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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쇼퍼


몇 해 전 ‘태양의 여자’란 TV드라마에서 이하나가 VIP고객의 쇼핑을 도와주는 퍼스널쇼퍼로 등장한 바 있다. 실제로도 그런 직업이 있을까? 정답은 있다. 그런데 VIP고객이 아닌 VVIP고객이 대상이다.

퍼스널쇼퍼(personal shopper)는 특정인을 위해 쇼핑을 도와주거나 대행해 주는 직업이다. 고객의 나이나 직업, 체형은 물론이고 취향이나 선호도, 스타일 등을 사전에 파악해 맞춤형 쇼핑을 도와주는 스타일리스트이자 쇼핑 어시스턴트를 말한다.

부자들에겐 시간이 돈이다. 물건 고르는데 신경 쓰는 시간도 아깝다. 게다가 대중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을 위해 쇼핑 시간을 최대한 줄여주거나 아예 집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퍼스널쇼퍼다. 갤러리아백화점이 처음 도입했고 롯데·신세계백화점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퍼스널쇼퍼 제도가 없다고 밝혔다.

퍼스널쇼퍼는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컬러나 액세서리 헤어스타일 등 전체적인 스타일을 조언하기도 한다. 백화점 일반 업무 외에 다방면의 지식을 갖춰야 하고 서비스를 해야 하니 웃는 얼굴은 기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무거운 입. 최고의 VIP를 상대해야 하니 어떤 경우든 비밀을 지켜야 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아예 퍼스널쇼퍼 자체를 비밀로 할 정도다. 국내 퍼스널쇼퍼는 도입단계라 그만큼 등용문도 좁다고 할 수 있다. 전공에 특별한 제한은 없지만 스타일리스트나 패션 MD 등으로 활동한 경력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브루마스터


소규모 공장에서 맥주를 만드는 작업을 총괄하는 사람을 말한다. 집에서 취미로 맥주를 만드는 홈브루어와는 구분된다. 오킴스 브루이하우스의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맥주 만드는 전 공정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신경 쓸 일이 많으며 서류적인 일처리 뿐 아니라 육체노동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엔 맥주 전 공정을 배울 수 있는 학교나 학원이 전무한 상태. 그래서 기존 하우스맥주업체에 들어가 도제식으로 배우거나 외국에 나가서 배워야 한다. 오 씨는 식품공학과를 나온 뒤 오킴스 브로이하우스에서 독일인 브루마스터로부터 맥주제조 전 공정을 익혔고 미국과 독일에서 연수했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법규는 하우스맥주를 같은 업장 내에서만 팔도록 해 진로가 그리 넓지 않은 편. 자연히 도제 자리도 많지 않고 대우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오 씨는 “하우스맥주를 외부에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면 브루마스터의 주가가 올라가고 문호도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리가 많지 않는 만큼 우선 식품공학 등 기초적인 이론을 배워야 하고 전기나 기계설비 등 공학적 지식도 일부 필요하며 꼼꼼한 성격에 적합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 죽게 마련이다. 그 동안은 살아가는데 관심이 집중됐지만 최근엔 죽음에 대한 인식도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이와 맞물려 생명을 지키는 치료를 주로 하는 병원 이외에 편안하게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병원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서 말기암 환자를 비롯해 임종을 앞둔 환자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증상을 완화하거나 통증을 줄여주는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가 새로운 직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는 가족은 물론이고 의사나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영양사 등과 함께 호스피스 계획을 짜고 해당 환자를 간호하는 일을 맡는다. 선진국에선 오래 전부터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 제도가 있었는데 국내에선 최근에야 보편화되는 추세다.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도 간호사인 만큼 2년제 대학 이상의 간호학과를 나와야 한다. 한국간호평가원은 최근 올해 전문 간호사 자격시험 시행계획을 공개했는데 오는 7월에 1차 시험, 8월에 2차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


컴퓨터게임에는 단순한 것을 반복하는 것과 복잡하게 머리를 써야 하는 게 있다. 단순하게 반복하는 게임이 휴대전화 등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는 반면에 컴퓨터에선 보다 복잡하고 추리력이 요구되는 게 인기를 끌고 있다.

