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중에 갑자기 글쓰고 싶은 까닭
불탄의 샵과 플랫/창작시 단편시 : 2009. 12. 14. 06:50
반응형
오늘처럼 길고 긴 플랜미팅을 마치고 난 뒤에는 이렇듯 옥상에 올라 멀리 보이는 도심의 경관을 바라보며 길게 내쉬는 한숨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습니다. 커피를 한 잔 타서 마실까?' 생수를 담아간 종이컵의 바닥을 보이자 문득 가져본 생각입니다.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무실로 들어오면서 인스턴트 커피 한 잔을 만들어 들고 자리에 앉습니다. 화면보호기능에 꺼져있던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마우스를 신경질적으로 움직이면 금새 환해지는 것이 꼭 잘 토라지는 아내 얼굴을 닮은 것 같습니다.
이내 보이는 것은 미팅을 하러 가기 전에 작업을 하면서 열어 두었던 워드 문서와 PPT 자료. 작업 표시줄에 깜빡대며 빼곡히 얼굴을 내미는 것이 이미 내가 불러주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미팅을 하면서 협의되었던 내용 중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들을 리스트 업(List-up)하고 나면 왠지 마음 깊숙한 곳에 본능처럼 숨어 있던 유혹이 속삭이듯 어떤 글이든 빨리 써달라고 재촉하는 것 같습니다. 끈적끈적하게 엉겨드는 이 달콤한 속삭임은 한 모금씩 목으로 넘기는 커피와 합쳐져 어느 순간 순식간에 대항하기 힘든 거대한 욕망으로 커져 버립니다.
나는 유혹에 약한 남자. 결국 업무와는 무관하게 새 글을 쓰기 위한 창을 열고는 누가 정해주지도 않은 주제를 만들고는 손가락을 움직여 타이핑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 바로 내 안에 또 다른 누군가의 생명이 숨어 있어 그 숨결이 조정하는 가장 강력한 힘에 스스로 항거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또 이해할 수 없는 내 행동은 '적당히 못 이기는 척하고 져주는 것도 괜찮은 거야.' 라고 스스로 속삭인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자기합리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오늘은 '그래! 오늘은 내가 기분이 좋으니까 한번 져줄께'라는 혼잣말과 함께 이렇게 새문서의 창을 열어놓고는 주절거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게 언제였을까요? 지난 몇 해 전 어느날, 근무하던 조직의 오너되시는 분께서 하루는 제게 이렇게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이사. 이 이사는 지금... 뭐 나중에라도 괜찮고요. 여하튼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질문이 귀로 전달되자마자 전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곧바로 대답을 했습니다.
“그냥 마대(?)자루에 그 동안 못 읽었던 책 가득 담아 조용한 곳으로 숨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한 6개월 정도만 아무 것도 안 하고 책만 읽다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운이 좋아 남들이 읽기에 부끄럽지 않을 만한 책 한 권 쓸 수 있으면 더 좋겠고 말입니다."
그때로부터 몇 해가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에는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그 시기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냥 가슴 속에만 담아두고 있을 뿐이지요. 언젠가 그럴 기회가 반드시 올 거라 믿고 오늘 업무를 서둘러 마무리 합니다.
이내 보이는 것은 미팅을 하러 가기 전에 작업을 하면서 열어 두었던 워드 문서와 PPT 자료. 작업 표시줄에 깜빡대며 빼곡히 얼굴을 내미는 것이 이미 내가 불러주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미팅을 하면서 협의되었던 내용 중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들을 리스트 업(List-up)하고 나면 왠지 마음 깊숙한 곳에 본능처럼 숨어 있던 유혹이 속삭이듯 어떤 글이든 빨리 써달라고 재촉하는 것 같습니다. 끈적끈적하게 엉겨드는 이 달콤한 속삭임은 한 모금씩 목으로 넘기는 커피와 합쳐져 어느 순간 순식간에 대항하기 힘든 거대한 욕망으로 커져 버립니다.
나는 유혹에 약한 남자. 결국 업무와는 무관하게 새 글을 쓰기 위한 창을 열고는 누가 정해주지도 않은 주제를 만들고는 손가락을 움직여 타이핑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 바로 내 안에 또 다른 누군가의 생명이 숨어 있어 그 숨결이 조정하는 가장 강력한 힘에 스스로 항거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또 이해할 수 없는 내 행동은 '적당히 못 이기는 척하고 져주는 것도 괜찮은 거야.' 라고 스스로 속삭인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자기합리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오늘은 '그래! 오늘은 내가 기분이 좋으니까 한번 져줄께'라는 혼잣말과 함께 이렇게 새문서의 창을 열어놓고는 주절거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게 언제였을까요? 지난 몇 해 전 어느날, 근무하던 조직의 오너되시는 분께서 하루는 제게 이렇게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이사. 이 이사는 지금... 뭐 나중에라도 괜찮고요. 여하튼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질문이 귀로 전달되자마자 전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곧바로 대답을 했습니다.
“그냥 마대(?)자루에 그 동안 못 읽었던 책 가득 담아 조용한 곳으로 숨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한 6개월 정도만 아무 것도 안 하고 책만 읽다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운이 좋아 남들이 읽기에 부끄럽지 않을 만한 책 한 권 쓸 수 있으면 더 좋겠고 말입니다."
그때로부터 몇 해가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에는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그 시기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냥 가슴 속에만 담아두고 있을 뿐이지요. 언젠가 그럴 기회가 반드시 올 거라 믿고 오늘 업무를 서둘러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