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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금이다.
가장 귀히 여겨야 하는 시간이며, 가장 엄격해야 할 순간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으니 인간의 것이 아니며,
미래는 아직 도래하지 않고 있으니 신의 영역에 속하는 것.
허니 인간에게 허락된 시간이 바로 지금밖에는 없지 않겠느냐.


뉘에게나 허락된 지금이란 시간이래도
시간 연결점 위에서는 다소 맹한 구석이 있어 보이는 법.
허나 갑자기 '뚝!' 떨어졌다고 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이미 지나간 시간에 따라 층층이 달리하는 계단과 그 모양세가 흡사하기 때문이다.
어찌 채웠느냐에 따라 지금의 크기는 저마다 다른 것 마냥.


잡아야 하는 것인지, 이용해야 하는 것인지, 즐겨야 하는 것인지
마흔 중반을 넘긴 나이에 이르러서도 당췌 모르겠는 걸 보면
아마도 지금껏의 삶이 헛된 것에 한 발 더 담궈졌단 뜻일 게다.
열라졸라 치열히 살았어야 함에도 그리 못한 벌일지도.


악착같이 기회를 잡으려는 눈동자에는 희망이 색을 부린다.
교태롭고 끈적한 것이 무에라도 선뜻 가셔내지 못할 것 같은
그러니 크게 쓰이는 것이리라.
적어도 배추 셀 때나 쓰는 포기 따위의 말은 입에 담지 않으리라.
한낱 딱정벌레(Volkswagen)도 "Seize the moment"를 강권하고 있는 이 마당에
나로 인해 돌아가는 세상이니 잡던지 써먹던지 해야지 않겠느냐.
이도저도 아니라면 차라리 즐기기라도 해야지 않겠느냐.


- 120106.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