어떤 게임이든 이용자들이 진지하고 몰입할 수 있어야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게임 개발자들도 거기에 부합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치밀한 시나리오 구성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게임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해 이용자의 허를 찌르는 스토리를 구성하려고 하는 데 이를 위해 시나리오 작가가 필요하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시나리오 작가가 기획 업무를 함께 맡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게임시나리오작가는 창작적인 아이디어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며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다양한 컴퓨터게임에 대한 지식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필수 요소다.


3D 애니메이터


영화 아바타는 사실감 넘치는 표현으로 엄청나게 많은 관객들을 끌어들였다. 이 사실적 표현은 컴퓨터 그래픽의 힘에서 나왔는데 비주얼 동영상을 2차원이 아닌 3차원으로 만드는 사람이 3D애니메이터다.

게임이나 영화 시장이 커지면서 3D애니메이터의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만화영화의 경우도 과거엔 2차원 영상을 썼지만 지금은 좀 더 리얼하게 보이도록 3차원 영상을 이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컴퓨터나 그래픽에 능통해야 하고 음악과 화면 편집에 대한 감각도 함께 갖추어야 한다. 남다른 기획력이나 아이디어도 요구된다.

3D애니메이션 기법은 대학의 미술 또는 멀티미디어 관련학과나 사설 학원에서 배울 수 있다. 프로그래머나 전산 관련 경력자, 컴퓨터그래픽 디자이너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베타 테스터


업체들은 컴퓨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시판하기 전에 시험판을 내놓고 반응을 본다. 이 시험판엔 말 그대로 시험제품인 알파 버전과 시판 제품과 가장 가까운 베타버전이 있다.

베타테스터는 컴퓨터 관련업체 등에서 근무하면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가 출시되기 전에 베타버전을 대상으로 일일이 점검하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혹시 소비자들이 불만을 가질 요인은 없는지 등을 찾아내 바로잡는 일을 한다. 회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한 마디로 제품의 결점은 물론이고 약점까지 찾아내 해당 상품을 소비자들이 만족하고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최후의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선 이제야 베타테스터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생기고 있지만 외국에는 테스팅 전문회사까지 생길 정도로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다.

베타테스터는 컴퓨터나 프로그램에 대해 기본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기술 추이까지 꿰차고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장시간 단순 작업을 반복해서 할 수 있을 정도로 끈기와 집착력도 요구되는 직업이다.


사이버 기상 캐스터


여행을 가거나 야외 이벤트를 열 때 날씨는 필수적인 정보다. 옷이나 장비를 갖춰야 할 뿐 아니라 때로는 행사 자체를 취소해야할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시골에선 날씨에 따라 채소의 출하시기를 조절할 필요도 있다. 그런데 기존 공중파 방송은 개개인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이런 특정한 수요층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날씨 등 기상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사람이 사이버기상캐스터다.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날씨정보를 고객의 특성에 맞게 해석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상예보 활동을 하려면 기상기사 1, 2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일정기간 동안 기상관련 기관에서 근무해야 한다. 아울러 인터넷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컴퓨터나 인터넷 활용 능력은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군 상담사


군대에선 마음속에 담고 있는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기가 쉽지 않다. 지휘관이 상담을 한다고는 하지만 워낙 많은 병사들을 일일이 내 가족처럼 대하기엔 게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직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들이 나와 전력을 약화시킬 소지가 있어 각 군은 지휘관을 대신해 이들의 고민을 풀어주는 군상담사를 채용하고 있다.

군상담사는 부대 내에서 보호나 관심이 필요한 병사를 조기에 찾아내 적절한 진단과 지속적인 상담을 해주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군 간부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서울사이버대 군·경상담학과에서 일반인이나 군 출신자를 대상으로 군내 전문심리상담관(군상담사)과 경찰이나 교도 분야의 청소년·여성 심리상담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이정원 서울사이버대 군경상담학과장은 “최근 들어 군과 경찰분야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사병들에 대한 특화된 심리상담요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크니컬 라이터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8년여 동안 청와대에서 연설문을 작성하던 강원국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지금 테크니컬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전화 핵심부품과 솔루션업체인 제너시스템즈의 커뮤니케이션센터를 맡고 있는 강 이사의 주 업무는 제품 매뉴얼 작성. 이 회사엔 강 이사를 포함해 테크니컬라이터만 6명이나 된다. 강 이사는 “직원 300여명인 회사에서 이렇게 많은 테크니컬라이터를 두고 있는 것은 미국 등 선진국 기업에 뒤지는 게 기술이 아니라 기술을 표현하는 능력이라는 강용구 사장님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처럼 많은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것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재의 실정이다.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매뉴얼인데도 전문가나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만든 게 허다하다.

