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이 최종 결재한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문건을 보도 안 한 방송사들 - 뭣이 중헌디?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모니터(2017. 9. 25)
○ 모니터 기간
- 2017년 9월 21일
○ 모니터 대상
-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 제목
- ‘댓글공작 문건 김관진 서명’보다 ‘술값 바가지’가 더 중요했던 방송사들
- 방송모니터 원문 링크 : http://www.ccdm.or.kr/xe/watch/239405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이 2012년 국방부 장관 시절 친필 서명한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이 의원은 지난 18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해당 문건의 존재를 알리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이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된 바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당시에는 이 문건이 군사비밀 문건으로 지정되어 있어 내용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작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항을 제외한 나머지 사항에 대해 비밀 해제가 되면서 그 실제 내용이 공개된 것이지요.
이 의원이 공개한 문건은 사이버심리전의 목적을 ‘2012년 국가 중요 행사를 겨냥한 북한·종북세력의 사이버 선전·선동에 대응하고 자유민주주의체제 및 시장경제질서 수호를 위한 국내·외 사이버심리전 시행에 관한 지침을 제공’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국가 주요 행사로는 ‘핵 안보 정상회의, 총선, 여수 엑스포, 대선 등’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문건에는 “국방부, 합참, 기무사, 청와대, 국정원, 경찰청 등과 긴밀한 공조 체제를 구축하고 보안 유지 하에 정보를 공유한다”는 작전 운영 조항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SBS는 이미 지난 7일 단독 보도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보도를 내놓은 방송사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이번 사이버사 댓글공작 관련 이슈를 적극 주도하고 있는 SBS는 이미 지난 7일 <‘군 댓글 지침’ 김관진이 최종 결재>(9/7 https://goo.gl/22EqAW) 단독 보도를 통해 2012년 2월 작성된 ‘2012 사이버전 작전 지침’ 문건이 “사이버사 댓글 부대인 심리전단에서 생산돼 김관진 국방장관이 최종 결재했고 문서 형태로 청와대에 보고”되었음을 전한 바 있습니다. 또 SBS는 <댓글 부대장이 ‘사이버사 지침’ 작성>(9/20 https://goo.gl/odvnvS) 단독 보도를 통해 이 작전 지침을 작성한 것이 “국정원과 연락 업무까지 맡았던 심리전단 댓글 부대장”이었다는 점을 추가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JTBC는 후속 보도 예고
SBS를 제외한 나머지 6개 방송사 중 관련 사안을 보도한 것은 JTBC뿐입니다.
△ 댓글공장 문건의 김관진 전 장관 서명을 부각한 JTBC
<‘군 사이버사 댓글공작’ 김관진 서명 문건 공개>(9/21 https://goo.gl/65BDpw)에서 JTBC는 해당 문건의 내용을 전달하고, 자료 화면을 통해 김관진 전 장관의 사인을 부각하여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또 보도 말미에는 “오늘 뉴스 시간에는 지금 시간이 없어서 더 전해드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마는 마저 취재해서 내일이라도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며 후속 보도를 예고하기까지 했습니다.
나머지 방송사들은 ‘외국인 술값 바가지’·‘김정은 과수원 방문’에만 주목
반면 KBS와 MBC, TV조선, 채널A, MBN. 이 다섯 개 방송사는 이날 저녁종합뉴스에서 ‘댓글공작’은커녕 ‘김관진’이라는 이름 석자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주요한 내용은 누락한 5개 방송사들은 도대체 무엇을 보도하느라 바빴을까요?
술에 취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거액의 술값을 뜯어낸 업주들이 적발되었다는 소식은 빠짐없이 모두 보도했습니다. 방송사들의 보도를 조금 더 살펴보면, KBS와 MBN은 ‘북한의 김정은이 뜬금없이 과일농장을 찾아가는 행보를 보였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MBC는 추석 차례상 비용을 ‘어떻게 하면 더 아낄 수 있는지’ 등에 집중했습니다. 채널A는 “개그맨 이창명 씨의 음주운전 혐의관련 항소심 선고가 미뤄졌”다는 것을 보도했습니다. TV조선은 <“10대 여학생 성노예로 차출”>(9/21)에서 영국 타블로이드지 ‘미러’에 소개된 한 탈북자 인터뷰 내용을 전했는데요. ‘10대 성노예’ ‘김정은과 잠자리’ ‘음란 영상물 제작 혐의로 처형’ 등의 선정적 소재를 여과 없이 나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