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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글쎄...... 정말 그렇게 될까? 정도입니다.

우리는 영화나 소설을 통해 범죄, 탈세, 비자금 등의 명목으로 거대자금을 스위스 비밀금고에 예치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내 자금 중 상당액이 이곳으로 유입되었다는 추측을 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막연하게나마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이라고는 철저하게 정치적 중립국을 지향하는 스위스에서는 예치하려는 자금이 설사 검은 돈이라도 할지라도 비밀계좌를 열어주고 철저히 비밀을 유지시켜 준다는 정도였지요.

그런데......

작년 4월에 있었던 영국 런던에서의 주요 20개국 회의에서는 조세 피난처 등 금융정보 교환 기피국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경고하였습니다. 이에 스위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모델을 토대로 한 조세조약의 금융정보교환 조항을 채택하겠다고 백기 투항을 했으며 미국과 프랑스에 대해서는 금융정보를 상호 교환하겠다는 약정에 합의를 했지요. 그 이후 미국과 스위스의 탈세분쟁이 발생되었는데 그 과정에 대해 조금 더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과 스위스의 탈세분쟁

출처 : 매일경제 2009.08.02.

미국과 스위스간에 있었던 탈세분쟁은 미국 정부가 탈세를 위해 총 150억달러 규모 자산을 스위스 대형 은행인 UBS에 계좌를 열고 자금을 은닉한 의혹이 있는 미국인 고객 5만2000여 명에 대한 금융정보를 넘겨 달라고 UBS에 강력하게 요구를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UBS는 미국인 고객 명단을 선별해 300여 명만 공개하고 벌금 7억8000만달러를 내겠다고 하자 스위스 정부가 UBS 조치에 제동을 걸고 나섰지요. 고객 정보를 넘기는 것은 '은행 비밀주의'를 규정한 스위스 국내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논리로써 말입니다.


스위스 정부로부터 UBS는 해당 고객명단에 대한 양도금지명령을 받았고, 나아가 스위스 정부는 필요하다면 UBS 고객정보를 압류를 해서라도 국내법에 명시된 '은행 비밀주의'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보였었습니다.

극한 대립을 빚었던 양국 정부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서로 주장을 조금씩 굽히고 탈세 자진신고를 유도하는 방향에 합의를 하게 되었고, UBS 측에서 밝힌 내용으로는 명단이 공개된 인원은 1만여 명에 달했습니다.

한국과 스위스가 합의할 내용

우리나라도 빠르면 내년 초부터 스위스 비밀금고에 숨겨놓은 내역이 부분적으로 공개될 것이라는 사실이 오늘(3월 1일) 기획재정부에 의해 알려졌습니다. 바로 한.스위스 조세조약 가운데 금융정보 교환 규정을 삽입하는 문제를 논의 중에 있는데 오는 7월 정도에는 최종 합의에 이를 수 있겠다는 겁니다.


다만, 내용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스위스 비밀금고 측에 무조건 계좌내역 요구를 강제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세금 탈루 의혹자로부터 스위스은행 계좌를 받아서 스위스 측에 계좌 내역을 요구하는 경우로만 한정될 예정이기 때문에 사실상 적용되는 범위는 매우 한정적일 것 같습니다.

정부의 발표 내용에 대한 단상

물론 그동안 재정부에서 많은 타진과 협상을 통해 스위스 당국으로 하여금 오는 7월 스위스에서 만나 최종적으로 조율하자는 결론을 이끌어 낸 것은 긍정적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경우처럼 특정 범위를 지정해 스위스에 계좌 내역을 요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세금 탈루 의혹자로부터 받은 스위스 계좌에 대해서만 내역을 의뢰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내용만 통보받을 수 있다는 것은 큰 기대치를 갖게 하지는 못할 겁니다.

다만 한가지 한국과 스위스간에도 금융정보가 교환될 수 있다는 것은 일부 세금 탈루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스위스 비밀계좌가 더 이상 강력한 은신처가 될 수 없다는 상징적 의미는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정부는 해외금융계좌에 대한 실명제를 올해 안에 도입하는 것과 함께 국세청의 '역외탈세 추적 전담센터'와 '국제거래세원 통합분석시스템(ICAS)' 등을 통해 역외 탈세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하니 제발 덕분에 많은 실효를 거두어주길 바랍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