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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대개 소비 시장을 ‘거시적으로(Macro)’ 바라보고 규모가 큰 시장을 공략한다. 시장의 기회를 찾는 마케팅 기법인 시장 세분화도 ‘규모의 경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결국 ‘주류 고객’이 대상이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관점에 변화가 일고 있다. 시장이 포화되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더욱 복잡·다양해짐에 따라 소비 시장을 ‘미시적(Micro)’으로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마케팅 개념이 바로 ‘마이크로트렌드(Microtrend)’다.

마이크로트렌드는 ‘소수의 열정적 집단이 동조하는 작은 변화’를 의미한다. 이제 몇몇의 거대한 트렌드가 시장을 지배한다는 상식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향후에는 소수 집단의 작은 트렌드, 틈새 그룹의 열정적 취향이 소비 시장에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기업은 시장에 존재하는 수많은 마이크로트렌드들 중에서 ‘잠재력이 큰’ 마이크로트렌드를 감지하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또한 발견한 마이크로트렌드를 대중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마케팅 역량이 중요하다.






‘작게 생각하라(Think small)’. 1960년 독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비틀(Beetle)을 출시하면서 내세운 광고 메시지다.

당시 미국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은 ‘길고 낮은 차’였다. 자동차 기업들은 그것이 시장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길이라 여겼고, 최대한 길면서 높이가 낮은 차를 추구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다르게 생각했다. 모든 사람들이 ‘길고 낮은 차’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작고 귀여운 차를 선호하는 고객들은 분명 일정 규모로 존재하고, 이들의 욕구에 적극 부합함으로써 미국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도 가능하다는 생각이었다. 폭스바겐의 이러한 생각은 당시로서는 혁명이었다. 성공이라는 것이 온통 영역과 규모의 확대를 의미하던 시절에 관점과 규모의 축소를 요구하는 광고였으니 말이다. 자동차를 사고 타는 일에서도 미국 사람들은 '크게'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비틀의 인기는 선풍적이었다. 당시 언론들은 ‘스몰 파워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비틀의 경쟁력에 박수를 보냈다. 비틀은 미국이 경제력을 앞세워 글로벌 슈퍼 파워로 부상하던 시기에, 주류문화에 대응하는 반문화 현상의 사례로 평가되었다.

비틀은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에 ‘작은 관점으로 세상을 보라’는 메시지를 20년 넘게 전달하였다. 요즘 시장은 어떻게 변했는가? 시장은 더욱 세분화되고 개인의 선택은 점점 더 개별화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시장을 ‘미시적(Micro)으로’ 바라보자는 마케팅 개념인 마이크로트렌드가 주목 받고 있다. 마이크로트렌드는 세상을 ‘거시적(Macro)’으로, 즉 크게만 보는 데 익숙한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 관(觀)을 제공한다.


Ⅰ. 마이크로트렌드의 부상


소수의 열정적 집단이 동조하는 작은 변화, 마이크로트렌드

애견과 이별하는 사람들(애견 사망 증후군), 결혼 안 하는 남자, 운동 중독자, 구두 수집광, 수염 기르는 사람들, 마른 사람들의 살찌기 노력, 쌍둥이 엄마들의 육아 일기…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KBS 교양프로 ‘30분 다큐’의 주제들이다. 30분 다큐는 우리가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독특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소개한다. 다양한 삶의 군상에 공감이 간다. 예컨대 애견과 이별하는 사람들은 애견 인구 1,000만 시대에 일부 애견인들의 열정적인 삶을 보여준다. 그들은 애지중지 기르던 애견이 죽었을 때 가족이 죽은 것처럼 슬픔에 빠지고, 심지어 우울증과 거식증과 같은 정신적 장애까지 겪게 된다. 그들은 애견의 장례를 위해 경기도 인근의 애견 화장터를 이용하기도 한다.

