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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11월 27일) KBS1 TV가 방송하였던 KBS스페셜 프로그램의 주제는 다소 뜻밖이었습니다. 정말 KBS 방송이 맞나 싶을 정도였죠. 왜냐하면 지금 현재 우리나라가 처하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상황이 "월가 분노가 점령하다"라는 주제를 다룰 수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많은 국민과 야5당이 주장하고 있는 "한미 FTA 폐기"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 방송된 KBS스페셜은 홍기호 PD가 아주 어렵게 완성시킨 작품이라고 합니다. 홍기호 PD는 MB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온 인물이기도 합니다.


KBS 새 노조 2기 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김현석 기자(오른쪽)와 부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홍기호 PD.


지난 11월 23일, 한국기자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KBS의 새로운 노동조합인 KBS본부의 제2대 정·부위원장에 각각 출마한 김현석 기자와 홍기호 PD에 관한 뉴스를 전했던 바 있습니다.

한국기자협회의 뉴스에 따르면 ‘보복 인사’ 논란 속에 지난해 1월 춘천방송총국으로 전보 발령됐다가 1년10개월 만인 이달 초 서울로 복귀한 김현석 기자는 차기 위원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하며 “1%에 맞서는 99%의 저항”을 아래와 같이 선언했다고 합니다.


KBS는 정권의 방송이 아니라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이라고 생각하는 99%의 KBS인들. 그동안 구겨졌던 우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저항을 시작한다. (KBS 노조원들은) 각자 자신이 있는 곳을, 자신이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을 점령해 KBS를 정권의 방송이 아닌 국민의 방송으로 바꿔내자.

그동안의 모든 상처와 반목을 씻을 수 있는 씻김굿을 마련하겠다. 특보사장과 소수 똘마니들의 최후의 발악을 조용히 진압하겠다. 수신료 인상과 종편 종합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지역 활성화, 자율성 확대 방안도 마련하겠다.


참고로 김현석 기자는 1994년 12월에 KBS 보도국 21기 기자로 입사,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을 거치면서 KBS 기자협회장까지 지낸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8년에는 KBS 사원행동 공동대표로 정연주 사장 불법 해임 및 이병순 사장 반대 투쟁을 이끌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이번 KBS스페셜을 제작한 홍기호 PD가 부위원장 후보로 나서게 되었는데요, 홈기호 PD는 지난 1997년에 24기 TV PD로 입사하여 ‘추적60분’ 등을 제작했던 인물입니다.

이와 같은 개혁 성향을 가진 두 인물이 KBS의 새로운 노조에 단독출마했으니, 어느 정도의 난관은 각오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이번 KBS스페셜에서 다룬 내용도 KBS 새로운 노조에 출마하면서 밝힌 그의 철학 '1%에 맞서는 99%의 목소리, 그리고 힘있는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담아 "월가 분노가 점령하다"로 표출되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KBS스페셜-월가 분노가 점령하다의 마지막 메시지 캡쳐


위 자막으로 알 수 있듯이 한국 경제는 정부가 추진했던 감세정책의 영향으로 2008년부터 3년간 이어진 감세규모는 45조 6,000억 원, 그리고 전년도 대비 감세 규모는 32조 6,000억 원이나 됩니다. 즉, 정부가 대기업을 부양한다는 미명하에 추진한 감세정책의 영향으로 무려 45조 원에 이르는 세금이 줄었으며, 이러한 감세정책은 우리나라 소득을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1980년대의 레이건 미 대통령이 내걸었던 신자유주의는 노조가입률의 현저한 증가와 함께 미국의 중산층 붕괴를 이끌었으며, 미국 경제를 절망의 나락으로 인도하였기에 지금과 같은 99%의 저항을 맞닥뜨리게 되었는데요, 작금의 우리나라 상황은 그 실패한 경제정책인 미국의 신자유주의를 기를 쓰고 답습하겠다는 것이니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제는 먼 나라 미국의 일만이 아니라 당장 우리 대한민국의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1시간 정도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여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시청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현실과 자녀의 미래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심도있게 고민해보는 책임있는 행동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