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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만 해도 '어린이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상품'이라 하면 누구라도 '교육보험'을 떠올렸을 겁니다.

정치적 목적과 사회적 기류가 적절히 타협하여 만들어진 대한교육보험의 탄생 스토리까지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당시의 상황 자체가 암울한 현실을 벗어 던질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바로 '자녀 교육'에 있다고 믿는 국민이 대다수였으니 '교육보험'이라는 명칭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겁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자녀에 대한 교육열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오죽하면 2016년도에는 대학입학정원이 고등학교졸업자의 수를 넘어설 거란 자료가 뉴스를 통해 보도가 되었을까요?

그런데 무엇보다 안타깝게 여겨지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연간 납입해야 하는 대학 등록금이 지금 시점을 기준으로 1,000만 원에 육박하고 있다는 겁니다. 졸업도 하기 전부터 이미 상당수의 젊은이들은 빚쟁이가 전락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요. 게다가 고만고만한 대졸자들이 넘쳐나다 보니 대학입시보다도 더 치열한 취업경쟁을 뚫어야만 합니다. 자신의 전공과 적성에 맞는 직장을 천천히 구한다는 것 자체도 사치인 셈인 거죠. 일단 무조건취업, 닥치고취업이라도 성공을 해야 졸업학기까지 빌려 쓴 학자금을 갚아 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요 며칠은 때아닌 반값 등록금 때문에 너무나 시끄럽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지금까지 모르쇠로 일관해 오던 교육과 관련된 정부 부처에서 대선 공약사항이기도 했던 '반값 등록금'의 현실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겁니다. 늘 그렇듯 '눈 가리고 아웅'하는 공허한 목소리로 끝나기가 십상일 텐데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갓 태어난 아기에게도 50~60년 뒤까지 미리미리 챙겨주려는 부모들이 요즘에는 아주 많다고 합니다. 보험회사에서도 어린이연금보험을 준비해 두고 있는 곳도 많이 있고요.


어린이보험어린이보험


갓 태어난 아이에게 50~60년 후에나 있을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연금보험에 가입하라고 한다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연금이란 것은 어른들에게나 필요한 것이지 굳이 아이들에게까지 필요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지요. 지금 당장 다치거나 아팠을 경우를 대비한다거나 학자금 용도의 교육자금 마련에 더 큰 비중을 두게 될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반응은 80세나 100세까지 보장하는 어린이보장보험이 처음 나왔을 때도 비슷했던 것 같은데요, 이제는 80세나 100세까지 보장하는 어린이상품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왜 어린이보험은 80~100세까지의 보장을 필요로 하는 걸까요?

어린이보장보험의 보장기간이 기존에 20~30세에서 80~100세로 확대된 것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요?

거기에는 몇 가지의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테지만, 그 중에서도 실손의료비나 암과 같이 앞으로 그 보장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먼저 선점할 수 있다는 것과 그에 따른 보험료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실손의료비의 경우 국가 정책과 맞물려 2009년도에도 일부 보장이 축소된 바 있었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이렇게 보장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의 조건으로 최대 100세까지 적용 받을 수 있는 '100세 보장 어린이실손의료보험'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입니다.

암의 경우에도 현재 성인들이 가입하고 있는 암보험의 보장금액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허니, 지금의 어린이보험에서 고액암 1억 원, 일반암 최고 5천만 원, 그리고 최대 80세까지 보장하는 상품에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고 있는 걸 테지요.

그렇다면 
보험료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보험이라는 게 한살이라도 일찍 가입하면 납입해야 할 보험료가 조금이라도 적어지게 된다는 것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겁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아래의 도표와 같이 현재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손해보험사의 암보험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암보험 예시아보험 예시


위 도표에서 알 수 있듯이, 암진단 보험금이 3,000만 원일 때 20세에 가입하여 80세까지 즉, 60년간 보장을 받기 위해서는 매달 20,310원씩 20년간 보험회사에 납입해야 합니다. 총 납입보험료는 4,874,400원이 되는 셈이죠.

그런데 40세 가입을 하면 40세부터 80세까지 40년간 동일한 보장을 받는데 매달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는 38,910원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보장 받는 기간이 훨씬 짧음에도 불구하고 보험료는 더욱 많아진다는 거지요.

