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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방송모니터-경유세 인상 보도, JTBC보다 MBC와 채널A 보도가 휠씬 심각>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제보 접수가 이뤄지고 있음을 밝힌 뒤 "민언련은 제보 내용을 확인한 후 민언련 보고서에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다만 빠르게 보고서에 반영되지 못한 제보는 하나의 보고서로 묶어 정기적으로 확인 결과를 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제보해주신 시민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는데요, 이날 보도한 기사의 상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경유세 인상 보도, 제보로 지적된 JTBC보다 MBC와 채널A 보도가 휠씬 심각


제보 내용


6월 26일, JTBC <뉴스룸>에서 문재인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주도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서둘러 철회한 것으로 묘사한 보도를 냈다. 청와대가 분명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에 선을 그었는데 이런 사실은 쏙 빼놓았다. 전형적인 왜곡이다.


 확인 내용


6월 26일, 경유세 인상과 관련해 TV조선은 보도하지 않았고, KBS가 단신으로 보도했으며, 타사(MBC·SBS·JTBC·채널A·MBN)이 모두 1건씩 보도했습니다.


이날 JTBC 보도에서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강행하려다 여론이 악화되자 철회한 것처럼 묘사했다는 제보는 엄밀히 말해 사실과 다릅니다. 그렇지만 시청자로 하여금 그렇게 오해할 수 있게 부실한 보도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JTBC는 <‘경유세 인상 논란’ 서둘러 진화>(2017. 6. 26)에서 “정부가 경유에 붙는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면서 “지난 주말 이후 경윳값 인상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자 인상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고 나선 것”이라 보도했습니다. “논란의 발단이 된 것은 다음 달 세제개편 공청회를 앞두고 국책연구기관들이 경유세 인상 시나리오가 담긴 보고서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라고 설명했고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주범은 경유 승용차보다는 대형 화물차들인데, 이들 상당수는 유가 보조금을 받고 있어 세금을 올리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정부의 해명도 덧붙였습니다.


제보의 핵심 내용은 ‘마치 경유세 인상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급하게 철회한 것처럼 왜곡했다’는 것인데 JTBC 보도에서 문재인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추진했다거나 여론에 밀려 철회했다는 언급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JTBC가 경유세 인상 논란의 자세한 내막을 알려주지 않은 점은 아쉽습니다.


△ JTBC '경유세 인상 논란' 서둘러 진화


정부가 26일, 경유세 인상 계획이 없다고 이례적으로 미리 밝힌 이유는 25일 나온 언론들의 오보 때문입니다.


25일, 연합뉴스는 <경유세 인상 가닥/담배에 이어 경유…꼼수 증세 재연 불씨>(2017. 6. 25)에서 “정부가 경유세 인상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를 ‘명목적인 증세는 없다’고 밝히면서도 서민 증세를 했던 박근혜 정부의 ‘담뱃세 인상’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그 근거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다음 달 4일 에너지세 개편 공청회에서 경유세 인상안을 담은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보도자료를 내, “해당 공청회는 지난해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 따른 후속조치’”라면서 “구체적인 연구결과 및 공청회 안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바 없으며 해당 연구 용역이 경유세 인상 개편안을 담았다는 내용 및 정부가 경유세 인상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결국 연합뉴스가 정부에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된 공청회의 개편안만을 근거로 ‘문재인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할 것’이라고 예단한 겁니다. 연합뉴스가 이렇게 보도하자 곧바로 이를 받아쓰는 보도가 쏟아졌고 논란이 커지자 26일, 기획재정부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경유세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JTBC가 비록 문재인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추진했다가 서둘러 철회했다는 식으로 묘사하지는 않았으나 이런 내막을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해의 여지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방송사들의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합니다. 정부가 직접 보도자료를 내 연합뉴스 보도를 반박했지만, 26일 많은 매체들이 제보 내용처럼 ‘정부가 여론이 악화되자 서둘러 철회했다’고 보도를 해버린 겁니다.


방송사 중에서는 MBC와 채널A가 특히 심각합니다. 26일 MBC <서민 반발 우려 경유 인상 ‘백지화’>(2017. 6. 26)는 이미 보도 제목에서 ‘백지화’라는 표현을 써서 문재인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추진하다가 철회했다고 묘사했죠. 리포트 역시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경유세 인상을 검토해오던 정부가 급격히 방향을 바꾼 것”이라고 보도해, 문재인 정부의 책임을 부각했습니다.


△ 채널A '경유값 인상 없던 일로'


채널A는 더 심각합니다. 채널A <경유값 인상 없던 일로>(2017. 6. 26)는 “문재인 정부는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면서 경유 값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해 왔었습니다. '서민 증세'라는 비난이 들끓자 곧바로 없던 일로 만들었습니다”라면서 아주 명확하게 ‘문재인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추진하다가 비난이 들끓자 철회했다’고 보도했죠.


문재인 정부를 이 사태의 주체로 명시한 것도 방송사 중 채널A뿐입니다. 정부의 보도 자료조차 무시한 심각한 왜곡입니다. 심지어 채널A는 “정책 필요성에 대해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반대 여론에 곧바로 백기를 든 정부의 지나친 인기영합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까지 덧붙여 아예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오보를 전제로 한 엇나간 비판입니다.


그나마 SBS가 가장 충실한 관련 보도를 했는데요. SBS <“경유세 안 올린다” 서민증세 우려 차단>(2017. 6. 26)은 “정부는 지난해 6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인식된 경유 가격의 조정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면서 7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경유세 조정 필요성 검토’가 박근혜 정부 시기에 시작된 일임을 밝혔습니다.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의 90%에서 125%로 조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청와대와 정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는 설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다는 식의 묘사도 하지 않았죠. SBS도 기재부가 이례적으로 경유세 인상 관련 공식 발표를 한 배경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한된 분량에서 합리적인 보도를 했습니다.


언론들의 경유세 인상 관련 오보 및 왜곡 보도는 비판 받아야 하지만, 경유세 인상이라는 사안 자체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경유차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서는 가격 정책이 바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유세 인상 계획이 없다는 정부 발표 이후 환경운동연합은 경유세 인상 철회 재검토를 요구하는 일인시위도 했습니다.


결국 서민 증세와 환경 문제라는 두 가지 쟁점이 상충되는 상황인데요. 정부가 7월 4일 공청회에서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볼 여지도 있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