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난 일요일, 아이들과 함께 충북웨딩박람회를 관람하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들어가려는 요량으로 청주에서 가장 번화가라는 성안길로 향했다. 며칠 전부터 아이들이 구두를 사달라고 했던 터라 서둘러 식사를 하고 난 뒤 대형마트로 고고싱.

무척이나 더웠던 날이었기에 시원한 냉방시설에 흡족해 하면서 느긋하게 쇼핑을 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아이들의 관심이었던 구두 진열대 앞. 너무나 적은 수량의 구두 속에서 어렵게 아이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구두 하나를 찾아낼 수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치수만 확인하고 쇼핑 카트에 담아 계산대로 향했고, 이제 막 값을 치르려는 순간 구두에 매달린 보석형태의 유리 장식이 덜렁거리고 있는 것이 눈에 띄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큰애와 작은애 것으로 골랐던 두 제품 모두에게서.




물론 꼼꼼히 제품을 살펴보지 않은 내 잘못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만약 계산을 하고 집에 가서야 제품의 결함을 발견하였다면 또 얼마나 번잡스러워졌을까?

하자가 발생한 제품이나 이월상품을 참관인을 배석해 놓고 소각시키는 명품브랜드가 왜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는지 이해가 된다. 물론 대형마트에서 물품을 구매한다는 것 자체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필요한 것들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인지라 이렇게 비교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겠지만 그래도 하자가 발생한 제품을 진열대 위에 올려 놓고 판매한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불만을 키우는 어리석은 기업활동이 아닐까 싶다.

해당 매장의 홈페이지를 찾아서 들어가 보니 최고의 가치를 팔고, 최고의 가치를 갖는 유통회사라고 홍보하고 있던데......

원래 진열되어 있는 곳에 다시 갖다 놓고 오면서 아이들을 보자니 입이 한바가지나 나와 있었다. 예쁘게 신고 싶었던 구두가, 그것도 구두에 달려있는 유리장식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구두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형국을 맞게 되었으니 아이들의 실망감은 무척이나 컸었으리라.

밖에 나가 구두 전문점에서 더 예쁜 구두를 사주마고 약속을 하고서야 겨우 달랠 수 있었지만, 더운 날씨에 아이들 둘을 데리고 북적이는 인파 속을 헤맨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에 눈앞이 노래지는 걸 느꼈더라지?

아이들은 구두를 사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하였지만 몇 분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집에 가고 싶다고 칭얼대기 시작했다. 박람회 구경에서부터 종일 걸어 다녔으니 더운 날씨에 힘들어 하는 것은 당연지사.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두 아이는 모두 잠들어 버렸다. 고작해야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를 버텨내지도 못한 채. - By 불탄, 090813.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