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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 가계비 지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생필품들의 잇다른 가격인상으로 어지간한 서민들의 이맛살에는 한 일(一), 두 이(二)자도 부족해 이제는 석 삼(三)자가 여지없이 그려질 판입니다.

음료수 값이 인상이 되었고, 각종 감미료도 인상이 되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에는 빙과업계에서도 기습적인 인상을 단행했지요. 푼돈에 해당하는 적은 금액을 "애들 과자값" 정도라고 표현했던 것이 불과 얼마 전입니다. 이제는 솔직히 말해 "애들 과자값"이 부담이 되고 무섭게 느껴집니다.

그런 가운데 전체 식품사업군 중에서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빙과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매출을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빙그레가 이번 년도의 가격동결을 들고 나왔습니다. 빙과업체 대부분이 가격 인상안을 발표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만 본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을 해야 하고, 나아가 응원의 힘을 크게 보태줘야 될 것처럼 보여집니다.

그런데 그런
사실 자체가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는 것이 입맛을 씁쓸하게 합니다. 보다 깊숙히 그 내막을 살펴보자면 이번 아이스크림 동결을 발표하기 전에 잘 팔리는 제품에 있어서는 이미 한참 전부터 가격을 인상한 상태에서 영업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막말로 빙그레가 이번에 가격동결을 선언한 빙과류 제품 대부분은 ·소매상을 통해 팔고 있는 제품 중에서 비교적 덜 팔리거나 유행이 지난 제품이 대부분으로서 그 종류가 21개종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빙그레의 가격동결이 반감보다 기꺼움이 앞선다고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혹시라도 어제 오늘 사이에 마트나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이나 하드(바 형태의 빙과제품)를 구입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곳곳에 있는 아이스크림 할인판매처를 제외하고는 1000원짜리 미만의 빙과제품은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찾을 수가 없는 시대가 되어 버렸더랍니다. 가정에서 온가족이 숟가락 하나씩 들고 나와 함께 수다를 떨면서 함께 나눠 먹던 컨셉의 투게더 아이스크림도 오늘 다시 유심히 살펴보니 7000원이란 소비자 가격이 새겨져 있더군요. 하드형태의 빙과제품에 있어서도 1000원짜리가 대부분이었고요.

어쨌든 빙그레의 발표에 의하면 올해 불가피하게 인상한 투게더, 더위사냥 등 5개 제품을 제외한 21개 제품에 대해서는 지난 해 가격으로 동결한다고 하였고, 가격을 동결한 제품에는 메타콘을 비롯하여 메로나, 비비빅, 뽕따, 파워캡, 요맘때 튜브, 캔디바, 키위아작, 생귤탱귤, 슈팅스타콘, 아이스 박스, 팥빙수 컵, 요맘때 컵, 메로나 컵, 붕어싸만코, 빵또아, 찹쌀떡 아이스, 까페오레, 엔초, 쿠앤크바, 요맘때 등 21종이 포진해 있습니다.

얼핏보면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몇개의 제품에만 가격 인상을 적용시켰고, 대부분의 제품은 가격 동결을 선포하였으니 대단해 보이기도 할 겁니다. 그런데 어떡하죠? 이미 가격 인상을 단행한 제품이 빙그레 입장에서는 주력상품이 될 수밖에 없어보이는 이 사황을...? 요즘에 슈퍼에서 뽕따나 생귤탱귤, 팥빙수 컵, 붕어싸만코, 빵또야 같은 빙과 제품이 나오기나 하나요? 게다가 빙그레에서는 작년 11월에 빵또아, 참붕어싸만코 가격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미리 인상까지 해 놨으니 더 이상 가격 인상에 대한 명분 마저도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그냥 "에헴~" 하면서 헛기침이나 해댈 뿐이지요. 이것도 마케팅이라고 발표를 하는 모양새를 보고 있자니 언제부터 마케팅이 이렇게 쉽게 실행시킬 수 있는 것이 되어 버렸는지 그저 마케터 입장에서는 답답~ 한 마음이 가득할 뿐입니다요. ㅡ.,ㅡ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