마이크로트렌드(Microtrend)는 소수의 열정적 집단이 동조하는 작은 변화를 의미한다. 마이크로트렌드는 시장에서 소비 집단 또는 문화 조류 형태로 나타난다. 마이크로트렌드는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의 대선전략 책임자였던 마크펜(Mark Penn)이 그의 저서 마이크로트렌드에서 처음으로 소개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마크펜은 익스트림 통근족(출퇴근 거리가 매우 먼 사람들), 태양 혐오족(태양을 피하고자 하는 사람들) 등과 같이 독특한 삶을 사는 소수의 사람들을 통칭해 마이크로트렌드로 이름 지었다. 그는 이제 몇몇의 거대한 트렌드 만으로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으며, 오늘날 분파적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트렌드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이크로트렌드는 시장 규모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마이크로트렌드를 주도하는 집단이 그들만의 정황에 맞는 독특성을 기반으로 관습에서 벗어나 행동하고, 구성원의 수도 작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가 주류 관점에서 운영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비주류에 해당하는 마이크로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지는 면도 있다.


마이크로트렌드 vs. 패드 vs. 트렌드 vs. 메가 트렌드


트렌드는 그것이 지속하는 시간적 길이와 동조하는 소비자의 범위에 따라 패드(Fad), 마이크로트렌드, 트렌드, 메가 트렌드로 구분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마이크로트렌드는 소수의 소비자가 동조하는 작은 변화를 의미한다. 소비자의 일상에는 수많은 작은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 기업에게는 수많은 마이크로트렌드들 중에서 최소한의 규모의 경제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 가치가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트렌드보다 동조의 범위가 넓고 지속 시간이 짧은 트렌드를 보통 패드라고 부른다.패드는 사전적 의미인 ‘일시적 유행’에서 추론할 수 있듯이, 대부분 1년 이내로 짧게 지속되는 변화를 의미한다. 흔히 사람들이 ‘유행’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엄밀히 따지면 패드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때가 많다. 예컨대 2004년에 유행했던 남성용 꽃무늬 셔츠를 들 수 있다.

트렌드는 상당 기간 동안 지속하며 대다수 사람들이 동조하는 변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이크로트렌드, 패드, 트렌드, 메가 트렌드를 엄밀하게 구별하지 않고, 그냥 ‘트렌드’라고 지칭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트렌드를 포괄적인 의미로 부를 때는 ‘넓은’ 의미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마이크로트렌드보다 동조 범위가 크고 패드보다 오랫동안 지속하는 현상에만 ‘트렌드’라는 용어를 한정적으로 사용할 때에는 ‘좁은’ 의미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후자의 사례로는 최근 IT산업에서 지속되는 ‘컨버전스(Convergence)’를 들 수 있다.

메가 트렌드는 전세계 사람들이 동조하며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향을 의미한다. 메가 트렌드는 미래학자 존 나이스빗이 만든 용어로서 ‘글로벌 경제, 분권화’ 등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 사회의 거대한 조류를 뜻한다. 메가 트렌드는 사회, 경제, 기술상의 변화를 수반하는 복잡한 과정을 밟는다.

여기에서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바로 마이크로트렌드와 트렌드의 구별 문제다. 어떤 현상이 마이크로트렌드인지, 아니면 트렌드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트렌드 사회학에서는 둘을 구별하는데 도움이 되는 세가지 관점을 제시한다. 첫째, 관찰하기 쉬운가? 둘째, 모방은 용이한가? 셋째, 언론이 자주 그것을 보도 하는가? 지금 던진 질문에 대한 대답이 모두 긍정적이면 어떠한 스타일이나 취향이 트렌드일 가능성이 높다.