60세 가입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월납 보험료만 보더라도 60,630원이나 되니까요. 0세 가입의 경우가 10,950원인 것과는 무척이나 대비되는 모양새입니다.
결국 일찍 가입할수록 보장 받을 수 있는 기간은 길어지고 보험료는 줄어든다는 뜻이지요.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피보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가능성, 즉 위험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일찍 가입할수록 위험률의 가치를 현가에 반영시킬 수 있게 되니까 당연히 보험료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40세 시점의 3,000만 원이란 금액의 가치는 연리 4% 기준으로 보자면 20년 전에는 1,369만 원일 테니 말입니다. 그러니 결국 
일찍 가입할수록 보장받는 혜택의 금액이 현재의 가치에 반영되면서 더 낮게 책정될 수밖에 없으니 당연히 보험료도 적어지게 되는 셈입니다.


어린이연금보험도 80~100세까지 보장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앞에서와 같이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최근 판매를 시작한 한 생명보험사의 어린이연금보험을 남자 0세에 가입한 경우와 일반 성인용 연금보험을 남자 20세, 40세에 가입한 경우를 놓고 비교해 보았습니다.

보험가입 예시보험가입 예시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연금액에 있어 그 차이가 너무나도 심하다는 겁니다. 물론, 보장내용에서 사망의 유무에 대한 일부 차이가 있습니다만,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크게 차이가 나는 상황은 아니라는 걸 먼저 밝혀겠습니만.

어쨌든 매월 10만 원씩 똑같이 20년간 총 2,400만 원을 납입하고 60세부터 연금을 받게 된다고 했을 때, 20세에 가입하면 매년 503만 원, 40세 가입하면 매년 204만 원씩을 받게 되지만 0세에 가입하면 매년 1,253만 원씩을 받게 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연금액을 동일하게 했을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나이에 따라 보험료는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요?

보험가입 예시보험가입 예시


위 도표에서와 같이 동일한 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20세와 40세의 보험료는 0세의 보험료보다 2.5배와 6배를 더 납입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동일한 보험료를 납입할 경우라고 한다면 먼저 가입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뜻도 되고요.

어린이연금보험의 경우에 만약 지금 가입하게 된다면 0세, 20세, 40세 모두 현재의 연금사망률 기준에 맞는 연금을 받게 될 겁니다. 허나 지금 가입하지 않고 20년, 40년 후에 연금보험을 가입하게 된다면 20년, 40년 후에 적용될 연금사망률 기준에 맞게 연금을 받게 될 텐데요, 지금의 평균수명 증가율을 놓고 보자면 현재의 위험률보다 그때의 생존자가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연금액에 있어서도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높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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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보험개발원에서 나온 연금보험관련 통계자료에 의하면 위의 도표에서 처럼 연금보험의 장수위험이 '현재진행중'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 적용된 1회 경험생명표에 의하면 10만명 당 남자 4,038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한 위험률로 연금을 계산하였는데요, 2008년도 실제상황에 있어서는 10만명 당 887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3,151명이 사망하여 연금이 지급되지 않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그만큼의 인원에게 연금이 추가로 지급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2005년 초반까지 가입한 4회 이전의 위험률을 적용한 경우까지 이미 리스크가 초과되었으며, 향후 15년 내지 20년 후에는 2005년부터 적용된 계약까지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향후 연금보험은 가입 시 위험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연금개시 시점에 적용하고 있는 위험률을 사용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어서 지금에라도 빨리 가입하는 것이 좋다는 거지요.

일반적으로 저축보험과 연금보험은 쪼개서 가입하는 것보다 하나로 모으는 게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에게 저축보험을 고려한다면 아예 연금보험과 같이 모아서 가입하고 자금이 필요한 시점마다 중도인출 등의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동안 연금보험의 경우 사망보험금 때문에 15세 미만의 어린이의 경우에는 가입을 제한해 왔지만, 올해부터 개정된 보험업 감독규정에 따라 연금보험의 사망보장 제외가 가능하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어린이연금보험의 판매도 가능해졌습니다. 이에 4~5개의 보험사에서 이 어린이연금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아무래도 자신의 노후에 대한 신경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리부터 자녀들 노후까지 대비해 어린이연금보험에 가입한다는 건 절대로 쉬운 선택이 아닐 겁니다. 허나 이 어린이연금보험을 저축보험의 대체상품으로 접근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어쩌면 먼저 가입하는 데서 오는 선점효과를 누릴 수도 있을 터이니 최소한의 보험료로 적게 시작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