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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청주의 한 대학가에는 점심과 저녁, 피크타임 때마다 출입문 안팎으로 순서를 기다릴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음식점이 하나 있었다. 알바를 하는 학생들은 죽을 맛이었다.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손님들 때문에 '제발 그만!!'이라는 말을 억지로 삼키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에 반해 불판과 튀김기 앞에서 열심히 음식을 조리하는 사장 부부 얼굴은 언제나 달떠 있었다.

그렇게 한 4~5년 쯤 지나자 주변에는 이전에는 없었던 철판구이, 김밥, 스시와 롤을 파는 음식점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떡볶이 매장도 예외는 아니었고, 심지어 리어카 액세서리 노점까지 넘쳐나기 시작했다. 4층에 살고 있는 건물 주인의 임대수익도 덩달아 오르게 되었다. 1층에 내준 음식점이 대박을 내자 2층과 3층의 월세까지 올려 받을 수 있는 후광효과를 보게 된 것이었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입소문은 나날이 크게 퍼져 나갔으니 당연히 귀동냥을 믿고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았다. 물론 개중에는 창업을 준비하고 있던 예비창업자들도 섞여 있었는데, 이 음식점의 사장 부부는 그들의 존재를 충분히 눈치채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 시간까지 얼마나 걸리는 지를 체크하기도 하고, 조리된 음식을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어떤 재료를 쓰고 있는 지 살펴보는 듯한 행동을 은연 중에 보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 음식점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었고, 프랜차이즈 본사는 서울에 있었다. 2~3일 정도 탐색을 하던 예비창업자들은 서울 본사로 문의를 하기도 했고, 그때마다 본사에서는 이 음식점에 연락을 취해 가맹점 개설 상담이 어느 정도까지 진척되고 있는 지에 대해서 알려주기도 했다. 또 어떤 예비창업자의 경우에는 본사와의 상담을 숨기거나, 또는 상세히 밝히면서 이 음식점 사장 부부에게 시설에 필요한 자금과 대놓고 어느 정도의 수익을 얻고 있는 지에 대해서 묻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본사에서는 이 음식점이 전국에 깔려있는 전 가맹점 중 상위 1~3위의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가맹점 개설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매장이었다. 본사의 매뉴얼과 레시피까지도 이 음식점의 것으로 바꾸면 더 반응이 좋아질 정도이니 왜 아니 그렇겠는가. 따라서 이 음식점을 통해 계약이 이뤄지기라도 하면, 어차피 가맹점주의 조리 및 서비스 교육도 이곳에서 받아야 하니 일정 부문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또 굳이 계약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간판의 천갈이라든지, 사입된 원·부자재의 결제금액을 할인해주는 방법 등을 통한 혜택도 제공했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돈을 갈쿠리로 긁어 모을 것 같았던 이 음식점의 매출이 어느 순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경쟁이 심해진 탓인지, 아니면 주고객층이었던 대학생들의 입맛이 바뀌었던 탓인지, 그 이유는 분명치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음식점의 사장 부부에게는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필요 시점을 맞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랜차이즈 본사 역시 흔들림을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상호가 바뀌고, 매장의 컨셉과 대표 컬러도 변경되었다. 자! 이제부터 어찌할 것이냐?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