Ⅱ. 마이크로트렌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트렌드의 종류가 이처럼 다양하다면 과연 어떤 트렌드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물론 기업에 따라, 그리고 주어진 상황에 따라 관심 있는 트렌드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마이크로트렌드가 특히 주목 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라이프스타일의 다양성 증가와 극 세분화 가속화


첫째,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복잡·다양해지고 있다. 모든 것이 빨리 변화하는 요즘은 개인마다 사회적 변화를 수용하는 태도나 가치관이 달라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다양성은 트렌드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 과거에 트렌드는 비교적 장기간 안정적으로 지속되었으며, 변화 양상도 점증적이었다. 따라서 예측하기도 용이했다. 일단 유행을 타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중 모두가 동조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더 이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 트렌드가 세분화된 소비자 집단별로 다양해지고 있으며, 지속기간이 짧고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방향적 모호성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트렌드 예측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둘째, 시장의 극 세분화(Micro-segmentation)가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이 포화되어 감에 따라 기업은 새로운 수요를 찾기 위해 시장을 더욱 잘게 쪼갠다. 예컨대 인터넷 쇼핑몰은 다양한 상품군을 취급하는 종합몰과 특정 상품군에 특화된 전문몰로 나뉘는데, 최근 들어 전문몰이 급속하게 증가하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문몰 수는 2001년 1,705개에서 2007년 4,260개로서 최근 6개년 간 약 2.5배 늘었다.

기업들은 세분화된 고객 욕구에 대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요즘 휴대폰 업계에서 유행인 세그먼트(Segment) 마케팅이 대표적 예다. 얼마 전 LG전자는 터치폰이 트렌드인 요즘, 폴더 스타일의 롤리팝을 출시하여 성공하였다. 철저하게 1723세대(고등학생부터 대학생)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진 롤리팝은 출시 후 4개월 만에 50만대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혁신 비즈니스 발굴에 기여하고 트렌드로 진화 가능


셋째, 마이크로트렌드는 혁신 비즈니스 발굴에 도움이 된다. 유망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추진하기 위해서는 미래 환경 변화의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예측은 현재의 트렌드를 읽고 그 연장선상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현재 수요 패턴이나 기술이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단선적 접근법을 취함으로써 해당 트렌드의 영향력 약화 등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패턴이 변화할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주류 트렌드만을 추종할 경우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레드오션적인 사업을 반복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해당 트렌드를 읽고 시장을 선점한 선도자들이 다수 존재하는 한편, 시장에 정보가 상당히 노출되어 다수 기업들이 비슷한 방향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주류 트렌드에서 벗어난 차별적 트렌드를 읽을 수 있어야 유망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트렌드는 이러한 목적에 부합한다.

넷째, 마이크로트렌드를 트렌드로 확대하여 사업의 규모를 키우는 것도 가능하다. 트렌드의 진화 모습을 보면, 트렌드는 마이크로트렌드에서 진화하는 경향이 크다. 물론 어느 날 갑자기 전염처럼 번져 트렌드가 되어 버린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 트렌드는 마이크로트렌드에서 발전한다. 다만 다수의 대중들이 특정 마이크로트렌드의 실체에 대해 깊이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요즘 메트로섹슈얼(화장 등 외모를 가꾸는데 적극적인 도시 남성)은 널리 유행하는 트렌드다. 하지만 국내에 메트로섹슈얼이라는 신조어가 처음 소개되었던 2003년에는 특이한 취향을 가진 소수 남자들의 소비 행태, 즉 마이크로트렌드였다. 요즘 상황은 어떠한가? 현재 남성 화장품 시장은 전체 시장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고, 남성용 아이라이너가 나올 정도로 상품도 다양해졌다. 메트로섹슈얼은 패션, 미용 등 외모관리 산업에서 남성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마이크로트렌드를 트렌드로 만들어 사업의 규모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트렌드는 시대적 우연성 등과 같은 ‘상황의 힘’에 의해 형성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기업이 마이크로트렌드를 트렌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서 전략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인터넷이 비주류 시장의 성장 잠재력 확대