강 이사는 “기술은 기본이다. 사용자가 매뉴얼을 통해 기술을 접하므로 매뉴얼을 쉽게 이해하고 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테크니컬라이터라는 직업이 이제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외국에선 나름 전문적인 영역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테크니컬라이터가 되기 위한 특별한 과정이나 자격증 제도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다만 IT등 해당분야의 전문지식과 리포트 작성 기술, 특수 계층을 위한 글쓰기 기법 등이 요구된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고려대 안암병원 김수연 간호사는 장기이식 환자가 등록한 뒤 기증자를 만나 수술을 받고 퇴원하기까지의 모든 행정업무를 처리한다. 또 장기 기증자나 뇌사자도 관리하고 있다. 간호사는 간호사인데 장기이식이란 특수 분야를 다루고 있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환자 뿐 아니라 장기기증자나 뇌사자 등 장기 공급자까지 관리하고 스케줄까지 짜준다는 점에서 ‘장기이식코디네이터’로 불린다.

김수연 간호사는 “일반 간호사에 비해 육체적으로는 덜 힘들지 모르나 밤낮없이 아무 때나 전화가 오면 나가야 하고 이식환자와 기증자를 제대로 연결시켜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는 더 힘들다”고 설명했다.

안암병원에는 이 같은 일을 하는 간호사가 김 씨를 포함해 2명뿐이다. 장기이식을 많이 하는 병원 중엔 5명 정도를 둔 곳도 있지만 코디네이터가 전혀 없는 곳도 있다. 그 만큼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엔 이식환자를 전문으로 관리하거나 뇌사자나 기증자를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 등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세분화됐고 시험제도도 있지만 국내엔 아직 법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수요자가 병원이라는 점에서 간호사 중에서 뽑아서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식환자를 전문으로 다루다보니 수술방이나 인공신장실, 중환자실 등에서 근무한 간호사 가운데 선발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한다. 특별히 자격제한은 없지만 대개 5년 이상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선발된다고 한다.

한편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해 기준 장기이식 대기자는 고형장기 1만2532명, 골수/각막 4523명 등 1만7055명으로 알려졌다.


국제회의 기획자


매년 세계지식포럼이 서울에서 열리고 올해는 G20정상회의도 한국에서 열린다. 이처럼 한국에서도 요즘 크고 작은 국제회의가 자주 열리는데 이런 회의는 그 자체로 한국의 위상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광수입을 늘리는 효과까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회의를 준비하려면 그만한 역량을 가진 전문가집단이 필요한데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을 국제회의기획자 또는 국제회의전문기획자라고 부른다.

국제회의기획자는 국제회의나 행사를 개최하는 주최 측으로부터 관련 업무를 위임받아 회의가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리허설을 거쳐 최종 실행에 옮긴다.

이 과정에서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참가자를 확정하고 시간계획을 짜고 투어프로그램이나 사교 모임, 숙박, 교통수단 제공 등 다양한 사안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모든 일이 외국인을 상대하는 것인 만큼 외국어 구사능력은 필수이며 컴퓨터 활용이나 프레젠테이션 능력도 요구된다.

현재 일부 대학에서 대학원과정이나 전문가양성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정부에선 컨벤션기획사 자격제도도 두고 있다.


놀이치료사


사회가 바빠지기 때문인지 많지도 않은 자녀마저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 같다. 최근 우울증이나 자폐증 등 정신적 장애를 겪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회·정서적으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거나 성장발달이나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나 청소년을 놀이를 통해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문가가 놀이치료사다.

놀이치료사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국내에는 아직 공식 자격증이나 면허증 제도는 없다. 다만 한국놀이치료학회에서 놀이치료사 자격증을 주고 있다. 이 학회에선 놀이치료 관련 분야 석사학위 취득자로서 10개 전공과목을 이수하고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임상수련 등을 거치면 자격증을 준다.

최근 놀이치료학과를 개설하는 대학들이 있는데 협회에선 학부 졸업자들을 놀이치료 수련자로 구분해 인정하고 있다.


