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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의 에피소드

그러니까 그때가 언제 쯤 되었을까요?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중학교에 다닐 무렵 쯤의 추석을 앞둔 날이었을 겁니다. 불탄의 단촐한 가족은 지방에 있는 할아버지 산소에 성묘를 가기 위해 고속버스를 탔었지요. 그런데 길이 막혀도 너무나 막히더랍니다. 꽤 오랜시간을 고속도로에서 정체를 하고 있으니 사방에서 앓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지요.

"아저씨, 다음 휴게소까지 얼마나 남았어요?"
"네. 지금 상태로는 1시간 안에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가겠는데요?"
"흐응...... 거... 참!"

운전기사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방에서 들리던 앓는 소리는 급기야 곡소리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왜냐고요? 다름 아닌 생리적 현상이 인내의 벽을 뚫고 나오기 직전이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환호성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만치 앞서 나아가던 고속버스 한대에서 '우르르~' 하니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하더니만 여성승객들과 남성승객들이 자석의 같은 극점에서 튕겨나가듯이 '싸악~'하고 갈라지더랍니다. 그런데 여성승객들은 함께 내린 남성승객들의 양복 윗도리나 점퍼를 들고 있는 것이 보였고, 남성승객들은 거의가 와이셔츠나 티셔츠 차림이었어요. 가만히 보고 있으니 남성과 여성의 무리들은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각각 2개조로 나뉘어져서 한조는 뒤돌아서서 가려주고 다른 한조는 생리적 현상, 즉 볼일을 보는 장면이 연출되었지요.

"자! 우리도 저기 보이는 분들처럼 급하신 분들은 볼일 좀 보고 갑시다!"

우리 가족이 탄 고속버스 승객 중 누군가가 그렇게 외쳤고, 앓는 소리와 곡소리를 내던 승객들은 남녀노소의 구별이 없이 각각 자녀의 옷가지나 남편의 윗도리를 벗겨 들고 우르르 내려서 급한 용무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십여년이 지난 최근에 우연히 이와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가 사진으로 찍었는지 인터넷에서 볼 수 있었는데 정말로 배를 잡고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기억에 남아있는 고속도로의 소중한 추억

비단 이런 경우만 있었던 것은 아닐 겁니다. 고속버스 휴게소에서 간단한 음료나 요기를 하다가 고속버스를 놓쳐버린 기억도 있을 테지요. 또 무더운 여름날 바캉스를 가기 위해 즐거운 마음에 "룰루랄라~"를 흥얼거리며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한참이나 남겨둔 지점에서 퍼져버린 차 때문에 하늘에서 내리쬐는 땡볕과 바닥에서 올라오는 용광로 같은 지열에 온몸은 땀으로 젖어가고, 게다가 지나가는 차량들도 "너 때문에 깜짝 놀랐다."는 말을 대신하려는 듯 저마다 '길~게' 울려대는 클락션 때문에 미치기 일보직전까지 갔던 기억도 있을 겁니다.

그렇게 고속도로 위에는 감동의 노래가 있을 테고, 통곡의 소리가 있을 테며, 또 애절한 연인의 사랑가락도 녹아있겠지요.

'고속도로 이용수기'는 이런 모든 이야기가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이야기 거리를 찾아보도록 해볼까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만 않으면 그리고 우리의 삶과 고속도로를 자연스럽게 연결지어 생각해보기만 한다면 많은 사례들이 저절로 떠올려질 것 같습니다. 고속도로 위에서 보게 되는 사람의 풍경도 많을 거고요. 명절을 맞아 고향에 가는 사람, 타 지역으로 출장을 가는 사람,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는 사람...... 그 사람들의 부대낌 속에는 내가 있었고, 우리 가족이 있었으며, 우리나라 국민이 있었을 테니까요.

그러니 고속도로에 얽힌 사연도 참 많을 거란 생각은 지극히 당연하겠지요? 고향 가는 길이 가까워져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쉽게 찾아뵐 수 있었던 막내아들, 빠른 고속도로 덕에 첫아이 출산을 지켜볼 수 있었던 초보아빠, 말다툼을 했던 고속도로 휴게소 직원과 평생 싸우는(?) 재미를 느껴보기 위해 결혼까지 하게 된 까칠남, 안전순찰팀 덕분에 큰 사고가 날 뻔한 상황을 가까스로 모면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침을 튀어가며 무용담처럼 떠벌리는 삼촌, 그리고 지금은 어느 정도 일상화 되어 있지만 그렇다 해도 여전히 애틋하게 여겨지는 주말부부......

물론 이렇게 좋은 사연만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고속도로 통행료가 아까워 국도로 가다 길을 잃고 헤맨 황당했던 이야기가 있을 수가 있겠고, 고속도로가 개발로 예전에 살던 집은 추억 속에서나 사진첩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고속도로 사고의 기억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고속도로와 배경이 되는 이야기’라면 무엇이라도 상관없습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수기를 쓰면 여름 휴가비 걱정은 뚝~!

한국도로공사가 경부고속도로 개통 40주년을 맞아 이번에 공모하고 있는 ‘고속도로 이용 수기’는 국민과 함께 하는 문화행사를 통해 고속도로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고 국민이 생각하는 고속도로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하는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건설은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대표적으로는 15시간 이상 비포장도로를 달려야만 도달할 수 있었던 서울-부산 구간을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4시간 반으로 단축시킴으로 1일생활권에 편입시킬 수 있게 되었죠. 이를 통해 무엇보다 물류비 절감과 함께 지역간 균형발전에도 기여를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40년간 건설한 고속도로의 총 길이는 3,500km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한국도로공사가 개최하는 '길 사진 및 고속도로 이용 수기 공모전'은 경부고속도로 개통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서 지난 5월 3일부터 시작하여 오는 5월 31일까지 응모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응모양식은 한글과 MS워드 2종이 있사오니 본인이 편한 파일을 다운 받아 작성하시어 온라인으로 응모하시면 됩니다. 우편으로는 접수를 받지 않으니 이 점도 기억해 두셔야 되겠네요.
고속도로 이용 고객이면 누구나 응모가 가능하며 고속도로와 그의 부대시설을 이용하면서 발생한 에피소드나 고속도로 얽힌 이야기라면 그 어떤 형식이나 조건에 제약을 두지 않습니다.

응모한 작품 중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되는 1편에 대해서는 상패와 함께 상금으로 100만원을 수여합니다. 우수작 3편에 대해서는 상패와 상금 50만원을, 그리고 장려작 장려작 5편에 대해서는 상패와 상금 30만원을 수여합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31편의 입선작도 선정하는데 각각의 작품에 대해 10만원 상당의 하이패스 단말기를 지급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력이 있는 것은 입선을 포함한 모든 수상작은 문집으로 발간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하니 수상자들께는 아주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기타 '고속도로 이용수기 공모전'이나 '길사진 공모전'에 대해 더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와 각각의 공모전 페이지를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http://www.ex.co.kr/portal/index.jsp
고속도로 이용수기 공모전   http://www.expresswaycontest.co.kr/storycontest/about/
길사진 공모전   http://www.expresswaycontest.co.kr/wayphoto/about/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