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안톤 오노, 지금껏 그렇게 메달 땄는데 왜 실격이야?
오늘(27일) 있었던 쇼트트랙 500m 결승.
언제나 그랬듯이 안톤 오노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손을 썼고 앞서가는 선수를 아주 살짝 넘어질 만큼만 밀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이 넘어지는 틈을 파고 들어 2번째로 결승점을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심판은 안톤 오노의 실격을 선언하고 그의 은메달을 박탈시켰습니다. 자! 여기서 한번 생각해 보죠.
안톤 오노로서는 당연히 흥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동성에게 금메달을 훔쳐갔을 때의 헐리웃 액션에서도, 부정출발로 금메달을 땄을 때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안톤 오노로서는 절대로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ESPN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억울함에 대한 항변을 강력하게 한 것이겠지요.
바로 자국 선수에게 메달을 주기 위한 캐나다 주심의 부적격한 판정으로 자신의 메달을 뺏겼다는 논리로써 말입니다.
안톤 오노로서는 항상 이겨왔던 더티 플레이가 이번 경기에서는 왜 자신이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번 밴쿠버에서도 안톤 오노는 여전히 부정을 저질러 왔습니다.
그것도 오늘처럼 손을 얌전하게 썼던 날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더티한 플레이를 거듭해 온 것이지요.
종목을 달리하는 경기마다 항상 준결승에 이르기 전에 실격 처리되어야만 하는 행동을 매번 보여 왔습니다만 그는 "신이 내린 사나이"인지, "선택받은 어글리 메달리스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결승까지 올라왔습니다. 또한 싸놓은 똥을 들춰내면서 그 똥보다도 더러운 메달을 찾아내는 후각이 얼마나 발달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기어코 자신의 목에 걸어 왔습니다.
어쩌면 그는 그렇게 해서라도 메달을 따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스포츠정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도 항상 하는 말이 자신보다 앞서서 결승점을 통과하는 선수들이 실격됨으로써 자신에게 메달이 오길 바랬다는 말을 참 쉽게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트랙을 한바퀴 더 돌면서 연습에 집중했다면 쇼트트랙 뿐만 아니라 동계올림픽에서 8개라는 역대 최고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것에 대해서 전세계가 존경의 뜻과 함께 영웅대접을 해줬을 텐데 말입니다.
여기서 왜?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라도 던져보고 싶습니다.
왜 그는 우리가 뻔히 결승 이전의 경기에서 그토록 많은 부정을 저질렀는데 한번도 실격을 당하지 않았던 걸까요?
이번에도 그가 나오면 불안해서 불탄은 우리 선수들 보다는 그를 먼저 쳐다보게 되더랍니다.
그러다 보니 매 경기마다 그의 더티한 행동이 눈에 잡혔는데도 심판 중 그 누구 하나 그에게 제재를 걸지는 않더라고요.
말을 하면 뭣하겠습니까마는 혹여라도 여자 쇼트트랙 3000M의 김민정 선수가 자연스럽게 내뻗었던 손동작이 파울이었다면, 정말로 그게 실격사유가 된다고 한다면 안톤 오노는 매 종목마다 준결승까지 올라오면 절대로 안되는 선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안톤 오노의 실격처리가 왜 이제서야 됐는지에 대해서 무지하게 화가 날 뿐입니다.
안톤 오노가 오늘 실격당해야만 했던 사유는 그에게 있어서는 항상 있어왔던 귀여운 푸시 정도?
다들 경기를 볼 때마다 "어? 저거 파울 아냐?" 했던 것에 비하면 그야 말로 아무 것도 아닌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니 더욱 짜증은 나고, 꼭지는 돌고, 머리는 열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다른 선수들이 이 정도의 파울을 범하면 무조건 실격입니다만, 하늘이 내린 안톤 오노에게만큼은 지금까지 목에 걸어온 메달의 수만큼이나 극히 자연스러웠다는 게 문제인 겁니다.
그래도 오늘은 안톤 오노한테 그동안 미워한 것에 대해 천만분의 일 정도에 해당하는 만큼은 "초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네요. 당신이 캐나다 선수를 자빠뜨려 준 덕분에 우리의 성시백 선수는 은메달 하나를 벌었습니다. 막판에 와서야 당신은 그래도 나름 귀염을 떨고 자빠지려는 행동을 보이면서 인기관리를 하려 하시네요.
그래도 당신을 위해 한마디만... 덧붙여 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한국인 코치들이 아무리 당신을 꼬시더라도 이번에 명예롭게 은퇴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소치에서까지 당신의 더러운 플레이를 보게 된다면 정말로 그나마 남아있던 쇼트트랙에 대한 작디작은 애정까지도 혐오로 변하게 될 것 같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