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이 오늘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한미 FTA 집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호소문을 게시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을 반복해서 읽었기에 그에 대한 짧은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언론노조의 호소문에는 총 4가지 항목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보자면 대략 이렇더군요. [ 호소문 원문 보기 ]

① 최근 한미 FTA 집회현장에서 일부 보여지고 있는 KBS, MBC, SBS, YTN 소속 카메라기자에 대한 폭행
② 질책과 야유는 감수하겠지만, 신체적인 위협 등의 폭력은 삼가
③ 현장 취재 카메라기자는 대부분 사회부 소속의 4∼5년차 주니어 기자, 오디오맨은 20대의 비정규직
④ 개콘의 담당피디도 언론노조 조합원이고 현장취재기자도 언론노조 조합원

맞습니다. 언론노조에서 호소하고 있는 내용과 같이 집회 참가자의 자정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동감합니다. 그리고 이 호소문의 마무리를 "편파보도 등 방송사가 끝도 모르게 망가지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막지 못한 데 대해 언론노조 역시 깊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노조원 등 구성원들이 힘있게 싸워 제대로 된 방송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의지표명으로 맺었다는 것에도 호의적인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허나, 그와 같은 공감 속에서도 안타까움을 갖게 되는 것은 왜일까요? 어느 날, 촛불문화제 무대 위에 한 여성이 올라갔습니다. 자유발언을 하기 위해서였지요. 아마도 자유발언의 주제로는 그 여성이 처음으로 "조중동은 나가라, 방송사 카메라는 나가라, 자료가 필요하다면 인터넷 언론사에서 사서 써라"는 발언을 했었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요 며칠새 언론노조 홈페이지 게시판뿐만 아니라, YTN과 MBC 사내게시판에는 올바른 보도기능을 상실한 현재의 보도체제에 대한 비판과 한탄, 그리고 반성의 글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론인이 아닌 우리들 같은 사람들은 진보성향의 인터넷 매체에서 들려주는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 들을 수 있었지요.

그러니 언론노조의 호소문에 쓰여 있듯이 현장에서 아무리 취재를 해가도 데스크가 커트시키는 것이니 힘없는 주니어 기자나 비정규직의 젊은 스탭들에게 이와 같은 불만을 표출한다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몇 가지 "거시기"하고 "껄쩍지근"한 사실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노조가 내보낸 호소문에 대해 약간의 반박글을 올려볼 터이니 그에 대한 판단을 스스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카메라기자에 대한 폭행이나 신체적인 위협은 무엇보다 먼저 FTA 집회 참가자들의 자정이 요구되는 사항이라는 데에는 이견을 달지 않겠습니다. 다만, 해당 방송국의 카메라기자가 이제 4~5년의 경력을 가진 주니어 기자이니 너그럽게 이해하라는 말이나, 사다리 위에서 촬영할 때는 위험하니까 사다리를 밀어서 넘어뜨리지 말아달라는 말에는 다소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슨 말씀인고 하니, 종로경찰서장의 "쌩쑈"가 연출되었을 때, 곁에서 근접촬영했던 해당 방송국의 카메라 기자는 자신의 촬영분에 대해 어떤 책임있는 행동을 했던가요? 직접 본인이 촬영한 영상과 사진이 왜곡보도로 활용되었다면 적어도 그에 합당한 반박행동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본인으로서는 사명감과 함께 정확한 팩트에 의한 기사를 쓰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을 이용하여 왜곡하고, 정부에 유리한 부분만 발췌, 편집해서 사용하고 있다면 그런 것들로 인해 분노하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먼저 하소연을 할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보도를 하지 않는 데스크에 먼저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더군다나 경찰과 대치국면에서 집회 참가자와 경찰의 물리적 충돌이 예견되는 장소에서 사다리 촬영을 하면서 피해다닐 것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도 그리 타당성 있는 주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비싼 장비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메라 후레시 역시 집회 참가자들의 얼굴을 채증하고 있는 경찰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었을 터인데, 그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출처 - 미디어스


어쨌든 
종합편성채널들의 개국일로 예정되어 있는 12월 1일부터는 언론노조에서도 방송광고판매대행사법(미디어렙법)에 대한 입법투쟁을 포함한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으니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요즘입니다. 부족하지만 응원도 하고, 지지도 보내줄 요량입니다만, 앞으로는 집회 참가자의 자정을 요구하는 그 이상으로 해당 방송국에서는 공정성과 중립성이 확보된 취재, 보도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상호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첩경이라 믿고 있으니까요.


TIP!! 막간을 이용한 한미 FTA 관련 일본 영상 엿보기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