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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소득자, 상류층을 향해 이중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의 풍족함과 여유로움이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의 반감을 가진 채 격리대상으로 몰아가기도 하니까요.

허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VIP 대접을 받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야말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라도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시장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국내 기업들을 잘 살펴보면 얼마 전까지 수입명품에만 의존했던 이들의 소비경향과 패턴을 만족시켜줄 만한 상품군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그에 걸맞는 서비스의 제공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현대자동차에서 펼치고 있는 VIP마케팅에 대해 제네시스 프라다를 중심으로 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06년, 현대자동차가 에쿠스를 판매함에 있어 선택한 마케팅전략이란 것이 바로 고소득 전문가집단 3만 명을 고객으로 운영하는 'VIP클럽'이었습니다.

현대차가 이들 'VIP클럽'에게 제공한 것은 각종 문화콘텐츠였습니다. 어찌보면 VIP마케팅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굳히고 있던 현대카드만의 고유의 색깔을 카피한 것 처럼 보이기도 했었지요.

어쨌든 당시의 현대차는 에쿠스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3년·6만km의 무보수 정비프로그램, 정비 주치의 등을 내세웠는데요, 특이한 것 한가지는 에쿠스 차량의 정비가 끝나면 깨끗하게 세차까지 해 준다는 거였습니다. 정비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수입 고급승용차들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한 감성적 차별화전략이었을 겁니다.

그런가 하면 국내 자동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총 1만5천명의 고객이 패널로 참여하는 대규모 VIP마케팅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바로 '오토-프로슈머(Auto-Prosumer) 제도'를 도입했던 것이었죠.

프로슈머라는 말에서 쉽게 그 뜻을 연상해낼 수 있는 것처럼 자동차 개발에 소비자를 참여시키겠다는 취지를 갖고 있었던 겁니다. 즉,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의 기획단계부터 고객 의견을 적극 반영해 고객만족도를 극대화시키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던 거였죠.

그러고 보니 현대차의 2006년도는 이와 같은 VIP마케팅을 참으로 많이 선보였던 한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해 10월, 제주 해비치 리조트에서 개최했던 '에쿠스 고객초청 골프대회' 역시 VIP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겠는데요, 2001년과 2002년의 용인 지산골프장, 2000년과 2004년에는 세계적 골프 교습가 레드배터 코치와 유명 프로골퍼 최경주씨를 초청해 골프 아카데미를 여는 등의 VIP골프마케팅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분야를 다르게 하여 11월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했던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에 고객을 초청하는 VIP문화마케팅을 펼치기도 했었지요.

그리고 드디어 지난 5월 17일, '제네시스 프라다'의 본격 출시를 알리는 목소리가 현대차로부터 들려왔습니다. 우리나라 내수시장에는 VIP마케팅을 통해 총 1,200대의 한정판매를 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말이죠.

사실 '제네시스 프라다'가 처음 공개된 것은 2009년 4월 2일 서울 모터쇼에서였습니다. 그때 현대차는 세계적인 명품브랜드 프라다의 진보적인 디자인 철학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제네시스 프라다'의 이미지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던 거죠.

당시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제네시스 프라다' 모델은 2009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현대차의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에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진보적인 디자인 철학과 가치를 디자인과 소재 전반에 적용해 특별한 가치를 부여한 모델로, 공동작업을 통해 제작되는 총 3대 중 첫 번째 모델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그로부터 2년이 훌쩍 지난 지금, 현대차는 '제네시스 프라다'를 어떻게 판매하고 있을까요?

당시 현대차는 프라다가 디자인에 참여한 프라이빗 쇼룸을 '비욘드 뮤지엄' 전시관 내에 운영하면서 사전예약을 받는 방법을 택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특수 트레일러로 제작된 전용 차량에 실어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는 차별화된 배송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뜻도 밝혔었지요.

물론 고품격 문화공연에 초청하거나, 전국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시승 서비스, 보다 업그레드된 프리미엄 멤버십 서비스 제공, 타겟 고객군 유동지역 차량 전시 등과 같은 차별화된 VIP 마케팅 활동은 지금까지 진행해 왔던 것처럼 지속적으로 펼쳐가겠다고 했었고요.

과연 그에 대한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요?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프라다'를 출시한지 불과 나흘 만에 계약 대수 100대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름만에 200대를 돌파했고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인 'New Thinking. New Possibility.'를 바탕으로 '제네시스'의 뛰어난 상품성과 '프라다'의 최고의 디자인이 만나 차별화된 나만의 프리미엄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잘 맞춰졌다는 평가도 함께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실제 1,200대라고 하는 한정판매, 그리고 전량 주문생산 방식을 취했다고 하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일 거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동승석 플로어 콘솔 측면에다가는 제네시스 프라다 로고와 차량 고유 번호가 새겨진 '시리얼 넘버 플레이트'를 부착함으로써 고객들로 하여금 차별화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이고요. 또한 양사가 공동으로 특별 제작된 사피아노 패턴 가죽의 고급 키홀더와 북 케이스를 제공해 고객의 감성품질은 물론 한정 소유에 대한 로열티를 극대화했다는 부분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거에요.


특히 특수 트레일러로 제작된 전용 차량을 마련해 놓고 출고를 기다리는 고객에게 1대1로 차량을 전달하는 차별화된 배송 시스템은 소비자로 하여금 '뭔가 대접을 받고 있는 모양이구나!'하는 만족감을 선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차값에 이와 같은 서비스비용이 포함되어 있겠지만 말이죠.

그런데 이 차량, 어디서 한번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아! 그렇군요. 1년전, 정확히는 작년 5월 10일에 창립 75주년을 맞은 재규어가 '올 뉴 XJ' 모델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했던 '올 뉴 XJ 모바일 쇼룸'과 비슷한 발상이라 할 수 있겠네요.


물론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해주는 목적과 신모델을 홍보하려는 목적은 서로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말입니다. [관련 포스트 : 재규어, 올 뉴 XJ (Jaguar All New XJ)]

여기까지 짚어봤으니 당연히 '앞으로 '제네시스 프라다'가 펼쳐나갈 VIP마케팅은 어떤 것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앞에서도 먼저 언급했듯이 현대차는 청담동 소재 복합문화 공간인 비욘드 뮤지엄에다 별도의 고객상담 장소(프라이빗 쇼룸)를 운영하면서, 내방하는 고객을 위한 발렛파킹 서비스, 전문 매니저의 1:1상담 및 시승 체험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방에서 올라오는 고객들을 위해 7일부터는 KTX역에서부터 쇼룸까지의 구간을 오가는 의전용 차량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출고되는 차량은 'Private Trailer for GENESIS PRADA’라고 하는 특수제작 트레일러에 실어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1:1 딜리버리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현대차는 '제네시스 프라다' 고객에게 프라다 제품 상시 10% 할인, 고품격 문화공연 초청, 회원제 고급 골프장 무료 라운딩과 같은 차별화된 멤버쉽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어느 만큼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