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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행복했던 건 2010 남아공월드컵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어찌보면 남의 나라 잔치가 되어 버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축구공 하나를 쫓는 세계인의 시선 속에는 분명히 불탄의 눈길도 함께 따라다녔고, 멋진 장면에서는 수없이 감탄을 하였으며, 태극전사가 싸우는 날이라도 되는 양이면 목이 터져라 응원도 했었기에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던 6월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혹시 그거 아세요? 대한민국을 비롯한 네덜란드, 미국, 브라질, 포르투갈, 호주, 뉴질랜드,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등 9개 국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어쩌면 많은 분들이 쉽게 아실 것 같은데요, 그것은 바로 위에 열거한 9개 나라를 나이키가 공식 후원했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그들 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었던 유니폼은 페트병을 소재로 한 것이고요.


9개 국 대표팀 선수들이 입었던 페트병 유니폼의 비밀


어떻게 그게 가능한 일인지 아주 간단하게 설명해 볼께요. 폐기물 매립지에서 거둬들인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병을 깨끗이 닦아내고, 작은 조각으로 잘라서 녹이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폴리에틸렌(PET) 실을 섬유로 추출을 하여 옷을 만드는 거지요. 물론 이 과정에는 아주 특수한 기술과 공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진 유니폼은 기존 유니폼과 비교해 보면 15% 정도가 더 가볍고 통풍도 잘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운동량이 극심한 축구선수들에게 아주 안성마춤이라고 하네요.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이렇게 만들어진 각국의 유니폼에 들어간 재료비는 거의 공짜라는 겁니다. 또한 일반적인 폴리에스터 제조과정에 비해서도 30%까지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1300만여 개의 플라스틱 병, 총 25만4000㎏의 폴리에스터 폐기물을 일본·대만·중국 등지에 있는 매립지에서 수거했으며, 대략 8개의 폐플라스틱 병을 사용하여 유니폼 상의 한벌을 만들었다.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한 나라 중 9개 국가 대표팀 선수들이 착용했던 유니폼에 대해 나이키 측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친환경 섬유소재 개발 선두기업, 효성도 유니폼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기술이 나이키만의 전유물은 절대로 아닙니다. 다른 스포츠 전문업체들도 의류와 야외용 장비에 폐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하고 있으며 파타고니아는 그 가운데서도 명망이 아주 높습니다. 파타고이나는 폐자재를 활용하여 카페트, 플라스틱 용기, 자동차 부품, 포장재료, 데코레이션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코카콜라는 재활용병 티셔츠를, 언더아머는 자사의 친환경 라인 제품에 재활용 물품을 활용하여 경량의 스포츠 의류 생산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리복은 연말 미식축구리그(NFL)와 미국하키리그(NHL) 시즌에 맞춰 플라스틱 병으로 만든 티셔츠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효성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효성은 2/4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매출액 2조1738억 원에 영업이익 1754억 원을 달성했다는 거지요. 이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이뤄낸 이면에는 중공업·산업자재·화학·섬유 등의 핵심 사업부문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친환경 섬유 전시회에서 바이어와 상담하고 있는 모습



불탄은 효성이 이뤄낸 엄청난 실적에 있어 섬유부문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효성의 섬유 부문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스판덱스와 폴리에스테르를 기반으로 하는 차별화된 제품의 개발과 판매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 분기별 실적에 만족하기 않고, 하반기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글로벌 전략 지역에서의 스판덱스 신·증설을 진행하면서 세계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키워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도 하지요.

국내 최초로 리사이클 원사를 개발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효성을 좀더 자세하게 살펴보자면 지난 2007년 말과 2008년 초에 효성은 국내 최초로 어망 및 페트병, 원사 등을 재활용한 나일론 원사인 ‘마이판 리젠’과 폴리에스터 원사인 ‘리젠’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고, 지금은 매출증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원사 리젠



‘마이판 리젠’은 리사이클 공법 개발로 기존 나일론 제품을 원료로 재활용하기 때문에 석유화학제품의 소비가 줄어 들어 천연자원을 보존하고 온실가스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바다 속 어망 수거가 활발해 지면 해양 생태계 보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판 리젠은 일반 나일론 대비 자원소비 27%, 이산화탄소 배출 28%의 감소 효과가 있으며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환경을 생각하여 재활용 제품 사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일어나고 있어 친환경 소비 경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제품으로 기대 하고 있습니다.

