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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라는 나라를 언급할 때 당신은 무엇이 연상되시나요?

농민들에게는 풀기가 적은 "안남미(월남쌀)"나 "국제결혼"이 무엇보다 먼저 떠오르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또한 70년대에 군복무를 하였던 세대들에게는 아무래도 월남전(베트남전쟁)이 연상되기도 할 겁니다. 어쩌면 70~80년대의 민주화 투사들에게는 "베트남전쟁사"와 같은 서적을 근거로 하여 "베트남이 공산화 된 것으로 봐야 한다 vs 민족적 독립으로 인정해야 한다"라는 대립적인 해석을 놓고 논쟁을 벌였던 기억이 생생할지도 모르겠군요. 언젠가부터는 월남쌈이나 쌀국수 체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신세대들에게 베트남은 길거리 음식이나 별미스러운 메뉴가 많은 나라라는 인식도 심어졌을 것이고, 여행블로거들의 소개가 많아짐에 따라 오토바이 천국으로서의 이미지도 생겨났을 겁니다.

불탄에게는 우리나라가 정치적·경제적인 목적을 가지고 참전할 수밖에 없었던 월남전쟁이 우선적으로 떠오릅니다. 6.25를 겪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국제적인 입지나 외화벌이를 위해서라도 젊은이들의 피를 흘려야 했던......

소설과 영화에서는 "하얀전쟁"이라는 제목으로 월남전을 다루었고, 직접적으로 월남전을 경험치 못한 이들은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월남전에 대한 이해를 어렴풋이나마 갖게 되었을 겁니다. 물론 수애의 빗물 속 연기로 호평을 받았었던 영화 "님은 먼 곳에"도 월남전을 소재로 했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베트남은 아시아 지역에서 한류를 이끌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의 드라마나 영화, 음악에 무척이나 열광하고 있지요. 그러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자동차와 가전제품, 심지어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Made in Korea"에 환호하고 있다는 뉴스가 끊이지 않는 걸 보면 우리 정부나 우리 기업들로서는 정말로 고마운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오늘 불탄이 쓰고 싶었던 내용은 포스트 제목에도 드러나 있듯이 베트남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는 쵸코파이에 대한 소식입니다.

우리는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 쵸코파이가 갖고 있는 브랜드 파워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결혼답례품으로 준비할 만큼 그 위상이 엄청나지요. 지인의 집을 방문할 때 들고 가는 선물로나, 부유층 자녀가 자신의 생일 상차림 음식으로 가장 선호하는 메뉴라고도 하더군요.

물론 이런 유행을 만들어 내기까지 오리온에서 펼쳤던 마케팅이 돋보였던 게 사실입니다.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면서도 고가정책을 추진했는가 하면, 현지화전략에 맞게 붉은색 포장의 컬러마케팅을 펼치기도 했었으니까요.

이미지 출처 - 주간무역


이러한 중국에서의 성공전략을 쵸코파이는 베트남에서도 그대로 적용시켰던 것 같습니다. 길거리 음식천국이라 불리울 만큼 간식문화가 발달된 나라의 특성을 잘 파고 들었던 전략도 주효했겠지요. 2006년도에 현지공장을 세운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쵸코파이는
현재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60%라는 절대적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으며, 작년도 매출만 하더라도 쵸코파이 단일 품목으로 2,300만 달러라는 놀라운 실적을 거두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언젠가 우리나라 청소년의 음식에 대한 의식구조를 알아본 설문조사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설문 응답자들에게 자신이 죽은 후 제사상에 어떤 음식이 올려지면 좋겠냐는 질문이었고, 많은 응답자들이 내놓은 답변에는 피자와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를 선택했다는 내용이었지요.

그리 멀지 않는 나라, 베트남에서는 제사상에 쵸코파이를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베트남의 제사풍습이 온전하게 우리나라의 제사와 일치하지는 않을 겁니다. 허나 베트남인들이 생각하는 제사라는 것은 "조상이 있는 저승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죽음의 의미"이며, "저승에 있는 조상은 항상 현실세계를 왕래하면서 자손들을 보호하기 때문에 그 자손들은 조상에 대한 제단을 만드는 것"이라 하였으니 아주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베트남의 제사상에 술을 따르며, 군대에서는 생일케이크의 대용으로도 이용되는 쵸코파이가 제사상 한켠에 놓여있는 모습을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쵸코파이와 바카스가 단일 브랜드가 가진 힘으로 존폐의 위기 속에서 신음하던 해당 기업을 살려냈던 것처럼 앞으로 이와 같은 파워를 가진 "Made in Korea" 제품이 세계시장에 더욱 더 많이 진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