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에게 헬리코박터 윌을 상납한 이유
불탄의 開接禮/아내와 천사 셋 : 2010. 6. 1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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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하나 줘봐요"
"응? 이거?"
일주일 전, 그러니까 지난 주 토요일부터 불탄은 아침에 유제품을 하나씩 먹고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말부터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으니 벌써 근 30년 가까이 하루 두끼 인생을 살아온 것이죠. 그렇더라도 대학교 시절부터는 저녁에 술을 하는 날이 많았으니 꼭 하루에 두끼를 꼬박꼬박 챙겨먹었다고도 말을 할 수 없겠네요.
최근 들어 앉아있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몸을 움직이지 않다보니 배 나오는 속도가 작년보다 급속히 빨라지고 있음을 느끼겠더랍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저층 아파트 꼭대기 층인 5층까지 오르내리는 게 슬슬 부담스럽기도(잉? 벌써? 나이가 몇갠대?)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식사를 조금씩 해볼까 하는 요량으로 먼저 위와 장을 달래기 위해 저지방 유제품을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식까지는 아니었지만 단식 후에 사람들은 물부터 시작해서 미음, 죽, 간단한 밥과 국으로 식단을 옮겨가듯 근 30년이란 시간동안 먹지 않았던 아침식사를 갑작스럽게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였죠. 사실 그 이전에도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샌드위치나 시리얼도 가끔 먹긴 했지만 그때마다 화장실을 가야하는 불편함은 아마도 겪어본 사람만이 이해해 줄 것 같습니다.
재작년에는 아내가 정성들여 만들어 놓은 참치죽을 아이들이 먹지 않는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불탄이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었는데 너무나 맛나게 먹고 난 다음 첫 고속버스를 타고 청주에서 오금동까지 출근하는 3시간 가까이 걸리는 시간 동안 네번이나 화장실을 가게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당연스럽게도 매일 8시 30분에 사장님이 직접 주관하는 간부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었죠.
학창시절에도 아침에 우유 하나 먹는 날이라도 있으면 반드시 목적지까지 한방에 가지 못하고 뱃속에서 보내는 신호를 받아야 했었지요. 중간에 억지로 배를 움켜쥐고 참으면서도 신림역과 같이 내부에 화장실이 있는 전철역은 꼭 기억을 해야 되는 것이 만일 급한 마음에 내부에 화장실이 없는 전철역에 내리게 되면 승무원 아저씨가 있는 경우야 사정을 얘기해 볼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볼일을 보고 나서 승차권을 다시 끊어야 되는 것이 못내 억울했었지요.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아침을 조금씩 먹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저지방 유제품을 일주일째 하나씩 먹기 시작했는데 요즘들어 얼추 임신 20주차로 들어서기 시작한 아내는 점점 불러오는 배를 쓰다듬으며 불탄이 한모금 넘기고 있는 것을 탐욕의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급기야 지급명령(?)을 내리더랍니다.
'이크! 이거..... 날짜 맞춰서 받아놓은 건데...... 에이! 모르겠다. 이따가 하나 더 개비해 놓으면 되겠지, 뭐.' 혼자 속으로 순간적 짱구굴림과 함께 아주 부드러운(이라고 쓰고 느끼하다고 읽어야 될 듯) 웃음과 함께 새 것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와~ 이거 우유 냄새 안나고 맛있는데? 요플레 같애. 딸기맛도 나고......"
"엉? 그래? 다행이네. 입맛에 맞아서......"
아내의 말인 즉, 이제 본인의 입맛에 맞으니까 곧바로 나머지도 상납하라는 말씀이 되겠지요. 치사하게 유제품 하나 가지고 싸우자니 애들 보기도 민망해질 것 같기도 하고, 임신 중에 있는 아내 괜히 건드려 봤자 나중에 평생동안 들들 볶일 생각을 하면 그냥 지금 아낌없이, 미련없이 상납하는 것이 나아보입니다.
혹시나 싶어 임신 중 아내에게 조금이라도 안좋은 것이 있을까 싶어 한국야쿠르트 홈페이지에서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저지방>의 성분표시와 주의사항을 체크해 보기로 했습니다.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저지방에는 한방에서 한약재로 쓰이는 탱자와 강화약쑥이 포함되어 있다는데 원래는 쓴맛이 있었던 걸 제거했나 봅니다. 그래서 딸기맛을 추가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실, 불탄이 먹어봐도 잘 느껴지지는 않지만 딸기맛이 나면서도 뒷맛이 조금 씁쓸했던 게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나 봅니다.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1ml당 유산균이 1억마리 이상 잠재하고 있다고 하니 위나 장에도 좋을 것 같더랍니다.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남성의 60%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어 있기 때문에 술잔을 돌리거나 연인과의 키스와 같은 행동으로도 충분히 옮겨진다는 것인데요,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절대 술잔 돌리기만큼은 지양하도록 할 작정입니다. 키스는 어떡하냐고요? 에이...... 잘 아시면서...... ㅠ.ㅠ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아침식사를 어떻게 해볼까 싶어 준비했던 저지방 유제품 아내한테 상납하고 개털타게 됐다는 영양가 하나 없는 불탄의 넋두리라는 말씀이죠, 뭐.
"응? 이거?"