또한 ‘리젠’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폴리에스터 리싸이클 섬유 브랜드입니다. 기존에 사용한 페트병, 폐원단을 녹인 후 다시 원사로 만들어내는 친환경 기술이 적용됩니다. 리젠은 일반 기능성 원단 대비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면서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으로서 33개의 PET병을 수거하면 1kg의 리싸이클 폴리에스터 원사의 생산이 가능하며, 1톤의 리싸이클 원사는 50년 수령의 136개의 나무가 1년간 흡수하는 CO₂량과 유사한 수치를 보인다고 하니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효성크레오라와 아셉시스





효성의 스판덱스 원사인 효성크레오라도 2008년 친환경 제품인 '크레오라 에코(creora® eco)'를 출시했습니다. '크레오라 에코'는 기존 스판덱스보다 저온에서 세팅이 가능하고, 세팅 속도가 빠르다는 점, 세팅 프로세스가 간결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CO2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입니다. 또한 기존 스판덱스보다 Heat Setting 온도를 15ºC 정도 낮출 수 있어 146대의 자동차의 연간 CO2 배출량인 127톤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가지고 있습니다.

효성은 이외에도 기존의 화학적 후 가공 기능성 시장을 대체할 다양한 친환경 기능성 제품 개발에 주력해 왔습니다. 특히 ‘에어로쿨 에코’, ‘원착사’, ‘프리즈마’ 등 원사 제품을 개발, 친환경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에어로쿨-생활속 제품



요즘처럼 움직이지 않아도 등줄기에 흐르는 땀으로 범벅이 되는 무더운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능성 웨어를 찾게 되지요. 조금이라도 땀을 빨리 흡수하고, 또 빨리 건조되는 기능성 웨어가 절실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섬유는 단면형태에 따라 수분흡수를 극대화 하고 신속한 건조를 유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섬유 단면의 차이는 원사를 뽑아내는 노즐의 모양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에어로쿨 단면 사진



효성은 이런 노즐제어의 핵심기술을 적용하여 효성에어로쿨이라고 하는 기능성 폴리에스터 원사를 이용해서 활동량이 많은 기능성 웨어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클로버 모양으로 생긴 에어로쿨 원사의 단면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표면적을 구현하기 때문에 일반 폴리에스터 2배 이상 땀흡수가 빠르고 신속한 건조를 도와준다고 합니다.

원리를 살펴보자면 머리카락의 20분의 1에 해당하는 굵기의 실에 미세한 구멍들이 많이 나있기 때문이라는데요, 이러한 기술을 인정받은 덕분에 아디다스·리복·필라 등 10여개의 유명 스포츠 업체를 비롯하여 레노마·아레나와 같은 수영복 업체, 그리고 K2, 노스페이스, 자칼 등의 등산복 업체에까지 원사를 공급하고 있다는군요.

이러한 ‘에어로쿨 에코’나 '원착사'는 화학 및 염색약품의 후처리 과정이 필요 없어 연간 10만 톤 규모의 산업폐수 배출을 줄일 수 있으며, 저온염색이 가능한 ‘프리즈마’ 역시 연료 절감을 통해 연간 6만 톤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고 있는데 6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7만대의 자동차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같은 수준이라고 하니 그야 말로 친환경사업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셉시스이미지

아셉시스가 적용된 제품 이미지



이 외에도 냉장고 문을 열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페트병에도 효성의 기술이 숨어 있습니다. 국내 처음으로 무균 상태에서 곡물음료 등 변질되기 쉬운 음료를 안전하게 페트병에 채워 넣는 효성의 아셉틱 시스템은 말 그대로 추출된 음료 원액을 완전 살균 처리한 후 단 한마리 세균도 살지 않는 페트병에 담는 설비로 전 세계적으로 아셉틱 페트 충전 설비를 갖춘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효성뿐이라고 합니다. 상온에서 진행되는 아셉틱 시스템으로 인해 음료의 안정성을 높여주고 고유의 맛도 유지시켜 준다고 하니 아셉틱과 시스템을 합성시켜 만든 효성아셉시스도 기억을 해 둬야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차나 음료용 페트병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효성이다 보니 병뚜껑과 페트병 하단에서 아셉시스 로고를 찾아보는 건 쉬운 일일 테지요.

마지막으로 효성이 친환경 소재산업과 함께 세계 1등을 향해 나아가고 실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소개하면서 기나긴 글을 마치겠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