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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0. 뉴욕타임즈 화면 캡쳐


요 며칠 동안 불탄은 한미 FTA에 대한 자료를 많이 찾아보고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현실정치에 실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애써 외면하는 생활을 했었습니다만, 그와 같은 생각이나 행동이 얼마나 비겁한 것인지 최근에야 다시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무상급식(이라 쓰고 의무급식으로 읽어야지요)만 해도 그렇습니다. 되도 않는 논리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키우려 하는 오세훈이 미웠습니다. 시민에 대한 철학이나 정책이 전혀 없어 보이는 후보를 내세워 오세훈의 뒤를 이으려 했던 집권여당에 분노했습니다. 서울시장이란 중책을 그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만 인식했던 오세훈, 정치적 경험을 쌓기 위한 방편으로 서울시장 한 번 해볼까 했던 나경원, 그리고 그 둘을 방어하고 키워주기 위해 집권여당은 보수언론과 방송3사의 나팔수를 최대가동시켰으며, 서울시장 선거 당일에는 선관위까지 주도면밀하게 투표행위를 방해하였습니다.

그리고 2011년 11월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한미 FTA 비준처리안"입니다. 이미 미국과 한국의 관계가 아닌, 초국적기업의 자본과 노동의 관계로 규명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미국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확산 시위도 그 맥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충분히 검토하고, 방어할 수단도 어느 정도 갖춰 놓고 진행해도 충분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강행처리의 똥고집만 부리고 있는 외통부와 여당입니다. 청와대까지 압박을 하고 나섰습니다. 3권의 분립은 교과서에도 나오는 아주 기본적인 사항인데 어제는 행정부 수반이 입법부의 산실까지 방문하겠다고 난리를 쳤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많은 FTA 전문가들은 미국과 멕시코가 체결했던 나프타(Nafta)에서 드러난 폐해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에 대한 정부와 여당, 외통위 관계자들은 이러한 내용들을 괴담운운하며 무시하고 있습니다. 외통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트위터는 막말 발언까지 해가면서 안하무인입니다. [ “바쁜 장관님이 당신같은 사람에…” FTA 본부, 네티즌에 막말 ]

오늘도 다음 아고라에는 하나의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외통위 협상당사자들이나 정부, 여당, MB가 그토록 좋아하는 미국의 권위있는 뉴욕타임즈에 실린 글을 근거로 하여 작성된 글이니 정부에서도 충분히 검토해 볼 가치는 있을 것입니다 [ 바로 가기 ]

"랄프"라는 아이디를 쓰고 있는 이 논객은 글의 서두를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검찰 그리고 한나라당에서 한미FTA괴담 괴담 그러시는데, 이거 이거 반칙입니다. 본인들이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입니까? 이러시면 안되죠. 본인들 이야기 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아무튼 미국 저도 엄청 좋아합니다만, 저보다 더 사랑하시니 그 미국 뉴욕타임스 기사하고, 미국 워싱턴에서 제작된 세계은행 보고서 첨부합니다. 한번 읽어 보시고, 본인들의 말이 틀렸음을 자각하시고, 인정하십시요."라고요.

띄어쓰기나 맞춤법은 사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무시했습니다만, 여기에서 랄프가 자료로 근거한 뉴욕타임즈 기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 기사 원문 보기 ]




Who benefited from the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Given the continuing decline in American manufacturing jobs, many people assume the winner in the accord must have been Mexico.

Unions and a portion of the Democratic Party have argued that the accord helped push American jobs south of the border to Mexico, where companies can take advantage of low wages and lax regulation. When the issue emerged again last year during the Democratic primary, the benefits to Mexico were never questioned.

But a study released Wednesday by the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finds that Mexico has fared poorly under the accord.

“After 15 years, it seems clear that Nafta’s promise of broad-based dynamic growth did not come true in Mexico,” write the study’s authors, Eduardo Zepeda of the Carnegie Endowment and Timothy A. Wise and Kevin P. Gallagher of the Global Development and Environment Institute at Tufts.

In one crucial way, Nafta did deliver as expected: Exports and foreign direct investment tripled from the early 1990s as Mexico became a leading supplier of cars, electronics and a broad variety of industrial parts to the United States. Productivity in Mexican manufacturing rose 80 percent.

But annual economic growth averaged only 1.6 percent per capita between 1992 and 2007 — low even by Mexican standards until the 1980s.

The authors blame several problems that contributed to the low growth. While those problems are not exclusively Nafta’s fault, the authors argue that they are part of a broader Nafta-based economic strategy that shunned the public sector’s role in promoting growth.
  For example, despite the increase in foreign direct investment, domestic investment decreased.