일주일 전, 그러니까 지난 주 토요일부터 불탄은 아침에 유제품을 하나씩 먹고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말부터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으니 벌써 근 30년 가까이 하루 두끼 인생을 살아온 것이죠. 그렇더라도 대학교 시절부터는 저녁에 술을 하는 날이 많았으니 꼭 하루에 두끼를 꼬박꼬박 챙겨먹었다고도 말을 할 수 없겠네요.
최근 들어 앉아있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몸을 움직이지 않다보니 배 나오는 속도가 작년보다 급속히 빨라지고 있음을 느끼겠더랍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저층 아파트 꼭대기 층인 5층까지 오르내리는 게 슬슬 부담스럽기도(잉? 벌써? 나이가 몇갠대?)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식사를 조금씩 해볼까 하는 요량으로 먼저 위와 장을 달래기 위해 저지방 유제품을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식까지는 아니었지만 단식 후에 사람들은 물부터 시작해서 미음, 죽, 간단한 밥과 국으로 식단을 옮겨가듯 근 30년이란 시간동안 먹지 않았던 아침식사를 갑작스럽게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였죠. 사실 그 이전에도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샌드위치나 시리얼도 가끔 먹긴 했지만 그때마다 화장실을 가야하는 불편함은 아마도 겪어본 사람만이 이해해 줄 것 같습니다.
재작년에는 아내가 정성들여 만들어 놓은 참치죽을 아이들이 먹지 않는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불탄이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었는데 너무나 맛나게 먹고 난 다음 첫 고속버스를 타고 청주에서 오금동까지 출근하는 3시간 가까이 걸리는 시간 동안 네번이나 화장실을 가게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당연스럽게도 매일 8시 30분에 사장님이 직접 주관하는 간부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었죠.
학창시절에도 아침에 우유 하나 먹는 날이라도 있으면 반드시 목적지까지 한방에 가지 못하고 뱃속에서 보내는 신호를 받아야 했었지요. 중간에 억지로 배를 움켜쥐고 참으면서도 신림역과 같이 내부에 화장실이 있는 전철역은 꼭 기억을 해야 되는 것이 만일 급한 마음에 내부에 화장실이 없는 전철역에 내리게 되면 승무원 아저씨가 있는 경우야 사정을 얘기해 볼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볼일을 보고 나서 승차권을 다시 끊어야 되는 것이 못내 억울했었지요.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아침을 조금씩 먹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저지방 유제품을 일주일째 하나씩 먹기 시작했는데 요즘들어 얼추 임신 20주차로 들어서기 시작한 아내는 점점 불러오는 배를 쓰다듬으며 불탄이 한모금 넘기고 있는 것을 탐욕의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급기야 지급명령(?)을 내리더랍니다.
겉면의 용기색깔에서 딸기맛 유제품의 느낌이 금방 다가옵니다 |
확실하게 저지방 표시마크가 보입니다 |
'이크! 이거..... 날짜 맞춰서 받아놓은 건데...... 에이! 모르겠다. 이따가 하나 더 개비해 놓으면 되겠지, 뭐.' 혼자 속으로 순간적 짱구굴림과 함께 아주 부드러운(이라고 쓰고 느끼하다고 읽어야 될 듯) 웃음과 함께 새 것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와~ 이거 우유 냄새 안나고 맛있는데? 요플레 같애. 딸기맛도 나고......"
"엉? 그래? 다행이네. 입맛에 맞아서......"
아내의 말인 즉, 이제 본인의 입맛에 맞으니까 곧바로 나머지도 상납하라는 말씀이 되겠지요. 치사하게 유제품 하나 가지고 싸우자니 애들 보기도 민망해질 것 같기도 하고, 임신 중에 있는 아내 괜히 건드려 봤자 나중에 평생동안 들들 볶일 생각을 하면 그냥 지금 아낌없이, 미련없이 상납하는 것이 나아보입니다.
뚜껑 안에 캡으로 밀봉포장 되어 있어서 더욱 좋더랍니다.
혹시나 싶어 임신 중 아내에게 조금이라도 안좋은 것이 있을까 싶어 한국야쿠르트 홈페이지에서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저지방>의 성분표시와 주의사항을 체크해 보기로 했습니다.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저지방에는 한방에서 한약재로 쓰이는 탱자와 강화약쑥이 포함되어 있다는데 원래는 쓴맛이 있었던 걸 제거했나 봅니다. 그래서 딸기맛을 추가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실, 불탄이 먹어봐도 잘 느껴지지는 않지만 딸기맛이 나면서도 뒷맛이 조금 씁쓸했던 게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나 봅니다.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1ml당 유산균이 1억마리 이상 잠재하고 있다고 하니 위나 장에도 좋을 것 같더랍니다.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남성의 60%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어 있기 때문에 술잔을 돌리거나 연인과의 키스와 같은 행동으로도 충분히 옮겨진다는 것인데요,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절대 술잔 돌리기만큼은 지양하도록 할 작정입니다. 키스는 어떡하냐고요? 에이...... 잘 아시면서...... ㅠ.ㅠ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아침식사를 어떻게 해볼까 싶어 준비했던 저지방 유제품 아내한테 상납하고 개털타게 됐다는 영양가 하나 없는 불탄의 넋두리라는 말씀이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