마지막으로, 인터넷의 발달이다. 인터넷은 마이크로트렌드의 확대를 촉진한다. 마이크로트렌드의 소비 집단은 블로그 등을 통해 인터넷에서 상호 관심사를 공유한다. 최근 웹2.0으로 부상한 롱테일 경제는 마이크로트렌드의 개념과 밀접하다. 롱테일은 수요곡선의 꼬리 부분이 머리 부분보다 길어짐에 따라 그 동안 간과되었던 틈새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마이크로트렌드도 유사한 사고에 근거한다. 바로 소수 소비집단, 비주류 고객의 움직임에도 주의를 기울이자는 것이다. 그 동안 거시적인 시장 세분화에 치우쳐 보이지 않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고객층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Ⅲ. 주목할 만한 마이크로트렌드


지금까지 마이크로트렌드의 개념과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 시장의 마이크로트렌드에는 무엇이 있을까? 타운 와칭, 소비자 인터뷰 등을 통해 ‘규모가 큰 마이크로트렌드’를 예시적으로 추출하였다. 추출된 마이크로트렌드는 총 14가지로서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 차별적 가치 추구형이다. 개성을 중시하고 독특한 취향을 선호하는 문화 코드 또는 소비 집단들이다. ▲ 소문난 문화 거리 ▲ 제3세계 문화 ▲ 환타스티시즘(환상과 모험을 소비) ▲ 파워 인디(일부 인디 문화의 대중적 인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고정관념 타파형이다. 전통적인 성 역할이나 세대에 대한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소비 집단들이다. ▲ 남성 전업 주부 ▲ 열정적 노년(Apple 세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 新가족형이다. 인구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형성된 새로운 가족 형태다. ▲ 다문화 가정 ▲ 청년 귀농족(Re-farm족) ▲ 불임 부부 ▲ 늙은 아빠(중년에 늦둥이를 가진 남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넷째, 건강(신체) 및 여가형이다. 건강을 중시하며 취미에 몰입하는 집단들 또는 다수의 사람과는 다른 신체적 특성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 가려운 사람들(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 ▲ 채식주의 ▲ 왼손잡이 ▲ 취미 활동족 등이 이에 해당한다.

네 가지 유형의 마이크로트렌드를 시장 파급력 측면에서 평가하면 차별적 가치 추구형이 가장 높은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하에서는 차별적 가치 추구형에 속하는 마이크로트렌드들의 사례를 예시적으로 살펴본다.


소문난 문화 거리

서울 강남역(1990년대 초반)→압구정동 로데오거리(1990년대 중반)→청담동(1998∼2000년대 초반)→도산공원 앞길(2004∼2006년)→신사동 가로수길(2007년 이후). 서울 논현동에서 태어나 대치동에서 자란 ‘강남키드’ 김모씨(32)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본 ‘서울의 유행 지도’다. 돌이켜보면 한국의 유행은 좁은 골목길에서 시작된 적이 많았다.

소문난 문화 거리는 평범한 상권의 모습에서 벗어나, 상권이 더욱 세분화되면서 독특한 색깔을 가지게 된 ‘유행의 거리’다. 과거에는 서울 대학로, 인사동, 압구정 골목이, 근래에는 홍대앞, 청담동, 삼청동, 신사동 가로수길 등이 대표적 예다. 한국에서 ‘유행의 거리’는 단순히 걸어 다니는 곳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키워드가 바로 문화 거리에서 시작된다. ‘X세대’ ‘참살이(웰빙)족’ ‘브런치족’ ‘퓨전’ 등 많은 소비 종족들과 소비 코드들이 문화 거리에서 태어났다. 작은 골목길에서 유행하는 마이크로트렌드가 트렌드로 커지게 된 것이다.

