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의 느낌, 꿈을 좇는 술래
불탄의 샵과 플랫/살며 생각하며 : 2011. 10. 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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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모기와는 다른 으슬으슬한 느낌에 눈이 떠진다.
아마도 어깨에 들어온 양의(凉意)에 절로 눈꺼풀이 뜨였는지도
추석 이후 한 방에서 자기 시작한 다섯 식구의 고른 숨소리가 평화롭다.
침대 들이기엔 아이들 방이 너무 비좁아 함께 자기로 했던 터다.
그러고 보니 이제 사나흘 후면 첫돌을 맞게 될 막내딸이 가장 넓게 자고 있다.
혹여라도 누군가의 발길에 채일까 싶어 단단히 채비해 둔 것이겠지.
서둘러 외출로 맞춰져 있는 보일러를 가동시키고 우유 한 잔을 따라 마신다.
베란다로 통하는 문을 여니 '휭~' 찬바람이 짓쳐든다.
멈칫하는 자신을 향해 뭐라 표현치 못할 웃음이 걸려진다.
마흔을 훨씬 넘긴 남자에게도 여전히 남겨져 있는 이름짓지 못할 감정의 찌꺼기일까?
마흔을 훨씬 넘긴 남자에게도 여전히 남겨져 있는 이름짓지 못할 감정의 찌꺼기일까?
문득 어제 시청했던 '나는 가수다'가 떠오른다.
소름 돋은 것 보이냐고 아내가 팔까지 내밀어 보였던 건 자우림의 공연이었고,
심하게 느끼던 갈증이 시원하게 해갈되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건 김경호의 공연이었다.
출처-포털 다음의 나는 가수다 | 출처-포털 다음의 나는 가수다 |
사람의 목소리가 감동이 되고, 악기가 되며, 음악 그 자체가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목소리로 표현하고 그려내는 세상이 가수에 따라 그토록 제각각이란 것 또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느낌이라는 것, 살아있는 생명체라야 가질 수 있고 실체를 인정하는 바로 그것이 존재했던 시간이었다.
이제 또 다시 스스로 깨어날 시간이다.
여명이 푸릇한 하늘과 구름이 가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 대비되어 보이는 지금처럼,
늘 꿈을 좇아 바쁘게 살아가는 현실은 술래가 되기를 강요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생각이다.
늘 꿈을 좇아 바쁘게 살아가는 현실은 술래가 되기를 강요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생각이다.
목 놓아 "못찾겠다 꾀꼬리"를 외쳐댈 수야 있겠지만
인생의 술래잡기에 '다시 시작'이란 기회는 없어 보인다.
그저 도시가스를 태우며 열심히 돌고 있는 보일러 소리가
다음달 요금 걱정으로 토해낸 한숨처럼 서민스럽게 '윙윙~'거릴 뿐.
인생의 술래잡기에 '다시 시작'이란 기회는 없어 보인다.
그저 도시가스를 태우며 열심히 돌고 있는 보일러 소리가
다음달 요금 걱정으로 토해낸 한숨처럼 서민스럽게 '윙윙~'거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