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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구입하려고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자면 최근 들려오는 소식들이 다소 어이가 없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국산차 메이커뿐만 아니라 수입자동차 업계에서까지 저마다 어떤 조건들을 내걸면서 할인폭을 크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소식들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건 왜일까요?

지금껏 자동차업계에서 출고되는 자동차 가격에 소비자들로서는 많은 불만을 가질 수는 있었겠지만 그래도 생활이나 업무에 꼭 필요하다는 의식 때문에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구입할 수밖에는 없었을 겁니다. 게다가 자신이 구입한 차량이라는 것 자체가 고관여 제품이다보니 안좋은 소리는 애써 듣지 않으려 하고, 좋은 소리는 손나팔을 불며 주변에 알리는 나팔수의 역할도 자처했었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묘하고도 이상한 행태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토록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았던 자동차업계의 차량출고가격에 변화가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는 국내 자동차업체만 포함된 것이 아니라 수입 브랜드도 한몫 거들고 있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생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해마다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동의 편의성과 생활에서의 필요성, 거기에다 권력이나 명예의 상징적인 요소까지 합세를 하다보니 그 파급효과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미지 - 동아일보


그러한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체뿐만 아니라 수입차업체들이 획기적인 차량구입조건들을 옵션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필요에 의해 차일피일 날짜만 세고 있던 소비자들로서는 꽤나 매력적인 제안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기에는 차량을 구입하는 시점에서의 할인판매조건이나 몫돈이 부족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아주 특별한 할부판매조건이 포함되고 있지요.

현대차는 아반떼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123만 원을 할인해주는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할부로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는 83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저금리 할부제도도 운영하고 있지요. 얼마 전에는 제네시스를 500만원 이상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GM대우도 이런 추세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대형차량의 경우에는 최대 1,100만원까지 할인해 주는 것은 물론이요, 중형차량에 있어서는 120만원에서 150만원까지를, 그리고 소형차량의 경우에는 최대 70만 원까지 할인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입차업체들도 발등에 불을 꺼야 되겠다는 듯 일제히 할인혜택을 무기로 소비자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이번 6월에 닛산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무이자 할부기간을 24개월까지 확장하였으며, 그 중 3개월에 해당하는 할부금은 대납을 해주는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탄이 생각하기에는 이런 마케팅에 환호를 올리기 보다는 씁쓸한 마음이 앞서게 된다는 걸 숨길 수가 없겠군요. 막말로 기업의 존재이유와 운영목적이 이윤의 추구라는 것은 경영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기초 중의 기초가 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일 테고, 설령 경영을 모르는 이들에게조차 이와 같은 내용은 누구나 인지할 수 있는 범위 이내의 것일 겁니다.

지금껏 국내 자동차업체나 수입 자동차업체에게 가져야 했던 배신감이나 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겁니다. 동일한 차량에 대해서 해외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내수시장에서 유통시키는 가격의 차이 정도는 그마나 애교수준일까요? 운전자의 안전을 담보로 하는 기능적인 면을 차치하고서라도 말입니다.

수입 자동차업체는 더 심했지요. 어찌보면 우리나라 자가운전자들은 수입자동차에 대해서는 맹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충, 적당히 가려운 곳만 긁어주면 판매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생각을 했는지 가격책정에서부터 서비스센터의 운영까지 모든 것을 놓고 보자면 완전 봉으로 여기는 듯한 인상을 많이 가져왔습니다. 오죽하면 얼마 전부터 국내에서의 영업을 시작한 수입차업체 하나는 서비스센터라는 것을 서울 영등포에다 딸랑 한개만 지정해놓고도 큰소리를 칠 수 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유럽에서 최고의 우수차량으로 지정되었으니 우리나라에서는 차량의 결함이나 서비스 발생 사유가 절대로 발견되지 않을 거란 자신감 때문일까요?

아무튼 국산차업체나 수입차업체가 앞을 다투어가면서 큰 폭의 할인정책을 펴고, 매력적인 할부제도를 전개한다는 것에는 쌍수를 들고 환영을 해야 되겠습니다만, 그렇게 하더라도 업체 측에서는 충분히 수익을 남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면 그동안 우리가 업체들에게 얼마나 크나큰 봉이 되어 살아왔는지 실감할 수 있겠더랍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