소문난 문화 거리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트렌드 리더나 보통 사람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그곳을 찾는다. 광고회사 TBWA는 문화 거리들의 독특한 분위기를 단일어로 개념화 하여 주목을 받았다. ‘대학로는 표현, 홍대앞은 열정, 삼청동은 경륜, 인사동은 전통, 청담동은 과시, 가로수길은 로망’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중에서도 신사동 가로수길이 단연 화제다. 신사동 제이 타워에서 압구정동 현대고등학교까지 불과 600미터 남짓한 이 짧은 길이 불과 몇 년 사이 트랜드 리더를 집결시키는 뜨거운 거리로 자리잡았다. 가로수길에 새로 생기는 인테리어 소품점, 카페, 와인 전문점은 블로그나 잡지에 거의 실시간으로 소개되고 있다.

가로수길의 독특한 감성이나 아이템을 사업에 활용하는 기업이나 개인도 늘고 있다. 한 인터넷 쇼핑몰은 가로수길의 패션 매장을 웹 카달로그 형태로 재현하여 매장과 상품의 다양한 사진을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가로수길에 샵을 보유한 유명 디자이너들의 홈쇼핑 진출이 늘고, 많은 기업들이 광고에 가로수길의 정취를 담고 있다.

왜 사람들은 가로수길에 모이는 걸까? 가로수 길이 홍대앞이나 청담동과도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은 건 사람들이 지금 원하는 것, 꿈꾸는 새로운 삶의 방식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는 무엇이 있을까? 예컨대, 당당한 나홀로를 들 수 있다. 가로수길에는 혼자인 사람이 많다. 최근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즐기는 나홀로 라이프스타일이 증가하고 있는데, 가로수길은 이러한 ‘당당한 나홀로’가 제대로 대접받는 곳이다. 느긋하게 샌드위치를 먹는 사람, 길을 서성이며 카메라에 풍경을 담는 사람, 쇼윈도를 구경하는 사람.. 혼자 가로수길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혼자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만의 여유를 즐긴다. 이처럼 가로수길을 보면 변화하는 현대 소비자의 일면을 빠르게 탐색할 수 있다.

소문난 문화 거리는 신소비 문화의 발원지로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또한 소문난 문화 거리는 기업이 최신 시장 정보를 얻고 트렌드 리더의 최신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서 활용도가 매우 크다.


파워 인디

영화 ‘워낭소리’는 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요즘 100만 관객을 넘지 못하는 영화가 흔한 상황에서 이 숫자는 기적이라고 한다(참고로 독립영화의 성공 기준은 관객 1만 명이다). ‘똥파리’도 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인디 문화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주류 문화에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상업적 목적에서 벗어난 문화다. 최근 인디 문화가 세상을 놀라게 한다. 워낭소리와 똥파리의 성공에 이어 소명, 낮술 등이 잇따라 성공했다. 일부 인디 음악도 흥행에 성공했다. 3만 5천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장기하와 얼굴들’은 희망의 빛을 쏘았다. 요즘 아무리 인기가 좋아도 1만 장 넘는 음반이 흔치 않은 현실에서 거둔 놀라운 성과다. 언니네 이발관(3만 장) 등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디 음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언론이 주목하기 시작했고, 대중의 관심도 높아졌다.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치는 인디 밴드도 부쩍 늘었다.

최근에는 인디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기업은 인디 문화를 소재로 기존 이미지를 변신하고 차별화한다. 예컨대 올림푸스는 인디 밴드 ‘요조’의 노래를 광고 음악으로 활용했고, 삼성증권은 그래피티, 바디페인딩과 같은 인디 문화를 광고 소재로 삼았다.

주류문화와 주변문화의 상대적 부침은 항상 존재해 왔다. 문화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다양해지고 있는데 주류문화가 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때, 사람들은 눈을 돌리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주변문화가 주류문화를 대체할지 모른다고 기대하는 건 무리다. 자유스러움을 특징으로 하는 인디 문화가 제도권 안에 들어오는 순간, 그 속성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최근 일부 인디 문화의 성공은 주류 문화를 향해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겉모습은 화려하지 않아도 내용이 보편적이고, 콘텐츠가 뛰어나면 통한다는 성공의 기본 원리를 말이다.