There are several reasons for this. Local companies went out of business because they could not compete with imports. Foreign companies that invested in Mexico did not source from Mexico, and Nafta’s conditions prevented Mexico from requiring local purchases. At the same time, public investment fell because Mexico adopted strict fiscal policies to achieve macroeconomic stability. The study estimates that Mexico’s overall investment rate has hovered around 19 percent of gross domestic product, compared to China’s rate of about 40 percent over the last two decades.

American jobs did move south, particularly into the export sector. The growth in services — new supermarkets, banks, tourism — also created jobs. But overall, Mexico was unable to create enough jobs to make up for all the jobs lost because of competition from imports, particularly purchases of subsidized grains from the United States.

The oversupply of labor, along with government policies that succeeded in keeping wages low, have led to a slight increase in the gap between average wages in the United States and Mexico — precisely the opposite of what Nafta was expected to do.

The authors conclude that “Mexico locked into place a set of economic policies that collectively produced disappointing results.” Mexico — and other countries seeking Nafta-style trade agreements with the United States — should reframe policies in terms of broader pro-growth strategies that channel the benefits from trade into other parts of the economy, the authors write.


이 기사의 주요 부분을 랄프는 이렇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2009년 미국 대선당시 민주당에서는 나프타의 진정한 승자는 멕시코라 했습니다. 미국 남부의 일자리들이 대거 멕시코 북부의 치와와 같은 도시로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나프타에 기대했던 멕시코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해외로부터의 투자는 3배가 되었고, 멕시코는 미국의 중요한 물품 생산기지가 되었고 멕시코의 생산량은 80%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1인당 GDP 성장률은 연평균 1.6%였습니다. 이는 재정 파탄으로 디폴트까지 선언했던 1980년대 이전보다 못한 수치입니다.

이런 결과의 원인이 모두 나프타 때문은 아니지만, 경제성장에서의 공공부분의 역할을 외면한 나프타를 통한 국경무역위주의 경제성장이 그 원인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예로 외국인 투자는 늘었지만, 국내 투자는 줄었습니다. 이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외국업체와 경쟁에서 밀린 국내 업체들이 도산했거나, 멕시코에 투자한 외국기업들이 멕시코에서 원자재등을 구입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멕시코내 상품구입을 특정할 수 없게 한 나프타협정 때문입니다. 또한 멕시코가 거시경제안정을 위해 경직된 재정정책을 펼친 결과 공공부분 투자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지난 20년간 GDP의 40%정도를 투자되었던과 비교해서 멕시코의 전체 투자비율이 19%에 머물러 있습니다.

미국의 일자리가 분명히 멕시코로 이동한 것은 맞습니다. 특히 미국과 관련된 부분으로. 여러 일자리가 생긴 것도 맞는 이야기구요. 하지만, 이렇게 생긴 일자리들이 나프타해서 없어진 일자리를 전부 상쇄하진 못하였습니다. 특히 보조금을 받는 미국 농가들을 멕시코 농가들이 이기는건 불가능하였습니다.

저임금 기조를 유지한 멕시코 정부 정책과 더불어서 실업자들로 넘쳐나는 멕시코 노동시장은 미국과 멕시코의 임금격차를 조금 더 벌리게 하였습니다. 정확하게 나프타 반대론자들에 예상하던데로 되었습니다.

이 기사의 원문이 된 글의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결론 내립니다. "멕시코는 실망스러운 결과만이 나오는 어떤 경제 정책(나프타)의 덫에 빠졌고, 미국과 나프타와 같은 방식의 FTA를 체결하려는 나라에게는 미국과의 국경간 무역과 수출로 얻은 이익을 다른 경제 부분으로 옮겨 나라를 부강하게 하려는 정책을 수정할 수 밖에 없게 하고 있다"라고 말입니다.


어떠신가요? 어쩌면 정부에서나 외통부에서는 미일간의 FTA라고 볼 수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일본이 참가하겠다고 오늘 선언했던 내용을 가지고 일본 보다 서둘러야 한다는 논리를 펼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본에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국익과는 관계 없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려는 1%자본, 초국적기업의 비호를 받고 있는 언론이나 정치인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99%는 거부투쟁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한미 FTA, 진실은 귀를 열고 눈을 뜨면 누구에게나 보이는 법입니다. 1%에 해당하는 금융형 자본가, 권력형 자본가, 직능적 자본가의 권리까지 욕할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중산층 이하 99%의 노동이 침몰하는 세상으로 우리의 미래가 거래되는 것을 거부하려는 것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불탄의 세 딸이 살아가야 할 내일이 오늘보다 암울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야 할 테니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