모델러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가면 단지를 축소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앞으로 내놓을 자동차 모형을 만들어 전시하기도 한다. 영화나 게임 업체들은 특정 캐릭터의 모형을 만들어 촬영해 동영상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이처럼 소형 건축물이나 자동차 실측 제작, 게임 캐릭터 등을 만드는 사람을 모델러라고 부른다. 건축모형을 만드는 사람을 특별히 건축모델러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런 모형을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캐드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건축모델러나 컨셉트카 제작 등은 정식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자동차나 비행기 등의 축소모형을 만드는 것은 아직 취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네이미스트


‘종가집김치’ ‘처음처럼’ ‘힐스테이트’ ‘후즈후’….

여기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업종도 다르고 회사 규모도 다르고 주인도 다르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이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네이밍의 귀재라는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름 짓는 사람을 예전엔 작명가라고 했다. 작명가는 사주를 따져 좋은 이름을 지어주고 술값 정도를 받았다. 그런데 똑같이 이름을 짓는 직업인데 손 사장과 같은 사람을 작명가라고 하지 않고 네이미스트라고 한다. 왜 그럴까.

한 자전거 업체는 영어 이름이 ‘젊어서 죽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 외국엔 내놓지도 못했다.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 ‘sunk young’ 으로 오해할 수도 있어서 아예 그룹 이름을 바꾼 곳도 있다.

이처럼 기업이나 브랜드 이름은 소비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필요성도 있지만 요즘엔 외국어로 바꿔놓았을 때도 좋아야 한다. 게다가 특허 등 법률적인 문제도 다뤄야 하고 나중엔 CI에 대한 생각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이름을 짓는 일은 튀는 아이디어와 꼼꼼함이 함께 요구된다. 국내에도 네이밍 업체들이 늘어가고 있고 전문 광고회사에도 네이미스트가 있지만 전문교육기관은 아직 없다.


조향사


아침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신선한 향기를 맡으면 그날 기분이 좋아진다. 너무 진하지 않은 잔잔한 향수가 남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기업을 방문하면 회사 전체에 은은한 향이 퍼지는 곳도 있다. 향수를 뿌린 게 아니라 방향제를 써서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엔 향수 뿐 아니라 방향제나 청소용품에 이르기까지 그윽한 향기를 담은 제품이 늘어가고 있다. 그런 향기를 관리하는 전문가의 수요도 늘어나는데 이 전문가가 바로 조향사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에서 그뤼누이는 향수를 얻기 위해 살인까지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의 향에 취해 그에게 죄가 없다고 풀어준다. 그럴 정도로 매력적인 직업이지만 일자리는 화장품회사와 화학회사 식품회사 등에 제한돼 있다. 딱 어떤 경로를 거쳐 조향사가 된다는 규정은 없으나 오랜 경험으로 쌓은 노하우가 필요한 직업이다.

최근 국내에도 조향사를 양성하는 학원이 등장했지만 현업에서 인정받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후각이 예민해야 하고 예술적 감각이나 유행에 대한 인식이 뛰어난 사람에게 적합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운동 처방사


지난 연말 구로구와 군산시 보건소 등에서 운동처방사를 모집했다. 또 일부 신경외과 전문 병원이나 의원에선 운동처방사가 의사와 함께 환자들을 돌보기도 한다. 보건소나 신경외과에서 운동처방사를 두는 것은 운동부족으로 겪게 될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이미 앓고 있는 환자라도 약물투여나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이처럼 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하여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알려 주고 프로그램을 짜서 지도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운동처방사라고 한다.

운동처방사는 환자나 일반인의 신체조건이나 건강 상태, 병의 상태 등을 감안해 적절한 운동의 종류와 방법을 알려주고 운동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하며 도와준다. 일부 운동처방사는 종합병원의 스포츠의학실 등에서 근무하며 전문의나 간호사들과 호흡을 맞춰 진단에 참여하거나 적절한 운동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대학의 스포츠의학과 또는 운동처방학과 등을 나와 운동처방사가 되는 경우가 있고 체육대학 졸업 후 석사 과정으로 운동해부학이나 운동생리학 등을 전공해 운동처방사가 되는 경우도 있다. 또 생활체육지도자 1급 자격을 따도 된다.


투자권유 대행인


대우증권은 지난해 연말 온라인 증권부문 투자권유대행인 모집설명회를 열었다. 여기서 투자권유대행인이란 무엇일까. 최근 금융부문에선 제도가 바뀌면서 새로운 직업이나 업무 행태가 생기고 있다. 투자권유대행인도 그 가운데 하나로 기존 투자상담사>가 하던 것과 유사한 일을 한다.