향후에도 인디 문화에 대한 관심은 인터넷을 통해 더욱 확대될 것이다.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희소성이 있고 남들과 차별할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전파한다. 인디 코드가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면서 동시에 소비의 대상으로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예컨대 ‘장기하와 얼굴들’은 한 음악 방송에 출연해 독특한 춤과 중독적인 리듬의 노래를 선보였고 네티즌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장기하의 오리지날 음악 뿐만 아니라 네티즌들이 직접 수정한 UCC들도 널리 퍼졌다는 것이다.


Ⅳ. 마이크로트렌드 읽기 활용하기


지금까지 마이크로트렌드를 예시적으로 살펴 보았다. 언급된 것들 이외에도 시장에는 수많은 마이크로트렌드들이 있다. 따라서 핵심은 마이크로트렌드 각각에 대한 대응 보다는 ‘가치가 큰’ 마이크로트렌드를 감지하는 ‘혜안’을 갖는 데에 있다. 또한 발견된 마이크로트렌드를 작은 시장에만 머물게 하는 게 아니라, 이를 대중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는 마케팅 역량이 중요하다. 이하에서는 마이크로트렌드를 감지하고 이를 대중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생생한 시장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

기업이 가치가 큰 마이크로트렌드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해석해야 한다. 이를 위한 몇 가지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쿨 헌터(Cool Hunter) 활용

쿨 헌터는 소비자로 구성된 ‘유행 사냥꾼’이다. 기업은 쿨 헌터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쿨 헌터는 최신 시장 정보와 자신의 소비 내역을 기업에게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쿨 헌터는 소비자와 기업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쌍방향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의류 업체인 자라는 전세계의 패션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보 포착의 속도가 가히 최첨단을 달리고 있어 패스트(Fast) 패션 브랜드라는 개념을 최초로 알린 기업이다. 자라는 전세계 1,000여 명으로 구성된 쿨 헌터로부터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최신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 받는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전세계 720여 개 매장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신제품을 선보인다.

이제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는 초단위로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감지하기에 역부족이다. 고객의 힘을 빌려 시장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마켓 인텔리전스’ 활동의 스피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실생활에서 고객 행동을 직접 관찰

또한 기업은 실제 생활에서 고객의 행동을 직접 관찰하는 ‘참여 관찰법’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찰에는 단순한 조사의 관점이 아니라 문화 인류학의 관점에서 고객과 교감을 가질 수 있는 노력이 중요하다. 기업은 관찰을 통해 고객도 인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제품이 고객의 소비 공간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LG전자 소비자 연구소는 미국 고객의 ‘홈 인테리어 변화에 따른 LCD TV에 대한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고객의 집을 방문하여 그들의 생활을 관찰하였다. 관찰 결과 고객의 가옥 구조가 기존에는 거실, 침실 등이 분리된 공간이었으나, 최근 리모델링으로 하나의 공간으로 넓혀지고 있고 가족들이 거실에서 생활하는 비중이 늘어남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미국에서 대형 TV에 대한 니즈가 더욱 커지고 있음을 확신하였다.


고객 세분화 활동의 업그레이드

마이크로트렌드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고객 세분화 방식에 있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이제 기존의 단순한 방식으로는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복합적 고객 세분화 접근법 활용

기업은 연령, 소득 등 인구통계학적 접근 이외에도 라이프스타일과 구매행동 등을 함께 고려한 복합적인 세분화 접근법을 활용해야 한다. 세분화 변수 사이의 유기적 복합성을 고려함과 동시에 어떤 새로운 변수를 도입해야 할 것 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구 특성을 감안한 세분화는 이미 시장이 포화일 정도로 니즈가 충분히 충족되고 있다. 하지만 심리적 변수와 구매 행동적 변수에 의한 세분화는 연령 등의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시장을 규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정확한 통계 분석과 상상력이 합쳐지면 종래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수도 있다.

