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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얼추 오후 5시가 되어갈 무렵에 낯선 발신자 번호(02-2250-42XX)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비씨카드입니다. 불탄 고객님 맞으시죠?"
"네. 무슨 일이시죠?"
"고객님의 비씨카드 포인트가 곧 소멸될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요......"

내용인 즉, 이렇습니다.

불탄이 사용하고 있는 비씨카드의 포인트가 얼마 안있어 소멸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허니, 기껏 적립해 놓은 포인트가 아까우니까 그 포인트를 대신해 보내주는 물품을 받으라는 거였죠.

기껏 권유한다는 물품이란 게 썬크림이었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주소를 확인하는 작업으로 쳐들어 오고 있으니......

순간, 이건 아니다 싶더랍니다.


평소에 불탄은 대금청구서나 사용내역을 이메일로 받고 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안내는 전부 이메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뜸 전화를 걸어 포인트를 대신하여 그만큼의 물품을 받으라니요? 그것도 딱 하나의 제품만을 찝어서 권유한다는 것이 변종바이러스, 아니 변종 보이스피싱을 의심케 하더랍니다.

"필요없습니다. 요즘 하도 세상이 험악해져서 이런 식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믿을 수가 없네요."
"여기 비씨카드사에요. 고객님의 포인트가 소멸되기 전에 안내를 해드리는 거예요."
"아! 그러세요? 그럼 제가 무슨 무슨 카드를 쓰고 있는데요?"
"비씨카드에서는 여러 비씨카드를 통합해서 관리하는데요, 농협중앙회도 있으시고......"
"됐어요. 필요하면 제가 비씨카드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제게 필요한 물품으로 신청할께요. 얼굴 새카만 놈이 무슨 덕을 볼라고 포인트를 날려가면서 썬크림을 받겠습니까?"
"아... 네... 그러시겠어요?"


전화를 끊고 나서 비씨카드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습니다. 불탄에게 적립되어 있는 TOP 포인트와 NH 포인트의 점수를 확인했지요. 기가 막히게 포인트의 총 합계점수는 안내받은 그대로였습니다. 다만 소멸예정 포인트라고는 단 1점도 표시되어 있지 않더랍니다.

평소 불탄은 적립되는 TOP 포인트를 있는대로 쓰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포인트 사용처는 이제 생후 7개월이 다 되어가는 막내딸의 분유와 기저귀를 구매하는 오픈마켓이고요. 구매액의 일정비율 만큼을 TOP 포인트로 대신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은 구매액에 따라 몇천 원에서부터 몇만 원까지 아끼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으니 나름대로는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니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냥 무신경하게 그러려니 하면서 주소확인을 해 주고 적립되어 있던 포인트를 날렸더라면 얼마 안있어 또 구입해야 할 분유와 기저귀를 사게 될 때는 분명히 속이 쓰렸을 테니까요. 지금으로선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썬크림만을 매만지면서 말이죠.

만약 비씨카드 회원님께서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가끔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소멸예정 포인트가 있는지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래야 혹여라도 저와 같은 형태의 전화를 받게 되실 때, 보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테니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