지난 해 2월 자본시장법이 발효되면서 나온 투자권유대행인은 펀드와 증권 등의 투자를 권유하는 일을 하면서 증권사에서 수수료를 받는 직업. 증권이나 펀드 투자상담사 자격증이 있으면 대행인을 할 수 있기에 기존 투자상담사와 거의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투자상담사는 증권사(지점) 내에 상주하면서 투자권유를 하거나 주문을 받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별도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주문을 받을 수도 없다. 단지 투자자와 증권사를 연결해주는 일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새 법에 따라 증권사는 기존 투자상담사를 직원으로 채용하거나 대행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외부 사무실에서 근무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앞으로 주식이나 펀드 뿐 아니라 부동산이나 보험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슈가크래프터


아마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설탕으로 꽃이나 장식품 등을 만드는 것을 슈가크래프트라고 하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슈가크래프터라고 부른다. 슈가크래프터는 설탕에 젤라틴을 섞어 반죽을 만든 뒤 약간의 식용색소를 넣고 꽃이나 나무 동물 등 다양한 조각을 한다.

이렇게 만든 설탕조각은 케이크에 얹거나 파티 장식품으로 쓰이기도 하고 그 자체로 판매되기도 한다. 또 축하 상품이나 답례품으로 나가기도 한다.

슈가크래프터는 보통 제과점이나 웨딩컨설팅업체, 호텔 등에 소속돼 활동하지만 마케팅 능력만 된다면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 때 대량의 설탕과자를 소비하는 미국에는 슈가크래프트 전문회사들이 다수 있을 정도다. 정교한 손놀림이 필수적이나 육체적으로 큰 힘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적합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캘리그래퍼


한 마디로 글씨의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엔 모든 사람들이 연필이나 펜, 붓으로 글씨를 썼다. 나름의 필체를 가지고 있었고 거기엔 개성이 살아있었다. 그런데 컴퓨터가 어느 날 그 개성을 모두 빼앗아 갔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손글씨를 내건 상품들이 대박을 치기 시작했다. ‘참이슬’이나 ‘아침햇살’ 같은 게 대표적이다. 동대문구는 최근 한 전문가에게 의뢰해 구의 이름을 미술적인 감각으로 디자인한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기도 했다. 똑같은 이름이지만 손으로 쓴 글씨에 많은 사람들이 친밀감을 느끼고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손글씨이기는 하지만 디자인 감각이 가미돼 상업적으로 활동하는 글씨를 쓰는 사람을 캘리그래퍼라고 한다. 다시 말해 그냥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좋아하는 전문적인 글씨체를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캘리그래퍼는 글씨 특히 붓글씨를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울러 미적 감각과 광고디자인 분야의 감각까지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선 여태명 원광대 교수나 강병인 강병인캘리그래피연구소 술통 대표, 김종건 필묵 대표, 오치규 충남대 교수 등이 내로라하는 캘리그래퍼로 꼽히고 있다.


여행 코디네이터


미국에서 트리플에이(AAA; the 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에 가면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과 숙소, 볼거리 등을 일괄적으로 안내해준다. 일반 여행상품이 아니라 완전히 나만의 맞춤형 여행프로그램을 얻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소득이 늘어나면서 국내건 해외건 딱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여행하던 데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골라서 가고 골라서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관광은 뒷전에 두고 쇼핑센터로 끌고 가는 패키지여행에 실증을 느낀 사람들은 돈을 더 주고라도 보거나 즐기는 데 시간을 더 할애하려고 한다.

여행코디네이터는 이런 수요에 맞춰 고객이 원하는 대로 여행계획을 수립하고 예약을 해 주거나 맞춤형 상품을 짜주는 사람을 말한다. 같은 곳을 여행하더라도 원하는 게 비슷한 여행객들을 묶어 팀을 짜주기도 한다. 이들이 공통으로 원하는 숙식이나 일정 등을 제공해 만족도를 최대한 높여준다. 다만, 국내에는 여행코디네이터가 완전히 보편화된 것은 아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코디네이터로 따로 채용하지는 않고 공채한 뒤 여행상품 상담직 또는 대리점 영업직 등으로 나누어 근무하도록 하는 정도다”라고 소개했다. 수요가 늘어가고 있고 여행설계사나 코디네이터가 되지 위한 강좌가 열리기는 하지만 업계에선 아직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단계는 아니란 얘기다. [자료출처 : 매일경제]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