또한 기업은 상향식 접근(bottom-up approach)법에 기반한 고객 세분화도 병행해야 한다. 시장 세분화는 커다란 시장을 어떠한 기준에 입각해 작은 동질의 시장으로 나누는 과정으로 하향식 접근(top-down approach) 법이다. 이제는 관점을 바꿔 ‘밑에서 위를 보는’ 시각도 중요하다. 즉, 상향식 접근법은 독특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 집단을 탐색하여, 그들을 하나의 시장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미시적 라이프스타일을 세밀하게 탐색해야 한다.


고객 세분화 결과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기업은 고객 세분화의 변화를 모니터링함으로써 마케팅 활동의 시의성과 효과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고객의 변화하는 패턴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시장에서의 성공요인이다. 고객의 패턴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더 이상 유망하지 않은 고객에게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패턴 변화 추적을 위해 신속하게 행동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IBM비즈니스 가치연구소가 ‘유럽 100개 기업의 고객 프로필 추적과 재평가 주기’를 연구한 결과, 적지 않은 기업들이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조사 대상 기업의 14%는 고객 재평가를 전혀 하지 않고, 4%는 수 년에 한번, 35%는 1년에 한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 추적의 이상적인 주기는 고객 세분화의 목적, 업종 등에 따라 기업 마다 다를 수 있다. 기업은 자사 상황에 맞는 고객 재평가 주기를 설정하여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다양한 마이크로트렌드를 재구획화

마이크로트렌드는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마이크로트렌드는 대기업에서 수익성의 한계로 인해 공략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기업은 다양한 마이크로트렌드를 재구획화(Re-segmentation)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재구획화하기 위한 한가지 방법은 마이크로트렌드들의 공통 분모를 찾고 공략하는 것이다. 즉 다양한 고객층의 니즈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본원적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더불어 개별 마이크로트렌드 고객들의 특정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본원적 상품 전략에 보완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바로 ‘옵션’ 즉 다양한 선택 사양의 제시다. 본원적 상품이 공통 분모를 통해 공통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면, 옵션은 ‘내 맘대로 골라 즐기려는’ 개별적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상품 요소다.

최근 하나의 본원적 상품에 여러 개의 선택사양이 결합된 ‘레고블록’ 방식의 상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예컨대, MBC 예능 프로인 ‘우리 결혼 했어요(우결)’를 들 수 있다. 우결은 하나의 공통적 플랫폼 위에 박재정-유이, 크라운제이-서인영 등 다양한 옵션을 추가한다. 연상연하 커플, 개성파 커플 등으로 시청자들이 취향에 따라 골라 즐길 수 있게 한다. 만약 우결이 특정 세분화된 고객층만을 노려 한 커플만을 등장시켰다면 지금처럼 주목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티핑 포인트 마케팅 전개

저명한 언론가 말콤 글레드웰은 유행이 번져가는 어느 지점에 극적으로 폭발하는 순간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지점을 ‘티핑 포인트’라고 명명했다. 기업이 마이크로트렌드를 트렌드화로 만들기 위해서는 티핑 포인트 마케팅이 요구된다.


트렌드 세터와의 연계 강화

트렌드 사회학에서는 트렌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트렌드 세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트렌드가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트렌드 다이아몬드 모델을 보면, 트렌드는 몇 가지 유형의 주체에 의해 만들어진다. 즉, ‘트렌드 창조자 → 트렌드 세터 → 트렌드 추종자 → 초기 주류 소비자 → 주류 소비자 → 후기 주류 소비자 → 보수적 소비자’등 총 일곱 가지 유형의 주체가 관여한다. 이중 트렌드 세터는 마이크로트렌드가 트렌드로 진화하는데 크게 기여한다.

