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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월드컵 20일을 남겨놓고 불탄은 일본과의 의미없는 A매치 경기에 대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걱정된 것은 월드컵을 앞두고 혹여라도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 어떡하나 싶었죠. 또한 월드컵 본선에서 일본을 만날 가능성은 없다는 것, 일본과 비슷한 경기를 하는 국가도 없기 때문에 예비 평가전의 의미도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오히려 일본 국가대표팀에게는 상당히 위험한 꼼수가 있었지요. 침체되어 있는 일본축구에 대한 일본국민의 무관심은 월드컵 예선전에서 3전 전패로 맥없이 물러날 거라고 예상하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잘 알 수가 있습니다. 반면에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오카다 감독은 4강신화도 자신있다는 헛소리를 하고 있으니......

대한민국 대표팀이 일본에 도착하였을 때 일본 언론은 기를 써가면서 아시아 최강, 역대 최강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국가대표팀을 띄워주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특히나 박지성 선수에 대한 언급은 가히 영웅에 대한 칭송에 이르렀고요.

일본 언론이 그렇게 대한민국 대표팀을 띄워주는데에는 불손한 의도가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시아 최강, 역대 최강의 전력을 가진 대한민국 대표팀을 자기들 안방으로 끌어들여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야 말로 축제분위기로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일 테니까요.

그러나 그런 실낱같은 희망은 결론적으로 우리 대표팀의 해외파 선수들이 보여준 월등한 기량 앞에서 산산히 부서져 버렸습니다.



전반 6분에는 캡틴 박지성 선수의 드리블에 이은 중거리 슛에 의한 골에, 후반 45분에는 박주영이 지능적인 플레이로 얻어낸 패널티킥을 스스로 멋지게 차 넣어 만든 골에......

지금까지 71전 40승20무12패라는 일본과의 A매치에서 전적에서 말해주듯이 일본은 대한민국이 무척이나 얄미울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은 지난 2007년 7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과 4번의 경기를 치렀지만 1무 3패라는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솔직히 일본이 4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에는 그 누구도 동조를 하지 않습니다. 아니 맞장구를 쳐주고 싶어도 그렇게 해줄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할 터인데 그들이 자랑하고 있는 혼다 케이스케(CSKA 모스크바)나 나카무라 슌스케(요코하마 마리노스), 그리고 오쿠보 요시토(빗셀 고베)도 "좀 하는 거 같군"의 수준일 뿐이지 도저히 그 이상으로 봐줄 수는 없겠더랍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경기에서 불탄이 좋아하는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것과 굴릴 만큼 굴린 일본의 잔머리를 거침없이 고추가루 뿌리기 신공으로 날려버린 대한민국 대표팀이 멋졌다는 것에 아주 통쾌한 웃음이 흘러 나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그리고 남아공에서도 지금처럼 멋진 모습을 기대하면서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을 힘차게 외쳐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