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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언제나 발생가능한 위험이며,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돌발환경일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연구·개발 단계에서 한두 번 정도는 그 위험에 대해 개발자 입장에서 고민했을 거란 얘기인 거죠. 특히나 자동차와 같이 완성차가 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필요한 부품은 13,000여 개, 세부적으로는 2~30,000여 개의 부품이 유기적으로 조합되어야만 한다면 그 위험성에 있어서는 여타의 제품군보다 더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의 어느 자동차회사라도 리콜에 대해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테지요.

토요타가 또다시 리콜에 들어갔습니다. GM대우와 스바루도 마찬가지지요. 우리가 수입차를 선호하는 이유는 자동차의 안전성이나 운전자의 쾌적함, 탑승객의 안락함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국산차를 선호하는 이유에는 앞에서 언급했던 수입차의 장점보다 부품수급의 원활함을 포함한 A/S의 용이성에 그 의미를 두기 때문일 겁니다.

여러 자동차회사가 동시에 리콜에 들어갔지만 GM대우의 리콜에 따른 보상조치는 대단히 위험해 보입니다. 리콜이라는 것 자체가 해당 차량을 운행할 때 야기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일 텐데 화재의 위험이 있는 치명적인 결함을 GM대우 측은 현금으로 보상해준다는 논리를 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를 판매할 때는 여타의 자동차와는 차별화된 기능이라 소개를 하고, 홍보를 했을 텐데 그 기능을 담당하는 부품공급사가 도산을 했기 때문에 A/S가 되지 않자 해당 기능을 삭제하는 대신, 현금으로 보상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제의 기능은 워셔액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인데 과열로 인한 화재가 우려되는 부분이고요.

리콜 대상이 되는 차량의 종류나 댓수는 언급하지 않더라도 해당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오너들은 이미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게는 어느 제품이거나 A/S 기간이 명시되어 있을 것이고, 자동차와 같은 경우에는 완성차에 투입된 부품을 일정기간 동안 보유해 놓아야 할 것입니다. 그 차량이 단종된 모델이라 하더라도요.

그런 가운데 GM이 선택한 12만원 보상금과 해당 기능의 제거조치, 과연 그 방법 이외에 소비자를 달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특히 이번의 리콜조치는 2008년부터 동일하게 진행되어 왔던 것으로서 2년이 지난 지금에야 조치를 취하는 늑장 대처라는 것도 크나큰 충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해당 부품을 확보하거나 대치할 수 있는 노력을 충분히 했어야 했어야 할 터인데, 갑자기 툭 불거져 나온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도 되는 것처럼 부품 공급사의 파산을 들먹이고 있다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뿐입니다.


어쩔 수 없었다는 이번 조치는 앞으로는 절대로 없어야 하겠지만, GM대우가 생산자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차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세계 자동차 시장에 퍼뜨린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