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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일본에서는 담배값 인상을 단행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흡연자들의 사재기 열풍이 엄청 거세게 불고 있다고 하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던 말이 담배값 인상이었고, 인상폭과 시기를 한참 재고 있었으니 해당 관계부처에서는 일본에서의 사례에 촉각을 세우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담배라는 것은 참으로 묘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건강이라는 측면과 세제확보라는 측면이 대립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한국금연연구소와 같은 민간단체나 건강보험관리공단과 같은 공공기관에서는 담배의 유해성과 금연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담배값에 포함되어 있는 부가가치세, 담배 소비세, 지방교육세, 건강증진기금, 폐기물부담금, 연초생간안정기금과 같은 세금을 관장하고 있는 해당 부처나 지자체에서는 재원확보의 수단이 되고 있으니까요.

그와 함께 흡연자의 인권과 비흡연자의 권리가 항상 충돌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어느 한편으로 무게추를 움직이게 할 수도 없을 겁니다. 다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책의 방향은 비흡연자의 권리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쪽으로 흘러가는 형국이다보니 흡연자들의 자발적 금연이나 절연이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일본에서의 담배값 인상 시행은 어떤 면에서는 우리나라와 많은 유사점이 있어보입니다. 사실, 유럽이나 미주지역의 담배값과 비교해 보자면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담배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그러니 여러 연구기관에서 한가지로 입을 모아 발표하는 내용이 담배의 적정가격이 8,000원 정도라고 하는 거겠지요. 허나 한꺼번에 서너 배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인상한다는 것은 해당 품목의 성격과는 무관하게 많은 부작용을 야기하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니 우리나라와 비슷한 형편에 있는 일본의 사례를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겁니다.

3일 뒤면 인상된 담배값을 지불해야 하는 일본의 흡연가들은 몇 가지 예측가능한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십 갑에서 수백 갑의 담배를 사재기하고 있거나 금연에 필요한 보조제를 구매하면서 차분히 금연 준비를 하고 있거나, 담배값 인상에 묵묵히 따르거나, 담배값 인상에 대한 부당성을 호소하며 여론을 모으고 있거나 등의 방법을 통해서 말이죠.

어찌되었건 담배값의 인상은 지갑이 얇은 계층에게는 어느 정도 부담이 될 것이고, 금연에 대한 계기를 찾고 있던 계층에게는 다소간의 영향을 줄 수 있을 터이니 금연인구를 늘리는 요인으로서 적당할 겁니다. 다만, 담배값 인상에 대한 부당성을 호소하고 있는 일부 계층의 주장처럼
국민 건강을 담보로 담배세율을 인상하는 것이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한다면 시행에 앞서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도 있을 겁니다.

추석 연휴동안 수도권에서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많은 생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여러 단체들이 피해보상책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나 KT&G가 보여준 담배 판매점 92곳에 대한 피해보상책은 너무나도 신속하고 확실하였기에 놀랍기까지 하더군요. 어쩌면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면서도 그와는 상충되는 세금확보의 원천을 감싸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니까요.

일본의 사례가 우리나라에 모범답안이 될 수는 없을 겁니다. 허나 어느 정도 비교대상은 될 수 있겠지요. 혹시 일본의 담배값 인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지를 관심을 갖고 지켜 본다면 우리나라가 취하게 될 양상도 그려지게 되지 않을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