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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심야시간 대, 매일신문은 <안보 정국 '안철수 예비군훈련' 도마에>란 제목의 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예비군훈련 불참 의혹이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안보 이슈가 대선 정국을 흔들고 있는 상황이라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매일신문은 "자유한국당은 추가 사실관계 확인을 거친 후 조만간 안 후보의 예비군훈련 회피 의혹을 제기하기로 했다"며 지난 13일 자유당 핵심 당직자가 매일신문 기자를 만나는 자리에서 "의학계 관계자로부터 안 후보가 부인이 재직 중인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 예비군훈련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일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정말이지 엄청난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국내 메이저 신문사(중앙일보 등) 기자 출신이며 현재는 '고일석의 마케팅글쓰기'를 운영하고 있는 고일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결격사유를 더하게 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고일석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글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철수와 예비군 훈련>


안철수가 부인 병원 진단서를 이용하여 예비군 훈련에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4년 보선 때도 나온 얘기라는데 그때는 국방부에서 악착같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바람에 그냥 넘어갔다고 한다. 참 나, 이렇게 민관군 일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쉴드를 한 몸에 받는 정치인이 안철수 말고 또 있을까 싶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유당이 기필코 밝혀내겠다는 다짐이라고 한다. 당시 안철수의 뜨뜻미지근했던 반응으로 봐서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경찰에서는 형사과와 수사과가 있다. 형사과는 발생 사건을 수사하고, 조사과는 고발 사건을 수사한다. 그런데 조사과에서 처리하는 사건의 절반 이상이 "향토예비군 설치의 법" 위반 사건이다. 거창한 것 같지만 쉽게 말해 예비군 훈련에 무단 불참한 사람들이 고발 당해 수사받는 것이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잠시 경찰서를 출입할 때는 조사과 사무실 입구에는 언제나 "향군법 위반" 관련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경찰들은 항상 사건 같지도 않은 사건에 매달려서 진짜 해야할 사건을 못 한다고 투덜거렸다.


그러면 예비군 훈련에 빠져서 고발을 받고 수사를 받고 처벌을 받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 것일까? 직장 예비군에 속해 있는 사람에게 예비군 훈련은 합법적으로 땡땡이치는 시간이므로 빠질 일이 없다. 그래서 직장 예비군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예비군 훈련은 그저 귀찮은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향군법을 위반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지역 예비군 소속으로 생업에 바빠서 훈련에 빠진 사람들이다. 그럼 참석해서 처벌과는 관계 없었던 사람들은 팔자가 편한 사람들이었나? 그렇지 않다. 그들도 대부분 하루 벌이를 포기하거나, 작은 직장이어서 갖은 눈치를 보며 훈련에 참석한 사람이다.


안철수가 만약 의혹 내용대로 예비군 훈련을 모두 빠진 것이 사실이라면 동년배 국민들의 상당수가 부담스럽게 감수하고 있는 의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회피한 것이 된다. 방법 또한 불법적이었다. 그런데 왜 불참해야 했을까? 그의 제대 후 행적을 보면 굳이 생업에 바빠서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냥 귀찮아서 안 나간 것이다.


이것이 가진 첫번째 의미는 예비군 훈련 불참 자체의 불법성과 언제나 느슨한 그의 법의식이 또 한 번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철수의 삶이 어느 부분을 보더라도 평균적인 국민의 삶과 어떻게든 멀어지는 방향성을 가진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과 관련된 경험은 출신과 위치가 어떻든 평균적인 국민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는 가치를 지닌다. 그는 평균적인 동년배의 삶을 공유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였던 군 생활마저 비행기 출퇴근과 예비군 훈련 불참으로 의도적으로 이질화시켰다.


혹시 대통령은 우리같은 평민과 뭐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다들 받는 예비군 훈련마저 아내의 병원의 진단서를 발급받아 불참한 것이 장점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대통령의 평상시 삶이 국민의 평균적 삶에 가급적이면 근접해 있고, 국민들의 일상적인 삶에 공감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철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결격사유를 더하게 된 것이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