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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200m 결승에서 박태환 선수는 4위를 기록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성적이란 말인가?

혹여 이렇게 말했다고 해서 가뜩이나 열받고 있을 팬들의 돌팔매를 오지게(?) 받을지도 모르겠다. 스포츠는 기록을 남기는 역사이고, 선수는 그 기록과의 경쟁에 충실해야 함이 본분이니까 말이다.

허나 이것 한 가지 만큼은 꼭 씨부렁거리고 싶다. 오늘 박태환 선수가 4위로 거둔 성적이 과연 몇 분, 몇 초인지 아느냐고, 그리고 그 기록이 역대 박태환 선수가 거두었던 성적과 얼마 만큼의 차이가 나는지 알고 있느냐고......

결론적으로 보자면, 박태환 선수의 오늘 경기력은 최고의 수준이었다. 박태환 선수로서도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불탄은 박태환 선수에게 보내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 한마디로 대신할 수 있는 그 어떤 단어를 찾아야만 하는 걸까?

그건 우리나라의 '1등'을 우대하는 병이 너무나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내용은 관련 포스트를 링크하는 것으로 일단락 짓기로 하겠다. [관련 포스트 : 박태환 선수를 통해 다시 생각해 보는 두산그룹 CF 광고]

오늘의 경기를 앞두고 박태환 선수가 보여줬던 모습은 그야말로 진정성에 근거했던 것 같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가 가지게 되는 긴장감, 그리고 어떡해선든 반드시 이기고 말겠다는 필승의 신념은 누가 말을 해줘야 알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도대체 누가 있어 감히 그와 같은 감흥을 대신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200m 결승에 대한 결과를 알기 전까지만 해도 그 누가 우승자에 대한 상상이나 예측을 할 수 있었으랴. 그것도 오직 박태환 선수만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 꼽았던 미국의 라이언 록티가 우승하지 않았느냔 말이다. 그러고 보면 박태환 선수는 자신을 절대 과신하지도 않았고, 거만하지도 않았던, 진정한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바른 청년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날이었을 거다. 아니, 틀림없이 그러했다고 믿고 싶은 날이었다.

어쨌든 선수는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그건 선수의 몫이다. 그래야만 하고, 그런 모습에 팬들이 열광하는 거다. 오늘의 박태환 선수에게는 목에 걸 메달이 없었다. 하지만, 그 특유의 맑은 웃음으로 대신하는 성숙된 모습은 너무 보기 좋았다. 그래서 박태환 선수는 사랑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오늘까지의 대회 일정은 마무리 되었다. 그치만 내일부터는 전혀 색다른 도전이 시작될 거다. 적어도 박태환 선수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팬들의 입장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하자. 박태환 선수가 내일 있을 100m 대회는 국제대회뿐만 아니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처음으로 출전하는 종목이니 만큼 그에 대한 기대도 나름대로 가져야 할 몫이라는 걸.


일단은 그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자. 1,500m를 버리면서까지 스프린터로의 변신이 중요했던 박태환 선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자.




아시아는 작지 않느냐. 그 작은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를 호령하겠다고 크게 포효하고 있음이니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란 건 아낌없이 응원하는 것, 그것 밖에 더 있겠느냐.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