기업은 자사 이미지에 부합하면서 목표 고객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트렌드 세터를 발굴하고, 프로모션 등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이들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연구된 바에 의하면 트렌드 세터는 크게 8가지 집단으로 구분된다. 패션리더 젊은이, 스타일을 의식하는 하부문화, 예술가, 유명인사, 연예인, 부자, 메트로섹슈얼, 디자이너 등이다. 트렌드 세터들은 서로 유대관계를 형성하면서 선호하는 취향과 스타일을 공유한다. 이 집단에 속한 트렌드 세터 중에서 새로 부상하는 스타일을 수용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것이 트렌드가 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뇌리에 붙는 스티커 메시지 개발·전파

마이크로트렌드가 트렌드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대중에게 소구되는 강력한 브랜드 메시지가 필요하다. 유행의 성공적인 전염을 위해서는 화제거리가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어야 한다. 기억에 명확하게 남는 메시지는 유행의 전염을 이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 교수인 칩히스는 과거 10년 동안 히트상품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결과, ‘뇌리에 붙는 스티커(Sticker) 메시지’가 성공의 중심에 있다고 밝혔다. 칩히스는 스티커 메시지의 법칙을 만들기 위해 총 1,7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험하였다.

스티커 메시지의 6대 법칙은 다음과 같다(첫 글자를 따면 성공이라는 의미의 ‘SUCCESs’가 된다).

첫째, 단순성(Simplicity)이다. 메시지는 한가지 핵심만을 간결하게 표현해야 한다.

둘째, 의외성(Unexpectedness)이다. 우리의 뇌가 수십 년간 길들여져 있는 상식을 깨트려야 한다.

셋째, 구체성(Concreteness)이다. 메시지가 구체적이지 않으면 두뇌를 자극하지 못하고,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

넷째, 신뢰성(Credibility)이다. 유명인, 통계 등 믿음직한 권위가 있어야 한다.

다섯째, 감성(Emotion)이다. 메시지가 사람들을 자극하고 공감하게 만들어야 한다.

여섯째, 스토리(Story)다. 매력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요약하면, 성공적인 메시지를 창출하려면 ‘간단하고 기발하며 구체적이고 진실되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문화적 계기를 포착하여 활용

유행은 시대적 우연성 등과 같은 ‘상황의 힘’에 의해 형성되는 경우도 많다. 티핑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갑작스레 발생한 사회적 이벤트나 당시의 문화적 조류 등에 의해서도 이루어진다. 기업은 사회적, 문화적 흐름을 적시에 파악하고, 이를 제품 개발, 커뮤니케이션 등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티핑 포인트 사례로서 유명한 에어워크 운동화 사례를 보자. 1990년대 중반 에어워크는 사회적으로 전염성 있는 문화적 계기를 잘 포착하여 광고 등에 활용하였다. 에어워크 광고를 보면 동시대의 청년 문화 조류에 대한 완벽한 안내서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당시 광고 중에는 30초짜리 쿵후 패러디 영화도 있고, 비트 제너레이션의 시를 주제로 한 TV 광고도 있으며, 엑스파일처럼 한 젊은이가 차를 몰고 가다가 외계인에게 에어워크를 압수당하는 광고도 있다.

마이크로트렌드는 ‘소수의 열정적 집단이 동조하는 작은 변화’이며 동시에 ‘세상을 작게 바라보는 미세한 관점’이다. 마이크로트렌드는 세상을 크게만 보는 데 익숙한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 관(觀)을 제공한다. 소비 시장의 이면을 더 깊이 파헤치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이 보일 수 있다. 만약 시장이 너무 작아서 기업이 공략하기 어렵다 하여도, 고객을 연구하면서 마이크로트렌드를 탐색하는 활동은 가치가 매우 크다. 혁신은 바로 여기에서 나오며, 이것이 바로 진정한 고객 통찰력(Customer Insight)이다. [ 출처 : LG경제연구원 ]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