가?


21일 MBC <100분 토론>에서 언론적폐 청산에 대해 발언한 문재인 후보를 향해 MBC의 노골적인 ‘보도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문 후보는 당일 토론에서 MBC를 포함한 공영방송의 무력화, 해직 언론인 복직 거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상대 후보였던 안희정 후보 또한 “정파를 뛰어 넘는 합의를 통해 언론의 민주화를 마무리 하자”고 응답했다.


그러나 MBC는 다음 날 오전 <뉴스투데이>에서 리포트를 내고 “문 전 대표가 토론장에서 정책공방이 아니라 공영방송 흔들기”를 했다며 자사 뉴스를 이용한 비난에 나섰다. <뉴스데스크>에서는 “‘MBC 심하게 무너졌다’ 文, 토론서 인사-보도 비판”, “‘공영방송 통제 의도’ 文 발언에 자유한국당 등 비판”, “MBC 공식 성명, ‘文 공영방송 장악 의도… 사과해야” 등 무려 3꼭지를 할애하는 보도 시위를 펼쳤다.


MBC의 이런 대응은 문 후보가 말한 ‘망가진 공영방송’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다. 공영방송에서 공영(public)은 소유 구조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public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열려있는 개방성”을 또한 뜻한다. 대선과 같이 중요한 정치적 국면일수록, 개방성과 같은 기본적인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토론회를 주최한 자신들에게 쏟아진 비판이라도 공영방송의 개방성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문 후보의 발언에 대한 MBC의 보도 시위는 선거 방송 뿐 아니라 공영방송의 자격조차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뉴스데스크>의 관련 보도를 보면 MBC가 과연 어떤 사람들만을 시청자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MBC는 문 후보의 발언에 대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논평을 인용하여 자신들의 지지 세력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했다. 급기야 관련 보도를 다룬 <뉴스데스크>의 세 번째 꼭지에서는 자사의 공식 성명서를 리포트하는 유체이탈 화법까지 구사했다. 지지율이 바닥까지 내려간 보수 정당과 MBC의 일부 구성원들만을 만족시킬 <뉴스데스크>는 과연 누구를 위한 방송인가?


MBC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이번 성명도 아전인수식으로 곡해할 것이다. 언론노조가 문 후보와 민주당의 편을 들어 MBC를 흔들고 장악하려는 음모가 드러났다는 반응말이다. 그러나 똑바로 읽기 바란다. 우리가 지적하는 것은 문 후보 발언의 정당성 여부가 아니라, 공영방송으로서의 MBC의 자격 여부다.


공영방송의 자격뿐만이 아니다. 이틀 동안의 문 후보 관련 보도를 보고 있으면, 과연 MBC가 지상파 방송으로서 선거 방송을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언론 개혁과 적폐 청산은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의 중요한 화두임이 분명하다. 지금과 같은 MBC의 반발은 이후 선거와 관련된 어떤 토론이나 연설, 광고에서도 공영방송의 개혁이 언급될 때 마다 보도 시위가 반복될 것임을 예상하게 만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 등 관계 당국에게 요청한다. MBC에게는 정당 경선 기간 뿐 아니라, 공식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선거 방송을 일절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 사회의 모든 이슈와 정책을 다루어야 할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들의 사안이 포함되었다 하여 보도 시위에 나서는 방송사에게는 단순한 중계조차도 허용할 수 없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