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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그리워하며 59








어둠 잠기고
밤새껏 바람비 흩뿌려지면
여름 무성했던 옷가지 벗어
가을이 소리내며 창에 내리지

 

가끔 문풍지 살처럼 떨리면
시청 칠층에는 향이 고독해
커피 담긴 종이컵이 식어만가고
어깨 움츠린 눈물이 일어

 

붉은 색조등에 사진 올린 뒤
가만히 그리움 삭히려 하면
온통 먹빛 같은 슬픔이 보여
억지로 속울음만 삼키게 돼

 

새어나는 한숨이야
꺼져가는 탄식이야
손 떨리는 애절함은 언덕을 넘어
죽어서야 재가 될 시를 그리지

 

- 050908.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